[Opinion] 청춘, 우리 문화에 꽂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9.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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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듯 했던 우리의 전통 문화가 최근 몇 년 간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전통문화보다는 디지털이 더 익숙할 법한 젊은 세대가 주축을 이뤄 우리의 옛 문화를 하나의 ‘트렌드’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실제로 10대, 20대의 젊은 층들이 우리의 옛 문화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주변의 곳곳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 때문에 10대, 20대들의 취향에 초점을 맞춰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형한 문화 공간 및 양식들이 최근 몇 년 간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직접 경험하거나 느낀, 최근 젊은 세대들이 트렌드가 된 우리 문화를 향유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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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복, 날개를 달다: 생활한복 입기

 대학생인 필자와, 주변 친구들의 최근 버킷 리스트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들이 이야기하는 이 ‘한복’은 사극에서 주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복식의 한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전통 한복이 ‘평상시에는 입기 다소 힘든 옷’이라는 느낌을 들게 하는 디자인과 색감을 고수해왔던 반면에, 최근의 한복은 화사한 색감과 젊은 감각의 디자인으로 진화를 거듭해 10대, 20대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 신진 한복 디자이너들이 근 몇 년 사이에 혁신적인 ‘생활한복’ 디자인을 선보이게 되면서, 젊은 층의 한복 구매율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생활한복은 일상 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동시에 기성복으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에서 조선시대까지 군관의 공복이었던 ‘철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철릭원피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제 10대, 20대들에게 한복은 더 이상 ‘낯선 옷’이 아닌, ‘입고 싶어지는 예쁜 옷’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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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옥, 특별한 공간이 되다: 한옥에서 먹고, 마시고, 놀기

 필자는 작년 초 친구들과 전주 한옥마을로 여행을 떠났다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 방학이긴 했지만 평일인데다가 겨울철이어서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던 예상이 철저하게 빗나간 것이다. 한옥마을에 몰린 인파는 정말 홍대 거리 못지 않을 정도로 많았고, 앞서 언급한 생활한복을 대여하거나 구매해 입고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젊은 커플들이나 또래 친구 여행객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직접 둘러본 한옥마을은 수많은 인파가 몰릴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현대인들도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개조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고즈넉한 한옥 특유의 멋과 동시에 한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한옥 카페와 음식점 및 각종 상점 등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여행객들이 자연스럽게 한옥마을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 외에도 최근 한옥을 이용해 젊은 감각으로 다시 재창조한 각종 공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종로의 익선동이다. 익선동의 한옥 거리는 규모가 크지 않아 아기자기한데, 70년대 골목의 모습과 한옥이 함께 어우러져 거리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골목 골목에는 한옥을 개조한 음식점, 카페, 빈티지샵, 각종 소품 가게들이 익선동 특유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며 거리를 구성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가게들 중 상당수는 한옥의 구조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인테리어를 구성해 대청마루가 그대로 남아있기도 한데, 모던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SNS 상에서 젊은 층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이제 젊은 층들은 이처럼 스스럼없고 자연스럽게 먹고, 마시고, 놀면서 한옥을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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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달빛 따라 왕궁 걷기: 궁 야간개장 행사

 2010년 처음 시작된 이후, 궁 야간개장은 티켓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행사이다. 경희궁을 제외한 서울의 4개 궁궐의 야간개장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특히 주말 날짜의 티켓인 경우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이다. 게다가 한복 착용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궁 근처의 한복 대여소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 야간개장 행사에 참여하는 젊은 층도 굉장히 많다.

 고궁의 밤은 낮보다 더 특별하다. 필자의 경우 경복궁 야간관람을 실제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밤의 경복궁에는 야간관람을 더욱 빛내주는 조명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더욱 궁궐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달빛과 조명 때문에 물에 반사되는 밤의 경회루가 보여주는 모습은 압권이다. 경회루 하나로도 야간관람을 즐길 이유가 충분한 정도였다.

 경복궁 외에도 상대적으로 아담한 멋이 있는 창경궁, 근대적 건축 양식과 전통적 건축 양식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덕수궁, 그리고 비교적 티켓이 비싼 편이지만 해설사의 설명과 공연, 다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까지. 제각각 다른 멋을 가지고 있는 이들 고궁에는 날이 갈수록 젊은 층들의 발길이 더더욱 늘어나며 이제 10대, 20대 사이에서 대체할 수 없는 한국만의 아름다움을 지닌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출처: 서울시 관광정보 공식 홈페이지, GS 칼텍스 홈페이지, 개인 소장 사진)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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