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글 입력 2017.09.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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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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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소비되는 하상욱 시인의 시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초행길에 가도 핸드폰으로 내 위치를 인식해서 길을 찾을 수 있고,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물건을 집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젠 은행에 가지 않고도 통장을 개설할 수 있고, 로봇과 인간의 바둑대결을 관람하기도 한다. 기술과 통신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한 변화도 상당하다. 종이에 인쇄되어 손에서 읽히는 것만이 문학이 되었던 시대에서 개인 SNS로 사진이나 글 형태로 업로드된 것이 공유되고, 회자되면서 문학이 되고, 예술이라고 칭하는 시대로 변화했다.


 그러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시를 규정하는 기준이 변하고, 문학을 향유하는 모습은 달라져도, 시를 즐기는 그 주체는 사람이다. 이것은 시간과 장소가 달라져도 변함이 없는 사실이다.
 실버 세대를 겨냥한 광고가 대상을 타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나아가 TV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유아동의 성장을 함께했던 포켓몬스터가 AR 기술과 결합하여 포켓몬GO로 재탄생해 국적과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O2O 서비스가 창업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휘게가 라이프 스타일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는 것까지. 어떻게 보면 이전에 없던 것, 혹은 변화된 것으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모두 '사람을 향한 것'이라는 본질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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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렌즈는 사람을 향하고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모든 방법들의 시작은 사람을 향해 서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명동과 홍대와 같은 번화가나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과 같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함으로써 조사하고자 하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타운 워칭(town wathcing)부터 트렌드 예측에 필요한 정보, 이를테면 미디어, 학술지, 통계자료, 전문가의 의견 등을 체계화하는 작업인 환경스캐닝까지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을 향해 서서 세상을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대중의 변화가, 트렌드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변함없는 것을 계속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다. 예를 들어,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은 왠지 모를 사연이 있어 보이고, 궁상맞고, 주책이라고 생각해온 중년의 여성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편의점 앞이나 옥탑방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는 장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이후로 혼자 술을 마시는 것에 개의치 않는 것으로 바뀐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발전한 ‘혼족 트렌드(모든 것을 혼자 즐기는 문화)’는 인구 사회적으로 변화한 것이고, 이를 보여주는 것은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미디어 매체 중 하나로 그 시대의 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변함없는 형태이다.


 이번 여름, 다양한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면서 어떻게 발현된 것인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전망해보기도 하면서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는 인사이트(insight)를 풀어보았다. 처음 트렌드에 대해 알아갈 땐 소비자학에서 바라본 인사이트로 접근했지만, 나는 소비자 트렌드를 조금 더 확장시켜 내가 특별히 관심 있고, 사랑하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트렌드를 읽으려 노력했다. 트렌드 리포트의 주된 목표는 단 하나였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나와 당신과 그리고 우리가 트렌드를 바라보는 인사이트를 통해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면, 지금 흥미 있어 하는 문화예술을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 나의 희망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전해지길 바라며, 유난히 짧은 것 같아 아쉬운 여름과 트렌드 리포트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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