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연극 < 데스트랩 >, 욕망의 끝에 서다 [공연예술]

캐릭터로 알아보는 출구 없는 욕망의 분출
글 입력 2017.09.01 15:5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연극 < 데스트랩 >

원작 아이라 레빈
연출 김지호




DEHdvsUU0AAOaWq.jpg
 

인간이 살아가면서 수없이 느끼는 욕망. 우리는 다양한 충동과 갈구의 순간을 매일 겪는다. 그중에서도 명예나 권력에 대한 것은 아주 강력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 중 하나로, 이는 성공과도 자연히 연관된다. 연극 < 데스트랩 >은 이와 같은 주인공들의 감정이 표출되는 모습을 스릴러 형태로 선보인다.




시드니 브륄


7_데스트랩3_보도자료2차_강성진.jpg

시드니 브륄은 과거 누렸던 영광을 그리워하며 다시 도약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그는 재기에 목말라하지만 만족할 만한 작품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한다. 작품은 그런 그에게 어느 날 한 편의 완벽한 시나리오가 전달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창작의 욕구는 누구보다 가득한데 몇 년째 지지부진한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는 지금, 내가 시드니 브륄이었다면 과연 태연할 수 있었을까? 극 중 시드니는 대중에게서 잊혀지는 것이나 대중의 질타를 받는 것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다. 이러한 성격이 이미 충분히 초조한 상태인 그를 더욱 독촉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한 번 맛본 그 성공의 맛을 다시 찾는 짜릿한 순간이 바로 눈앞에 잡힐 듯한데, 이처럼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클리포드 앤더슨


6_데스트랩3_보도자료2차_김찬호.jpg
 
클리포드 앤더슨은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으로, 반짝이는 눈빛으로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면서 성공을 꿈꾼다. 자신의 작품에 나름의 확신을 하고 한 줄 한 줄 글을 써 내려 가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모두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의욕은 가득하지만 실천에까지 그것이 계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말이다. 그러나 클리포드가 갖는 확신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봤을 때, 그의 행동력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것은 그저 창작욕과 능력,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도덕 및 신념과 결합한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이 무대 위 클리포드를 보는 우리의 시선이 연이어 흔들리는 이유일 것이다.




마이라 브륄


19050595_1735324653433367_6444319731515129856_n.jpg

시드니 브륄의 아내인 마이라 브륄은 어쩌면 우리와 가장 비슷한 모습의 캐릭터일 수도 있다. 그녀는 천성이 연약하고 선한 이미지로 그려지면서, 자신의 남편이 재기의 욕구에 눈이 멀어 실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온몸으로 이를 저지하려 한다. 그러나 그녀 스스로 밝히듯, 한편으로는 이를 못 이기는 척 벌어지게 두고, 취할 수 있는 것을 취하고 싶었다는 점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충분한 공감을 자아낸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상황과 마음에 자신을 대입해보면서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곤 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한편으로는 갈등하는 그녀의 연약한 어깨와 흔들리는 눈동자에 관객은 어느새 그녀를 연민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게 된다.





< 데스트랩 >은 이와 같은 인간의 창작욕에 관한 이야기를 ‘반전 스릴러’라는 그에 어울리는 장르의 연극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스릴러다운 연출에 더불어 유난히 여러 번 설치된 반전에 관객들은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집중하게 된다. 해당 작품은 어느덧 국내에서 세 번째 무대를 최근 마무리하였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짜임새 있는 연출에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네 번째 무대를 올리는 순간에도 이 욕망으로 가득 찬 극이 뿜어내는 물음을 다시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 출처: 구글



염승희_에디터11기.jpg
 

[염승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