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Prologue: 미술기행에 함께할 당신을 기다립니다

글 입력 2017.08.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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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Prologue
: 내가 미술기행을 떠나게 된 두 가지 이유



1.

 10대 시절, 전시기획자가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나는 시험이 끝나면 나만의 재충전 시간을 갖기 위해 종종 미술관을 찾곤 했다. 도록을 모으는 일을 좋아해 집에는 ‘모네전’, ‘로댕전’, ‘샤갈전’, ‘간송미술관 사군자전’의 도록이 책장 한 칸을 꽉 채웠다. 친구들이 왜 전시를 보러 가는지 물어오면 대답은 한가지였다. 전시장이라는 공간이 나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니까.

 하지만 이 이유는 나에게만 해당되지, 미술에 흥미를 갖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기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시는 왜 존재하는가, 사람은 무슨 이유로 전시를 만들고 전시를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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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시원의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고 말하기ㅡ 큐레이팅과 미술 글쓰기』에서는 “전시는 이미 있었던 일이라도, 지금 이 순간에 실시간 재생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전시장이라는 공간에 존재하도록 부추기는데, 문제는 이 시간은 열두 시가 되면 문이 닫히는 구조처럼 굉장히 제한적인 시간의 틀을 따른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

 전시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닌 과거, 또는 미래의 일도 전시장이라는 공간에 존재하게 하는 것이라면, ‘동시대적 전시’란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미술과 어떻게 다른지 또 앞으로 이 전시가 어떤 의미를 남기고 작가들이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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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는 우리가 잊은 과거의 일을 다시 회상하게 해주고, 지금 이 시간을 바로 보게 해주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나 전시는 일시적이다. 정해진 기간을 놓치면 다신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전시를 글로 남기고자 한다. 더 나아가 전시를 만들고, 전시장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자 한다. 나는 미술기행을 떠났다.


**


2.

 나는 작품을 보고 있는 일이 힘들다. 누군가는 나에게 전시를 많이 보러 다니고, 미술사를 공부했으니 처음 보는 작품을 설명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나에게도 미술이 어려운건 매한가지다.

 어느 날, 전공 강의 중 교수님은 말했다. “작품하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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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에게 말을 걸어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친구에게 말 못할 시시한 농담도 괜찮고, ‘왜 너는 그러고 서있니’ 또는 ‘작품 속 그곳이 어디니’ 등 소소한 질문도 괜찮다. 더 나아가 ‘넌 왜 그렇게 몸값이 높니’라는 질문도 재미있을 것 같다.

 미술사적 접근을 하는 질문도, 오로지 작품 속 등장인물에게 던지는 엉뚱한 물음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기행을 떠나는 동안, 나는 내 글을 읽는 당신과 함께 ‘미술과 친해질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



< 미술기행 열차 출발시간 안내 >


작품과의 인터뷰
: 한 달에 한번, 셋째주 금-토요일

작가/큐레이터 인터뷰
: 한-두 달에 한번,
언제가 될지 모르니 긴장하고 기다릴 것 !

추천 전시
: 상반기(아마도 3~6월)와 하반기(아마도 9~12월)
겨울과 여름 방학특집 전시소개 예정


여행에 함께할 당신을 기다립니다
 


[박이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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