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상범죄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어떠한가 '네더' 연극

글 입력 2017.08.2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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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날, 대학로에서 '네더' 연극을 관람하고 왔다. 우선 시놉시스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연극이었다. 주로 잘 다뤄지지 않는 사이버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진 소재이다보니, 어떤 내용일까하는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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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극장에 입장하자마자, 무대연출이 너무 신기했다. 사이버 공간임을 부각하고 있는 스크린과 가상과 현실을 철저히 구분 시킨 무대 중앙에 놓인 계단. 그리고 모리스 형사가 줄곧 앉아 있던 책상에는 빔 프로젝터라고 해야될까, 검은색인 책상이 위에 있던 빔을 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변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우드넛이 무대 뒤에 기다리고 있는 장면에서는 중간 조명을 쏴서 실루엣 같이 보이게 한 점에 엄청나게 감탄했다. 시각적으로 볼거리가 많았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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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인물에 맞게 소품과 의상을 잘 활용하여 몰입도가 굉장히 좋았다. 모리스는 형사에 걸맞는 태블릿pc를, 아이리스는 순수함과 어린아이 역할에 걸맞는 흰 드레스를 입혀 캐릭터 분석에 빠른 이해를 도왔다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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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라고 해서 딱딱한 배경들을 보여주기 보다는 실제를 연상시키게끔 생생한 영상 장면들을 삽입한 점이 단연 돋보이던 연극이었다. 사이버 주제에 맞게 사이버 배경을 이색적으로 시도한 점에 대해 극찬할 부분이었다. 영상이나 스크린을 활용한 부분들이 예전에 학과수업에서 보러 갔었던 '키 큰 세 여자' 연극을 많이 연상시킨 무대연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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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세팅부터 남달랐던 '네더' 연극.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물음표에 대한 제대로 된 해답은 없었다. 가상세계의 범죄를 과연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소아성애자인 파파의 취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린아이인 아이리스를 만지는 행위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결말에서 분명한 확답이 없어서 뭔가 모르게 계속 불편했다는 마음은 사그라들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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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성애', '살인' 등 이 모든 것을 사이버에서 인정하기엔 아직까지 내겐 너무나 버거운 중범죄일 뿐이다. 현실에서도 중범죄에 해당되는 이 행위들을 가상에서 허락한다면, 더 큰 범죄들이 번식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걷잡을 수 없는 혼동의 세계에 살지 않을까하는 우려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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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진

작품 제니퍼 헤일리
연출 이곤
번역, 드라마터그 마정화
출연 이대연, 김광덕, 김종태, 이원호, 정지안
제작 극단 적
후원 서울특별시, 문화체육관광부, 서울문화재단
종로구, BC카드, 예술경영지원센터
기획 K아트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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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설명

가상현실과 실제 삶의 관계에 대해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
가상세계의 범죄는 어떤 윤리적 근거로 처벌이 가능할까? 상상과 예술의 자유가 허용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현실 윤리를 앞세운 가상세계의 ‘검열’은 과연 타당할까? 여전히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대한민국, 위정자의 검열 논리와 가상세계의 검열 논리는 과연 무엇이, 얼만큼 다를 수 있을까?
모바일, 인터넷이 그랬듯 가상현실 기술 또한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우리 삶을 급격하게 바꿔놓을 것이다. <네더>는 가상세계의 윤리관 정립이 시급함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상상과 현실의 공간을 거침없이 넘나드는 범죄 수사극
<네더>는 수사극의 형식을 빌어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의 갈등을 가장 좁은 공간에서 생생한 대사로 구축해 낸다. 그리고 그들의 언어를 통해 상상의 공간을 무대로 불러낸다. 무대 위에 재현된 가상공간을 통해 우리는, 그간 생각없이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가치와 윤리에 대해 부지불식간에 재검토하게 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사랑이야기
<네더>의 세계는 완벽한 감각몰입을 제공하는 새로운 가상세계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얻기 힘든 것들을 이곳에서 찾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의 가슴 가장 밑바닥에 자리하는 욕망은 ‘진정성 있는 관계’에의 간절함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본적인 관계의 충족도가 네더로 넘어가느냐 현실에 남느냐의 관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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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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