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꿈을 향해 < 나빌레라 > [시각예술]

모든 것에 익숙해지는 나이 일흔, '늙음'에 굴복하지 않을 나이 일흔
글 입력 2017.08.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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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가족을 위해 근면하고 성실하게 살아오던 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발레'를 배우고 싶었으나 현실과 가족의 부양 앞에서 자신의 꿈을 접어두고 살아왔다. 세월은 어느새 지나 벌써 그는 일흔 살이 되었다. 자식들은 각자의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그 또한 은퇴를 맞이한 나이가 되었다.


'늙음'에 익숙해 진다는 것은
모든 것에 익숙해 진다는 것 같다.
나이 일흔을 몇 달 앞두고 익숙해짐에
나약한 마음이 생겨났다.

< 나빌레라 > 중에서


어느 날, 할아버지는 가족들 앞에서 발레를 배우고 싶다는 각오를 밝힌다. 물론 가족들은 차라리 등산이나 에어로빅을 할 것을 권유하며 이미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버린 '할아버지'가 발레를 하는 것에 대해 남사스럽고 망측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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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버린 할아버지, 심덕출은 그러한 편견에 굴복하지 않고 발레 스튜디오에 들어선다. 발레 스튜디오의 여러 무용수들이 젊음과 열정을 빛내며 연습하는 모습에 심덕출의 열정은 더욱 빛이 난다.


인생의 절반은 새로운 것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늙음이 시작되면
그 모든 것에서 천천히 멀어진다.

늙음은 버거운 것 앞에서 쉽게 굴복하게 된다.
아니, 굴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겠지.
그래도, 늙었다고 쉽사리 받아들이고 싶진 않아.
순순히 받아들이진 않을테다.

< 나빌레라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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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꿈을 향해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자'는 진부한 스토리일 수도 있겠지만, < 나빌레라 >는 조금 다르다. 발레는 심덕출의 오랜 꿈이기는 하지만, 어렸을 적 신기하고 즐거워 보여 따라해보고 싶었을 정도의 관심이었을뿐 멋스럽고 거창한 꿈은 아니었다.


꼭 행복하게 살거라.
해보고 싶은 건 해 보고,
가보고 싶은 곳엔 꼭 가보거라.
망설이다보면 작은 후회들이 모여
큰 미련으로 남게 되니까.

< 나빌레라 > 중에서


그러나 심덕출에게 발레는 전쟁을 겪고 우편공무원으로 가족을 위해 살아온 한 평생 동안 사는게 고단하고 버거울 때 마다 떠오르는 세월이 흐르면서 미련으로 남는 것이었다. 그래서 늙어가는 몸에, 지쳐가는 마음에 발레를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 나빌레라 >는 무작정 꿈을 향해 도전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에 맞서, 스스로에 맞서서 발레에 도전하는 심덕출과 그 주변 사람들의 스토리를 통해서 독자에게 작은 위로와 토닥임을 선물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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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대부분은 남들에게 꿈이라고 거창하게 보이기엔 비록 소소하지만, 각자의 꿈 혹은 작은 바람이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스스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괜히 익숙해졌고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일상과 현실에 방해만 되는게 아닐지' 걱정하며 접어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심덕출이 발레를 통해 소소한 행복이자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모습은, 그리고 가족들과 발레 스튜디오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언은 따뜻한 날개가 되어 우리를 감싸줄 수 있을 것이다.


채록아, 사람이 언제 초라해지는 걸까?
지금 자신의 위치나 하는 일이 보잘 것 없을 때일까? 
사람들이 목표나 꿈을 몰라줄 때일까?
아닐거야.

스스로가 초라하다고 믿는 순간
진짜 초라한 사람이 되는 걸 거야.

< 나빌레라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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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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