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의 바다는 무엇을 담고 있나요? : < 나만의 바다 > [문학]

글 입력 2017.08.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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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바다는 무엇을 담고 있나요?


따뜻한 바다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당신이라면,
제 글은 읽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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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기억과 감정들, 행복일 수도 있고, 휴식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수박일 수도 있지요. 근데 제가 가진 바다에 대한 기억은 반짝거리는 것이 아니에요. 저에게 바다는 암흑이에요. 모든 걸 집어삼키는 무형의 괴물 같아요. 마지막으로 본 바다가 2년 전 동해 바다였는데, 시커멓게 칠해진 밤바다는 제게 공포로 다가왔어요. 하늘과 바닷물의 경계가 지워지고, 어디까지가 바다고 어디서부터가 하늘인지 모르는 캄캄한 바다는 아름답지도 않았고, 운치 있지도 않았어요. 그저 저 어둠이 내 앞까지 닿아 나를 집어삼키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와, 저 바다가 삼켰을 많은 것들에 대한 슬픔만 느껴졌어요. 저 뿐만은 아닐 거예요. 2014년 이후, 많은 사람들은 ‘바다’라는 기표에 이전에 담아왔던 기의를 담을 수 없었을 거예요.
 
어렸을 땐 밤바다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햇볕이 잘 내리쬐는 해변에 앉아 푸른 바다를 건너보고 싶기도 했었는데 한편으론 좀 서글프기도 하네요.
 
   
나만의바다_15-16.jpg 
 

익숙함 속에만 머무르다가
새로운 환경에 발을 내딛는 용기.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되는 경험.

찬찬히 관찰하고 몰랐던 사실을
하나둘 알게 되는 기쁨.

애착을 가진 대상에
나 혼자만 아는 이름 붙이기.

바다가 너무 좋아서 바닷물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마음.

하지만 모두의 바다이기도 하기에,
바다를 그대로 남겨 두는 마음. 
 
 
그래서 바다가 가지고 있는 다른 기의를 만나보려고 해요. <나만의 바다>에선 바다를 바라보는 아이를 통해 삶의 순간들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바다에게 이름도 붙여주고, 바다를 어항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고 싶어 한다는 아이를 만나면서, 또 다른 바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가 생겨요. 지배적인 기억 속에 잊고 있었던 바다를 다시 만날 수도 있겠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바다를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게 제가 가지고 있는 바다에 대한 기억을 모두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혹시 모르죠. 이 책이 제 서랍 속 한 편에 따뜻한 파도를 일으켜줄지.
 
당신의 바다는 무엇을 담고 있나요? 무엇이든 좋을 것 같아요. 기억 속 바다를 꺼내다보며 삶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이 더운 날 더없이 좋은 사색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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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바다》
-The Specific Ocean-


쿄 매클리어 글 | 캐티 모리 그림 | 권예리 옮김
분야: 그림책
32쪽 | 양장본 | 230mm×315mm×10mm
정가 13,000원 | 발행일 2017년 8월 31일
ISBN 979-11-961389-0-5 77840




도서 문의

010-4299-7324 | mare.insula.longa@gmail.com
바다는기다란섬 http://www.insula-longa.com





에디터 김나윤.jpg
 

[김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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