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국 출판의 수호자인 '출판저널'의 30주년

글 입력 2017.08.2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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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잡지를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두껍고 예쁜 옷들과 물건 사진들이 가득 담겨져 있던 잡지는 부자 집 친구네 집에서만 볼 수 있었고 아니면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며 슬쩍 다른 사람들 따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영어특기자로 입시를 준비하면서 신문을 구독할까 잡지를 구독할까 하다 1주일에 한 번씩 오는 ‘Newsweek'를 신청했다. 얇아 보이지만 알찬 내용을 갖고 있었던, 사진도 함께 보면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던 그 잡지가 인터넷 뉴스보다 읽기에 더 편했다. 그러나 이내 뉴스위크지의 인쇄판도 폐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출판저널'이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출판저널’이라는 잡지를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어쩌면 읽어 볼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긴 역사를 지니고 있었던 출판저널은 아직도 아찔하게 흔들다리를 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30주년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 축하할 점인데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를 끊임없이 던지고 있었고 정부와 주변의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특히 'Special' 부분의 글들은 대부분 앞으로 잡지가 어떠한 역할을 맡아야하는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이런 글들을 보니 왠지 마음이 짠하다. 그 동안 이 잡지를 위해 고생했던 사람들의 노력들이 다 무너질까봐 걱정되었다. 그러나 결국, 이 과제는 '출판저널' 혼자서만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출판의 방향을 잡아주겠다던 그 초심을 잃지 않은 채 독자들을 끌기 위해서는 잠재적 독자들, 즉 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부의 보조가 필요할 것이다.

  '출판저널'은 당대의 시대상과 인문정신의 흐름을 관통한다고 했다. 책과 출판의 수호자가 되어왔던 '출판저널'은 빛을 보지 못했던 수많은 책들과 출판물을 세상에 보여주었고, 그 밖에도 이와 관련된 문화, 현상 등을 칼럼으로 녹여냈다. 이번 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요즘 핫한 4차 혁명을 출판과 연결 지은 글, O2O (Online to Offline), O4O (Online for Offline), 출판 온라인 플랫폼 등의 콘텐츠가 등장했다. 이는 예전의 출판 산업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많이 바뀌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는 글들이었다. 이처럼 '출판저널'은 출판 산업의 미래를 변화하는 사회와 함께 그려내고 있었다.

  독서율이 하락하고 있는 환경에다 출판에 대한 정부의 투자도 그렇게 크지 않다. 게다가 내가 그나마 이름이라도 알고 있었던 잡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폐간되고 있었다. '출판저널'이 제시한 문제들과 과제들은 비단 잡지만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이는 출판 산업의 전체적인 문제였다. 엄마는 1년 넘게 영어속담 관련 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퇴고까지 모두 마치고 제목도 뽑은 상태. 책 디자인이 덜 되었다는 이유로 계속 뒤로 미뤄지고 있다. 다음 달이면 되겠지,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엔 나오겠지 라는 기대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 엄마의 책이 늦어질 때면 엄마는 항상 출판 사업이 어려워서 그래, 라고만 답했다.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영어와 관련된 책이지만 경기불황에는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기다려야만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저널'은 여전히 보란 듯이 출판되고 있었고 여전히 큰일을 해내고 있었다. '출판저널'에서 나는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었고 전문성 있는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 7월호에는 특히 그림책에 대해 많은 소개가 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우리가 출판물을 소비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재를 놓치는 꼴이 된다. 이에 나는 사람들이 <출판저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바이다. 앞으로 앞날이 창창한 '출판저널'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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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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