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는 듣는다

빛과 진리를 향해 귀를 기울이며 함께 세상을 겸손히 듣고자 갈망하는 마음
글 입력 2017.08.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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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nos Guitar Duo Concert

음악과 풍경
"story in Jeju"

@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


 신기하게도 매해 여름이 찾아오면 연세대학교 서울 캠퍼스에 방문하게 된다. 각기 다른 이유에서지만, 이번 여름에는 'Audinos Guitar Duo Concert'를 위해서 방문했다. 음악과 풍경이라는 테마를 가진 이번 공연은 최인과 파울 에릭이 유럽에서 공부하며 활동하던 시절 만난 친구 사이로 오랜 기간 서로를 동경하며 함께 듀오 활동하기를 꿈꿔왔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 그들의 팀명 아우디노스 듀오는 '우리는 듣는다'라는 뜻의 라틴어인  Audi + nos의 합성어라고 한다. 빛과 진리를 향해 귀를 기울이며 함께 세상을 겸손히 듣고자 갈망하는 그들의 마음이 이번 공연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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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은 최인의 기타 연주로 시작되었다. '서', '산-바다' 연작, '공간', 그리고 '석풍수'가 차례대로 연주되었다. 최인의 연주는 참 부드러웠다. 기타로 저렇게 아름다운 곡들이 연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최인의 '산-바다' 연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산'은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또 어두운 길도 걷게 되는 등 산행을 하는 기분과 풍경을 묘사한 곡이라고 하는데 오르고 내리고 바라보게 되는 풍경들을 통해 삶의 오르고 내림을 은유하며 꾸준한 정진을 통해 마침내 정상에 다다라 바라보게 되는 풍경과 빛을 표현한 곡으로 느껴졌다. '바다'는 넓은 바다와 나눈 대화 같은 곡이라고 연주가는 말한다. 내게 이 곡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 수면 위에 반짝이는 빛들과 출렁이는 물 빛이 떠오르는 곡들이었다. 이렇게 음악적인 풍경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연과 삶을 느끼는 최인의 생각이 내게 잘 전달되었다.
 
 최인의 연주가 끝나고 파울 에릭의 연주가 이어졌다. 최인의 연주가 부드러웠다면 파울 에릭의 기타 연주는 강함을 더한 부드러움이었다. 'chant', 'somewhere', 'too late to say good bye', 그리고 'angel's lament' 이렇게 총 4곡이 연주되었다. 파울 에릭의 연주를 들으면서 유럽의 풍경이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too late to say good bye'를 들으면서 우리가 무엇인가 잃어버리고, 떠나 보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슬픔, 그러나 또한 그로부터 얻게 되는 자유가 느껴졌다.

 최인과 파울 에릭의 연주가 끝나고 이 둘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연주가 시작되었다. 부드러운 최인의 연주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파울 에릭의 연주가 함께하니 정말 완벽했다. 파울 에릭의 곡 'ice flower', Carlo Domeniconi의 'Water Music', 그리고 Frederic Hand의 'Prayer'가 연주되었다. 그들의 기타 연주를 들으면서 힘든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청하는 듯한 멜로디가 독백과 대화 속에서 마침내 평안을 찾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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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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