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인의 시인을 만나는 시간,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김상미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11명의 작가
글 입력 2017.08.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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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사랑하고 사랑한 작가 11인의 창작노트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나무발전소 오늘은바람이좋아 살아야겠다 _ 입체 (1).JPG


 "오늘날의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들을 만나러 가는 꿈을 꾸고,
그 꿈 때문에 실제로 그들을 만나
그들과 데이트를 즐긴 것처럼
상상하고, 행복해하고, 아파하고…
그들을 사랑하고 흠모하는 것도
그들은 내 문학의 스승이고 내 문학의 연인이고
내 문학의 끝없는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프롤로그中






차례

프롤로그
모든 예술은 타임머신이다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특급열차를 타고
 
마르키 드 사드와의 가상 대담
‘지옥’에서 만난 사드

르네 샤르
‘시의 시인’, 르네 샤르를 만나다
 
잉게보르크 바흐만
나는 항상 나다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폴 발레리
천재, 오, 긴 인내여!
 
거트루드 스타인
우리는 정말로 아내 같았다
 
에드거 앨런 포
갈가마귀와 아서 고든 핌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아, 콜레트처럼 살고 싶어!
 
카렐 차페크
정원을 가져야 한다, 우표만한 정원일지라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평생을 나비를 쫓아다니고 찾아다닌

에필로그
아주 작은 문학선(文學船)이 되어






취직하고 나서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에 응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직장생활 적응하느라 바빠서, 문화생활에 주말 한나절을 낼 심적 여유가 사라져서. 다행스럽게도 도서 초대가 늘어났고 덕분에 나는 하루의 일부를 떼어 문화초대에 응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번에 몰입하기도 하고 나눠서 음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도서 초대 중 이번 책이 가장 쉽게 술술 읽혔다.

처음에 이 책을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 혹은 '밤의 인문학' 같은 인문학 서적에 가까울 거라 생각했는데, 책장을 열고 보니 이 책은 에세이집의 형태였다. 어려운 말 없이, 신경쓸 것 없이 그저 11인의 작가 중 아무나 선택해 읽어나가면 된다. 시작도 끝도 맘대로 할 수 있다.

이 책은 으레 책 마지막에 실리는 작가 소개와 역자 후기가 김상미 시인의 시선으로 다시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내가 아는 작가>이름만 아는 작가>낯선 작가의 순으로 읽었는데, 책의 포커스를 11인의 작가에 두기보다 저자에 두는 쪽이 더 적합해보였다.

에드거 앨런 포를 얘기할 때 갈가마귀로 시작해서 까마귀를 설명한다. 그리고 포의 개인사를 얘기하는데 그러다가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이라는 말을 붙여 유명 작품을 수식하고, 이야기의 끝에서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를 설명한다. 매끄러운 흐름을 타다 문득 이 책의 타겟이 궁금해졌다.

글에서 첫 문장은 책을 읽느냐 안 읽느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작가는 첫 장의 카프카를 '피할 수도 피하고 싶지도 않은 마력'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피하고 싶지도 않은 마력'이라고 표현했다. 위에 썼듯 인문학 서적을 예상했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운 시작이었지만 델리케이트한 감성에서 시인인 작가를 다시 상기하고 마저 읽어 나갔다.

책을 읽어보니 이 책은 11인의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가볍게 읽을 에세이가 필요한 사람에게 더 어울렸다. 팬이라면 이미 알 내용이고, 독서가가 읽기엔 내용이 적다. 레퍼런스가 나와있지 않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작가의 시선이고 어느 것이 사실인지 확실하지 않다. 작품만큼 작가에 대한 인상을 확실히 하는 게 없는데 이 책으로 작가를 느끼기엔 양이 조금 부족하다. 아쉬워지는 부분은 시인인 저자의 표현력이 자리한다. 저자가 아닌 또 누가 그들을 상상하며 애정이 담긴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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