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디태치먼트 'Detachment' [영화]

글 입력 2017.08.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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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태치먼트
(Detachment,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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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새로운 학교에 배치된 교사 헨리는 학생들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만 과거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유난히 문제아들만 모여있는 학교는 교사도 학생도 서로를 포기한 암담한 상황. 그러나 때로는 엄하고 때로는 부드러운 헨리의 모습에 학생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더 이상 학생들에게 애정을 주지 않으려 했던 헨리 역시 왕따 메레디스와 거리에서 만난 10대 소녀 에리카로 인해 점차 변화하게 되는데…

[ 출처 _ http://movie.na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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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되지 않은 철저한 무관심
 
 
 "우리에겐 젊은이들을 이끌어줄 책임이 있어요.
그들이 무너져 내리지 않고 낙오하지 않고
하찮은 인생이 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을 주는 방법도 안다."라는 말은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자.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모른다". 영화 속 학교의 첫 등장하는 학생부터 마지막 학생까지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로 하나같이 무례한 학생들이다. 그런 문제아들이 주는 고통 속에서 매일을 보내면서 무기력해진 선생님들. 어쩌면 그들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선생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모욕, 욕설, 폭행을 하는 이런 학교가 있을까 싶지만 막장 영화 속 등장인물이라고 하기에는 언젠가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그런 현실 학생들의 모습들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문제아들을 있을까 싶지만 그들에게도 한가지 공통점은 있다. 자신의 삶에 그 누구보다도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어떻게 되겠죠 뭐"라며 자신의 삶에 방관하는 그들의 모습. 어쩌면 내 삶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그 간략하지만 확고한 방향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가 될수록 주인공 헨리에게 마음을 여는 학생들에게 왠지 모를 동정이 느껴졌었다.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이때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상처받지 않기 위해 어쩌면 스스로 먼저 공격적으로 방어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은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방법을 모른다. 그들은 스스로의 생각하고 행동하기에는 아직 연약한 미완성의 존재일 뿐이다. 그렇기 그들에게 작은 변화를 선물해 주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 불행이 다가온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작은 생각의 변화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아무도 구해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않게 붙잡아 두는 것이다. 그것이 최소이자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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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이 아닌 필수의 애정
 

"아이를 갖기 전 부모들도 교육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듯싶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에 방문해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인 학부모의 날에 정작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자녀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조차 없었던 것일까?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아이를 낳는다면 자녀에게 한 인간으로서 존중해줘야 하는 최소한의 관심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첫 번째 의무이다. 그런 첫 번째 의무가 충족되지 않는 순간 벌어지는 일들을 영화 '디태치먼트'를 통해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사회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다 같이 밥 먹는 저녁식사 자리보다는 쪽지와 함께 남겨지는 배달음식 비용들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본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자녀에게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일터로 나갈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선순위였던 자녀들은 정작 본인들을 스스로 부모님에게 '잊혀버린 존재'로 인식하며 살아간지 오래일 것이다. 아이러니하면서도 슬픈 현실이다. 아이들의 인생에 작지만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는 조금의 변화가 그동안의 인식을 바꿔줄 가능성을 너무나도 크다. 아직 아이들은 완성되지 않은 존재들이기 때문에. 독립과 방관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현대사회 방관을 독립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채로. 단순하게 생각해 본다면 독립과 학대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관심'이다. 방관도 학대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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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일들


"솔직히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영화 '굿윌 헌팅'에서 나오는 대사가 있다. "It's not your fault(네 잘못이 아니야) ". 숨은 천재 '윌 헌팅'에게 '숀 맥과이어' 교수가 해주는 위로의 말이다. 그렇게 까칠하고 삐뚤어졌었던 그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는 말이기도 하다.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 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늦어버린 후 일 것이다. 그런 고통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살기에는 억울한 부분도 화가 나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왜 하필 나에게만"라는 생각을 하며. 생각해보면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줄 필요가 있다. 상처와 고통만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기에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인간에게 모든 불행은 모든 게 급작스럽게 다가온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 의해 일이 꼬이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게 나로 인해 벌어진 일인 것처럼 모든 책임과 상처받은 마음의 고통을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누구나 크고 작은 말하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그 고통을 억누르면서 살아간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조용한 시한폭탄을 가지고 다니는 것처럼. 과거의 그 고통이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면 크고 단단한 보호막을 만들어 낼 것이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보호막 안에서 서서히 혼자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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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놓지 않을 용기


"부표도, 안전망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고 있다는
그런 무력감, 그런 깨달음, 그런 예감이 든다면
그때가 바로 당신이 부표를 던질 시간입니다."


"저 가방 저런다고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아. 저건 비었거든.
난 아무런 것도 느끼지 않고 네가 날 상처 주지도 못해, 그렇지?"


 애정의 반대말을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했던가.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혼자 햇살을 쬐는 선생님은 단언컨대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은 그의 말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으며, 퇴근 후 집에서조차 부인은 눈길 한번조차 주지 않는다. 주인공이 그 선생님에게 말을 걸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고맙다고 말한다. 눈물이 핑 도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투명인간으로 느끼고 있었던 걸까? 반강제적으로 투명인간이 된 그에게 건넨 말 한마디는 이 세상에서 존재를 확인받은 가장 소중한 말일 수도 있겠다.

 현대사회 고독, 공허함은 뗼 수 없는 수식어이다. 기계처럼 돌아가는 세상에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지"라는 생각이 문뜩 드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면 공허함의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와 무기력함을 만들어 내곤 한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런 무기력함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 강인해지기 위해서. 현대사회에 건강한 육체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한 영혼이다. 흔히 말하는 멘탈이 강해야 한다. 멘탈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 확고한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꼭 종교적인 신념일 필요는 없다. 그저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틀을 잡아줄 수 있는 신념이어야 한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단호하게 말하지만 절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바다 한가운데에 표류된 느낌을 받을 때 부표를 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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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인해져야 한다. 그 이전에 강인해질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믿음, 신념 그리고 무언가에 대한 사랑 같은 그 어떠한 것이든 좋다. 텅 비어버린 마음을 채워줄 수만 있다면. 스스로 강해지고 또 손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 텅 비어버린 마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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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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