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Alice : Into The Rabbit Hole [전시]

21세기 앨리스를 만나는 시간
글 입력 2017.08.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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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2010 Walt Disney Pictures.
(C) 2010 Walt Disney Studios Home Entertainment


당신은 비생일(Unbirthday)를 맞이하여
이상한 나라에 초대되셨습니다.

부디 이곳에 오셔서 유쾌한 체셔 고양이와 함께
하트 여왕배 크로케 경기와 코커스 경주를 즐겨보시고
매드 티파티(Mad Tea Party)에서
재미있는 수수께끼도 풀어보세요!

직접 체스판 위의 말이 되어
거대한 체스 게임에 참여할 수도 있고,
트위들디와 트위들덤, 험프티 덤프티 같은 멋진
친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고 있는 붉은 왕을 만나면 조심하세요.
그를 깨우면, 당신은 꿈처럼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거든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요?
어떤 일이 생길지는 가보면 알게 된답니다.

출처 : www.thealice.co.kr



Point 1. Into the wonderland - 예쁘고, 즐겁고, 행복할 것.


'원더랜드'의 규칙은 단순하다.

생일이 특별한 날이라면 생일이 아닌 날은 일상이다. 어릴 적 생일이 기억나는가? 필자는 어릴 적 생일에는 맛있는 음식들 - 치킨, 피자, 케이크, 과자 등등 - 을 실컷 먹고 학원도 빠지고 친구들과 실컷 놀았다. 음식을 먹고 나서 바로 놀다 보니 조금 체기가 생겼는데도 그 체기의 알싸함과 함께 저녁에 영화를 보며 다시 과자를 집어먹으며 즐거워했다. 내일 급체를 하더라도 오늘 같은 특별함을 놓칠 수가 없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꾸역꾸역 놀았다. 그리고 한 숨 자고 나면 나는 생일만의 '실컷'을 놓아야만 했다. 그렇게 세상과 나는 평범한 일상이 된다.

험프티 덤프티의 비생일(Un-birthday)이라는 단어를 쓴 전시회의 저 편지는 생일과 생일 아닌 날, 비일상과 일상의 관계를 완전히 뒤집는다. 생일이 아닌, 비생일이기 때문에 이상한 나라에 초대된 것이다. 마치 권태로운 정오에 앨리스가 흰 토끼를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실컷 그 궁금증을 풀러 떠난다. 나는 동화 속 토끼가 '실컷'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삶 속에서 실컷 환상을 맛보는 것. 그리고 이 전시회는 그 환상 중에서도 '예쁘고, 즐겁고, 행복한' 것을 중점으로 둔 듯 하다. 마치 생일처럼. 그래서 언벌스데이존의 험프티덤프티가 주는 비생일선물이 가장 기대가 된다.


Intro 앨리스의 언더랜드.jpg

Intro. 앨리스의 언더랜드


도서관의 느낌과 숲의 느낌이 오묘하게 섞여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동화 혹은 문학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수많은 학자들의 책에서 자신의 이론을 설명할 때의 예시로 등장한다. 질 들뢰즈라는 철학자는 '의미의 논리'라는 총 34계열과 5개의 보론을 담고 있는 어마어마한 철학책의 시작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시작한다. 마치 그 세계 속에 들어 앉아야 그 멋진 논리를 설명할 수 있을 것처럼. 그만큼 이 동화의 시작은 매혹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Point 2. Into The Media Art - 400평의 대형공간, 20가지 이상의 오브제, 체험.


스퀘어.jpg


사전 조사 설명을 읽는데 놀이공원 설명도를 읽는 줄 알았다. 앨리스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여러 활동을 체험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할 것 같다. 학적인 생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쐐기벌레가 묻는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해봐도 좋을 것이다. 자신이 입력한 대답이 전시의 일부가 되어 전시장 벽을 둥둥 떠다닌다는 점도 재미있어 보였다.


MV, 눈물샘.jpg

 
전시의 대부분의 모티프는 원작 동화에서 가져왔는데, 특히 '앨리스의 눈물샘'이라는 세트가 기대가 된다. 눈물샘을 표현하기 위해 빛의 굴절과 왜곡, 그림자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동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앨리스가 달라지면서 가지고 있던 것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모습은 마치 더 이상 쓰지 않는 인형들에 대한 내 감정이고, 친구들을 깔보면서 나를 오만하게 정의하려는 모습 또한 남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 깔보는 마음의 근본이 고스란히 자신의 단점과 닮아서임을 깨닫고, 고독해지는 순간, 눈물이 나온다. 행복을 추구하는 이 전시의 이 부분에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약간은 우울한 모티프를 가진 이 부분을 체험할지 궁금하다.


"나는 결국 메이벌처럼 되겠지. 지저분한 작은 집에서 살면서, 장난감 하나도 갖지 못하게 될 거야. 그리고 너무너무 많은 것을 배워야만 하겠지! 안돼. 그래 결심했어. 내가 메이빌이라면, 나는 여기서 꼼짝하지 않을 테야.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그냥 있을 테야. 나는 고개만 까딱 들고 이렇게 말할 거야. '그런데 내가 누구죠? 먼저 나에게 대답을 해주세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일어날게요. 그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와서 말해줄 때까지 나는 여기서 꼼짝하지 않을 거에요'라고 말이야. 하지만, 아아!"

갑자기 앨리스는 울음을 터트렸다.

"누구든지 나를 좀 봐주었으면 좋겠어! 혼자 있는 것은 싫어!"




Point 3. Into the Illustration -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음악, 인스톨레이션


누구의 꿈이었을까.jpg
 

모든 전시장을 둘러보고 난 다음 가게 될 마지막 전시장의 이름은 '누구의 꿈이었을까'이다. 문득 장자의 나비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실컷 노는 나와 권태롭고 묵묵히 사는 나의 모습은 마치 사람과 나비처럼 간극이 있는데, 둘 중 누가 헛것이고 누가 헛것이 아닌가, 하고. 물론 평소라면 당연히 실컷 노는 내가 헛것이 되겠지만 이 전시장의 이름은 그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듯 하다. 일상 속 유령처럼 살아가는 너 자신이 바로 헛것이 아니냐, 하고 묻는 것 같다. 이 이름에 걸맞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음악, 인스톨레이션이 기대된다.

'즐거웠던 꿈에서 깨는 것'이라는 단어 안에 들어 있는 함의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매트릭스가 보여주는 우울함이라고 볼 수도 있고, 환상이 보여주는 숨겨진 인간적인 무언가라고 볼 수도 있는 '꿈'이라는 단어. 그리고 그 꿈과 대치되기도, 뒤섞이기도, 분간되지 않기도 하는 '현실' 이 두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메우고 표현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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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 Into The Rabbit Hole
- 앨리스 특별전 -


일자 : 2017.08.08(화) ~ 2018.03.01(목)

*
매주 월요일 휴무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 오후 6시)

장소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The Seouliteum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학생 11,000원
유아 9,000원

주최/제작
㈜미디어앤아트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미디어앤아트
1522-1796



[성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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