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김광석, 그가 남기고 간 노래 [음악]

글 입력 2017.08.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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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오직 슬픔만이 돌아오잖아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외로움이 친구가 된 지금도
아름다운 노랜 남아 있잖아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라는 말은 나에게 요즘 너무 절실한 말이었다. 무더운 여름 끝자락에서 되돌아 본  반 년 동안의 휴학 생활은 그 문자 그대로 쉬는 것에 충실했던 휴학 생활이었다. 반년간의 휴식은 여태껏 학교생활로 지칠 대로 지친 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중요한 시간이었고, 동시에 복학과 취업이 코앞에 닥친 나에게는 곧 닥쳐올 미래에 후회와 불안감을 안겨줄 시간이기도 했다. 반 년 동안의 휴학기간을 되돌아보며 문득 찾아온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빠져 있다가 들은 이 노래는 나에게 잔잔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평소에도 김광석의 노래를 자주 듣고 좋아하지만 그의 노래는 삶이 버거울 때 들으면 더욱 빛을 발한다.


Rb김광석3.jpg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대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날들

김광석의 ‘그날들’ 中



 아빠의 차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선율과 목소리가 너무 좋아 아빠에게 누구 노래냐고 물어봤던 것이 김광석의 노래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였다. 화려한 기계음의 세련된 음악에 익숙하던 나에게 수수한 통기타 소리와 어우러지는 울림 있는 그의 목소리는 나에게 나름 큰 충격이었다. 아무런 기교 없이 담담히, 말하듯 노래하는데 그 어떤 노래보다 중독성이 강했다. 자꾸만 듣고 싶어졌다. 이유 없이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앞에서 말했듯 그의 노래는 삶이 버거울 때 들으면 더욱 빛을 발한다. 왜인가 곰곰이 생각했더니 그의 노래는 386세대(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를 일컫는 말)들의 감성을 지녀서인 것 같다. 김광석의 노래는 세상으로부터 상처 입은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힘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노래로써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고 격려했다. 386세대인 엄마, 아빠에게 김광석이라는 가수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보다는 표정으로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말해준다. 김광석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엄마, 아빠는 어느 새 그 어느 날 힘들었지만 가장 다채롭게 빛났던, 청춘의 한가운데 있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김광석의 ‘일어나’ 中



 김광석, 그는 훗날 자신의 노래가 삶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비상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의 바람처럼 그의 노래는 삶이 버거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었고 비상구가 되어주었다. 과거 그 아프고 치열했던 청춘을 보듬어줬던 그의 목소리는 그 시대를 같이 향유하지 않았던 요즈음의 세대까지 따스하게 포용하고 있다. 그는 비록 우리 곁에 없지만 목소리로써 오래도록 아픈 청춘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것이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이미지
가사출처: 네이버 뮤직


[박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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