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글 입력 2017.08.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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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발전소 오늘은바람이좋아 살아야겠다 _ 평면.JPG
 

세계 명작을 읽다 보면 때론 그 작가의 삶이 궁금해질때가 있다. 아니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우리와 같은 동양권 문화에선 서양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존재하고, 작가들이 책 속에 담은 그들이 살았던 풍경이나 음식, 사건의 발생을 구경하다 보면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마 필자만 그렇진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상미 시인의 삶은 어릴 적부터 문학과 땔래야 땔 수 없었다. 책에서 지혜를 얻고 시로 삶을 그려나가는 그녀에게 문학이야 말로 그녀의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일구어 주는 자양분같은 존재들이 바로 그녀의 책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에서 소개된 불후의 작가들이다. 그녀는 이름만 들어도 거룩함이 느껴지는 문학계의 거장들의 삶을 마치 직접 마주한 듯 생생하게 책 속에서 담아내고 있다. 마치 타임 워프 소재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까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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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11명의 거장 모두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지만 , 굳이 머릿속에 각인된 작가를 둘 꼽으라 하면 프란츠 카프카와 거투르드 스타인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옷장 깊이 처박아 두었던 레인 코트를 꺼내 입고 주룩주룩 내리는 빗속을 향해 걸어나간다, 프란츠 카프카를 만나기 위해” 로 책의 첫 장을 시작하는데 마치 영화의 프롤로그를 보는 듯 긴장감마저 감돌게 한다. 평생을 글쓰기 외에는 그 어떤 곳에도 마음을 쓰지 않았던 카프카, 본인 스스로를 문학이라 칭하며 자신의 연인에게 조차도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었던 그의 인생이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아마 스스로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한없이 부족하며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본인이 느껴봤던 것처럼.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만 한다는 틀에 박힌 통념을 넘어 어쩌면 페미니즘의 선두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투루드 스타인은 예술계의 보배같은 존재였다. 존스 홉킨스 의대를 다니다 의학보단 문학계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파리 행 기차에 몸을 실었던 그 과감한 결정을 시작으로, 그녀는 무명 화가들의 작품들을 사들여 자신의 집에 전시해 모든 이가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해두었다. 충분히 혼자 즐기고 보다가 가치가 증가하면 비싼 값에 매각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예술작품의 가치를 향유하고자 물심양면 노력했던 그녀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자신의 커리어에 몰두하는 모습보다 더 섹시하고 매혹적인 모습은 없을 것이다.
 
11명 작가의 창작 노트를 들여다보면서 이렇게까지 몰입할 수 있을거라 생각지 못했다. 단지 글로도 마치 내가 그 장소에서 작가들과, 시인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프랑스와 프라하를 오가고, 그들과 티타임을 즐겼다. 일상에 소소한 힐링 선물해준 김상미 시인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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