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겁쟁이가 겁쟁이에게 추천하는 공포영화들 [영화]

글 입력 2017.08.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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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고백하자면 난 겁쟁이다. 학창시절 제자들의 기쁨 섞인 비명을 듣기 위해 선생님들께서 보여주신 공포영화들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평생 공포영화를 볼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때 보여주신 것들이 쌓여 슈퍼 겁쟁이는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여름의 더위에 지칠 때면 겁쟁이들도 아주 가끔은, 그 흔한(하지만 우리는 이해하기 힘든) 통설처럼 공포영화에 관심을 갖게 될 때가 있다. 물론 대부분은 아주 작은 관심을 가져본 것으로 그치기 마련이지만, 스스로 대견하게도 나는 이번 여름 한 단계 성장을 경험했다. 한 주 동안 온전히 나만의 선택으로 향유한 영화들이다. 다음 영화들에 관심을 가졌었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는 겁쟁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감수하고 볼만큼 훌륭한 영화들이었고, 나는 이 정도는 볼만 했다! 아 여기까지 글을 읽어주셨지만 겁쟁이가 아닌, 혹은 스스로를 겁쟁이로 알고 있었으나 이 글을 쓴 사람에 비해 엄청난 담력을 소유하신 분들께 사과드린다. 다음 영화들은 초자연 현상과 관련된 작품들은 아니다. 겁쟁이의 넓은 기준에서 선정한 공포영화다. 대니 보일이 메가폰을 잡은 < 28일 후 >, 거장 리들리 스콧의 < 에이리언 >이다.


 
28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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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8일 후 > 스틸컷 


많은 이들이 좀비영화의 리스트에 넣고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좀비영화는 아니다. 출품 이후 수많은 현대 좀비영화의 교과서가 된 조지 로메로 감독의 <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에서 기인된 좀비의 특질을 < 28일 후 >의 감염자들은 갖지 않는다. 그들은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감염자이고, 인간의 육체를 먹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 살아 움직이는 시체가 아닌 감염된 인간을 다룬 것은 영화의 무서움을 떨어뜨린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 전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가장 무서운 것은 좀비도 감염자도 아닌, 궁극의 공포에 달해 생존본능으로 뭉친 인간이다. 대니 보일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 시체보다 감염된 인간에게 더 적합했을 것이다. 더 이상의 언급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망설이고 계신 겁쟁이들께서도 한번 용기 내보시기를 권한다.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에이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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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리언 > 스틸컷


그 이름만으로 하나의 고유명사라고 할 수 있는, 너무도 유명한 시리즈이지만 겁쟁이에게는 감상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을 접하고, 나는 충격에 빠졌는데 이게 정말 38년 전 영화란 말인가. CG조차 없던 당시의 기술력으로 이런 방대한 시각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우주선을 포함해 많은 소품들이 실제 크기의 세트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우주선 세트 이외에도 에이리언의 디자인, 부화 과정, 캐릭터 설정, 남성 우월주의 시각을 깨뜨리는 여주인공의 등장 등 여러 부분에서 감탄하게 된다. 지금까지 감상을 미룬 것이 아쉽기보다 감사하다. 아직 < 에이리언 >을 만나지 않은 이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한 겁쟁이는 이 괴물의, 시리즈의 빅 팬이 되었습니다.


[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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