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인이 사랑한 작가 11인의 창작노트, <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

글 입력 2017.08.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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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발전소 오늘은바람이좋아 살아야겠다 _ 평면.JPG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를 통해 <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를 읽었다. 내심 이 도서를 받기 전까지 필자인 김상미 시인의 시를 읽어보자는 게 나름의 목표였는데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했다. 그래도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학인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폈다. 어쩌면 이 책을 읽은 그 시간이, 시집 한 권을 읽을 여유도 없이 매일을 헤쳐나온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었다.


 
< 목 차 >

프롤로그

프란츠 카프카_프란츠 카프카 특급열차를 타고

마르키 드 사드와의 가상 대담_'지옥'에서 만난 사드

르네 샤르_'시의 시인', 르네 샤르를 만나다

잉게보르크 바흐만_나는 항상 나다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_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폴 발레리_천재, 오, 긴 인내여!

거트루드 스타인_우리는 정말로 아내 같았다

에드거 앨런 포_갈가마귀와 아서 고든 핌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_아, 콜레트처럼 살고 싶어!

카렐 차페크_정원을 가져야 한다, 우표만한 정원일지라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_평생을 나비를 쫓아다니고 찾아다닌

에필로그



물론 목차만을 보았을 때에는 굉장히 생소한 작가들도 많았다. 예컨대 르네 샤르,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같은 작가들의 작품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다. 만일 내가 문학 전공이엇으면 조금 달랐을까? 잘 모르겠다. 여하튼 작품으로 만나본 적이 없는 작가에 대해 시인이 이야기하는 바가 나에게 어떻게 와 닿을지 궁금했다. 관조하는 기분일지, 아니면 필자인 김상미 시인과 작가가 만나는 그 장면에 나도 함께 하는 기분일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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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상미 시인은 글로 모든 것을 그려내는 화가였다. 시인은 글로 모든 것을 풀어내고 있지만 나에게는 그 모든 것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는 것 같았다.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열한명의 열 한 가지 삶의 방식을 그려내면서 시인은 그들에게 깊이 공감하기도 하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하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새삼 문학을 넘어서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가 정해진 시간을 살아간다. 물론 누군가의 시간은 더 길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의 시간은 짧을 수도 있다. 총량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 매일의 시간이 24시간이라는 점 하나만은 모두에게 동일하다. 이 동일 조건 하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하루의 시간동안 각자가 보고 듣고 느끼는 정보와 감정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나는 김상미 시인과 함께 과거로의 짧은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런 측면에서의 내 삶을 반추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누구나 그렇게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11인의 작가들의 삶은, 김상미 시인의 렌즈를 통해서만 본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정보와 감정이 넘쳤을 거라는 게 여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술에 몸 담은 사람들은 자아와 외부의 모든 정보와 감정들을 기민하게 알아차리고 그것에 대해 숙고하며 그 결과를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함으로써 삶의 방식을 구축해나가는 것 같았다. 적어도 11인의 작가들은 확실히 그랬다. 그렇다면 나는, 물론 작가도 아니고 예술계에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도대체 어떤 삶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일까.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내가 받아들이는 정보는, 내가 느끼는 감정은 궁극적으로 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있을까. 나는 그에 대한 결과물이 있는가. 이렇게 고민해보니 나는 그저 물 흐르듯 삶을 살아내기만 했던 것 같았다. 방향성도, 목적성도 뚜렷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바람이 일어난다! 살아야겠다!

그렇게 외쳤던 폴 발레리를 인용하여 제목을 딴 도서 <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는 문학인들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감성적인 무언가를 전달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독자에게 상당히 사변적인 시간으로 빠져들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살아야겠다. 김상미 시인이 과거의 순간들을 통해 나에게 전해준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더욱 적극적인 삶의 자세로 이끌어간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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