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루비 스팍스 (Ruby Sparks)' [영화]

글 입력 2017.08.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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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스팍스
(Ruby Sparks,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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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20대 후반의 캘빈(폴 다노)은 19세에 베스트셀러 소설을 쓴 천재적인 작가지만, 글이 안 써져 슬럼프를 겪고 있는 중이다. 상담 의사의 권유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쓰기로 한 캘빈은, 꿈에서 만난 여자를 바탕으로 빨간머리에 활기차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루비 스팍스(조이 카잔)를 만들어내고는 그녀에 대해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루비가 캘빈의 집에 나타난다. 그녀가 상상이라고 생각했던 캘빈은,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는 루비를 완전히 사실로 믿게 된다. 그 후 캘빈은 자신이 쓰는 글의 내용대로 루비가 변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를 이상형으로 만들기 위해 글을 통해 행동과 사고와 감정까지 조종해간다. 완벽해진 루비를 깊이 사랑하게 된 캘빈은 더 이상 그녀를 조종하지 않기로 하고 글쓰기를 멈춘다. 하지만 서로를 열렬히 사랑했던 캘빈과 루비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데… 
 
[ 출처 _ http://movie.na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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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의 리얼리티 
 

 영화의 장르가 모호하다.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젊은 남녀의 리얼한 사랑이야기 같고, 러브스토리라고 하기에는 주인공 루비는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인물이지 않은가? 장르를 붙인다면 판타지 리얼리티라고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공유보다는 디지털 같은 가상세계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 'HER'의 주인공이 인공지능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졌다면 '루비 스팍스'의 주인공 캘빈의 본인의 소설 속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두 영화의 차이점은 '루비 스팍스' 속의 루비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인물이라는 점 정도일까. 주인공 캘빈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기에는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그저 언제나 이상형을 만나기를 꿈꾸는 한 순수한 소년의 모습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허무맹랑한 판타지 영화라고 하기에는 한 남녀의 리얼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주인공은 왜 어린 시절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작가로 설정이 되었을까? 어린 시절 썼던 원고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로 급 부상한면서 그로부터 오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처음 순수하게 글을 쓰는 재미를 느끼던 작가에서 그때부터는 어쩌면 기계적으로 수정과 수정 그리고 수정, 완벽함을 위해 끝없이 달려가는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하려 할수록 부담감은 커져만 가고 두려움이 세상으로 부터 멀어지게 했을지도.

 개인적인 의견은 이렇다. 작가가 글을 쓰는 것처럼 사람이 사랑을 하는 것도 그렇듯이 완변학 하나의 문장을, 문단을 그리고 글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연인 사이에 완벽한 인연으로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사소한 개그에 함께 깔깔거리고, 보고 듣고 쓰고 읽고 다양한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던 시절을 잠시 잊고 어찌면 그 '완벽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 사랑보다 더 커질지도 모르겠다. 단지 다른 이유 없이 그저 글 쓰는 것이 좋았던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 아이의 마음처럼, 그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사랑의 감정을 온전히 만끽할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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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극히 평범한 것들에 대한 애정
 

"네가 있을 땐 너를 못 봤는데
떠나고 나니까 사방에 너만 보여"

"지금 그대로가 좋다고요"


 "그녀의 성격이 활발했으면 좋겠어요", " 그녀가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이 있으면 좋겠어요"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이상형들이 있을 것이다. 나의 완벽한 이상형이 내 옆에 있어준다면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이미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가. 하지만 문득 어느 날 현실의 세계와 꿈꿔오던 이상의 세계가 부딪혀 무언가에 뒤통수를 한대 크게 맞은 듯이 얼얼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상이라는 이름에 가려 그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그 뒷면의 모습들 말이다. 예를 들면 지나치게 활발해서 민폐 캐릭터터인 여자친구, 지나치게 얌전한 성격 때문에 속이 답답해지는 여자친구라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상'이라는 완벽해 보이는 실루엣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협상의 자세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라는 아주 간단한 마음가짐 말이다. 하지만 간단하다고 마음먹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나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꾸준한 트레이닝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해를 강요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이해라는 걸 감히 명령 할 수는 없으며 강제로 할 수도 없다. 강제로 한다면 그건 포기라는 단어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연애도 항상 돌이켜 보면 평범한 연애들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평범한 연애'란 둘만의 알콩달콩한 시간의 가지다가도 사소하고 큰일로 다투다가 다시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알콩들 콩 한 시간을 보내는 그런 연애들 말이다. 연인이라는 끈으로 묶여 있는 두 사람 사이에 기쁨, 슬픔, 증오, 분노 등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이 오고 가는 일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그런 여러 감정을 공유하면서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깊어간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화려하고 특별하다고 해서 꼭 완벽한 사랑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중함이 잊히는 그런 사소했던 부분까지 변하지 않는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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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것이 아닐 자유
 

" Ruby was just Ruby.(루비는 그냥 루비였다.)"
 

 캘빈이 이상하리 만큼 완벽하게 이상형으로 만들어낸 소설 속 주인공 루비.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강요를 합리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소유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이 부분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정의 내려지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정의가 내려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간관계, 사랑 등등 많은 부분에서 창조했다면 그것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창조와 소유는 필연적인 단어가 아니라 생각한다.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그렇다. 주인공 캘빈이 소설 속 주인공 루비를 탄생시켰을지 모르지만 그녀 또한 그의 소유가될 수는 없다. 완전한 사랑은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까? 어쩌면 완전한 나를 위한 사랑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사랑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사랑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서 캘빈 본인의 진정한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루비가 도와준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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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하나의 존재로 내게 다가왔고,
그런 그녀를 붙잡은 난 행운아였다."


A : "내가 애교가 많이 없는 편이라 어쩌지?", B : "너의 모든 행동을 애교처럼 봐주는 남자를 만나면 돼". 그렇다 이렇게 저렇게 재고 따지고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본인이 원하는 틀안에 가두려고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콩깍지여도 좋으니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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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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