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불면의 여름밤, 당신을 다독여 줄 플레이리스트 [음악]

글 입력 2017.08.0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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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뒤척여보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 그런 밤이 이어지는 요즘이다. 억지로 눈을 꼭 감고 힘겹게 별 하나, 별 둘 혹은 양 한 마리, 두 마리를 세어보기도 하지만 잠들기가 여간 녹록하지가 않다. 무더운 한낮의 열기가 온 세상을 계속해서 붙잡고 있는 것만 같은 여름밤, 더위에 지쳐 새벽이 왔는데도 아직 채 잠들지 못한 나의 몸과 마음을 위해 작은 음악 선물을 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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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르쯔 아날로그- 여름밤
- 2014년 발매된 헤르쯔 아날로그의 EP ‘어서오세요 여름밤’의 수록곡.


 헤르쯔 아날로그의 이 앨범 ‘어서오세요 여름밤’은 이름 그대로, 여름밤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들로 가득한 음반이다. 이 앨범을 계기로 본래 헤르쯔(허성준)의 1인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헤르쯔 아날로그는 여성 보컬 주하를 영입, 혼성 듀오 그룹으로 재탄생 했다.

 ‘어서오세요 여름밤’의 트랙들은 사실 모두 여름밤의 풍경들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이 곡 ‘여름밤’은 쉽게 잠들지 못하는 열대야 속에서 숙면을 도와줄, 열대야의 ‘ASMR’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곡이다. 시종일관 어쿠스틱한 반주와 어우러지는 보컬 주하의 독특하고도 편안한 목소리가 여름밤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한편 ‘여름밤’의 또 다른 버전도 최근 발매되었는데, 바로 헤르쯔 아날로그와 같은 파스텔 뮤직 소속의 보컬 홍재목이 부른 버전의 ‘여름밤’이다. 분명 같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홍재목 버전의 ‘여름밤’은 단촐한 기타 반주와 홍재목 특유의 담백한 보이스가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주하의 목소리가 ‘여름’의 느낌에 집중했다면 홍재목의 목소리는 ‘밤’의 느낌에 좀 더 집중했다는 느낌을 준다. 두 보컬의 색이 확실하기 때문에, 두 가지 버전을 모두 들어보며 비교해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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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페퍼톤스- 캠프파이어
- 2016년 발매된 페퍼톤스의 디지털 싱글 ‘Campfire’의 타이틀곡.


 힐링과 긍정의 메시지가 가득한 음악들을 노래하는 밴드 페퍼톤스. 페퍼톤스의 음악은 하나같이 전부 다, 활기찬 에너지를 내뿜으며 멜로디 그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듣는 이들에게 전파하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 발매한 이 곡 ‘CampFire’는 무더운 한여름의 끝, 그러나 채 가시지 않은 열대야의 찝찝한 기운을 페퍼톤스 특유의 상쾌함으로 몰아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노래 내내 이어지는, 마치 자그마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창법과 경쾌한 감성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왠지 캠프파이어를 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생기기도 한다. 밤에도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불쾌지수를 낮춰보고 싶다면, 꼭 이 노래를 들어보기를. 아마 마음이 조금은 개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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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유- 여름밤의 꿈
- 2014년 발매된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의 수록곡. (원곡: 김현식)


 곡 발표 이후로 이제는 여름밤 BGM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아이유 버전의 ‘여름밤의 꿈’. 90년대 특유의 감성이 짙게 배어있던 김현식의 원곡을 아이유만의 색깔로 완전히 재해석하며, 성공적인 리메이크 작을 완성해냈다. 한편, 아이유 버전과 김현식 버전의 두 곡을 비교해 들어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점도 발견할 수 있다. 두 곡을 연이어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듀엣곡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것인데, 마치 두 남녀가 서로 다른 곳에서 여름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겨울의 밤하늘처럼 깊고 어둡지는 않지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이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요즈음의 밤, 아련한 피아노 소리와 나지막히 읊조리는 듯한 아이유의 보이스는 훌륭한 여름밤의 안주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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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tacey Kent- The Summer We Crossed Europe In The Rain
- 2013년 발매된 스테이시 켄트의 정규앨범 ‘The Changing Lights’의 수록곡.


 아날로그와 디지털적인 감성이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는 것처럼, 수많은 보컬들도 저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보이스들을 가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아이유가 세련된 보이스를 가진 보컬이라면, 지금 소개할 스테이시 켄트는 유독 LP판과 잘 어울릴 법한 매력적인 아날로그 보이스의 소유자이다. 특히 그녀의 음색은 샹송을 떠오르게 하는 특유의 달콤함 덕분에 프랑스에서 인기가 높은데,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면 과연 그녀가 추구하는 재즈와 보사노바 장르에 단연 최적화된 보이스가 아닐 수 없다.

 이 곡 ‘The Summer We Crossed Europe In The Rain’은 스테이시 켄트의 남편이자 프로듀서인 짐 톰린슨이 작사, 작곡을 맡아 발표한 곡인데, 제목 그대로 빗속에서 유럽을 여행하던 지난 날처럼 연인에게 좋았던 순간으로 되돌아 가보자는 말을 건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종일관 편안하고 나긋한 느낌의 이 곡을 여름밤의 갑작스러운 드라이브 그리고 야경과 함께 한다면, 한없이 예민해지기만 했던 열대야의 시간들도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나무위키, genuis)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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