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리스의 여인들2탄, '트로이의 여인들'

감상을 앞두고 드는 생각들
글 입력 2017.08.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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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그리스의 여인들' 시리즈 1탄 < 안티고네 >를 보면서 연극이 끝날 때 쯤 그리스의 여인들 2탄인 < 트로이의 여인들 > 예고를 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8월이 되었다. 이번에도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로 < 트로이의 여인들 >을 보러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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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전쟁으로 피폐해진 도시에 시체들과 함께 남겨진 트로이의 여인들. 그들은 유린을 당한 채 노예로 전락한다. 트로이의 왕비 헤카베는 오디세우스의 종이 되고, 그녀의 딸 카산드라는 강간을 당한 채 아가멤논의 침실로 불려들어간다. 또 아킬레우스의 사랑을 받은 포리크세네는 무참히 살해되어 아킬레우스의 무덤에 버려지고,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는 원수 네오프톨레모스의 여자가 되어야 할 운명. 그녀의 갓난 아들은 그리스의 군에 의해 절벽에 던져진다. 참혹한 비극 속에 던져진 트로이의 여인들은 그럼에도, 그리스군의 잔학상을 비판하면서 인간다운 최후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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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과 가치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되었다는 극단 떼아뜨르의 그리스 비극, '그리스의 여인들' 시리즈. 별 생각 없이 보러 갔더 1탄 < 안티고네 >를 정말 인상깊게 봐서 이번에 볼 2탄 < 트로이의 여인들 >도 기대가 된다. 감상을 앞두고 시놉시스와 보도자료를 읽은 후 궁금한 지점이 몇 가지 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보여줄까

트로이_1.jpg
 

< 트로이의 여인들 >은 '그리스의 여인들' 시리즈 1탄인 < 안티고네 >와 마찬가지로 고통스럽고 힘든 상황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 하는 여인들과 그 존엄성을 짓밟으려 하는 세력의 대립이 주요 내용이다. 전작 < 안티고네 >의 안티고네는 그래도 왕의 친척이자 배신자의 동생이라는 이중적인 위치에 있었으므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 트로이의 여인들 >에 나오는 헤카베, 카산드라, 안드로마케, 헬레네 등의 여인들은 선택의 여지조차 없다. 패전국에 속한 그녀들은 꼼짝없이 승전국 남성들의 노예가 되어 온갖 고생 끝에 비참하게 죽게 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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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늘 불편한다. 그 불편함은 물론 이야기 자체가 끔찍하고 잔혹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피해자로서의 여성이 작품 안에서 다뤄지는 방식과도 큰 연관이 있다. 사회를 비판하고 가해자를 고발한다는 많은 작품들이 피해자인 여성을 타자화시키고 범행 과정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작품의 원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작품이 또 다른 포르노그래피의 양상을 띠게 디는 경우까지 있다. 같은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영화라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졸작과 훌륭한 작품으로 나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서 무거운 이야기를 다룰수록 제작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자체는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보여주고 그것으로부터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 지는 결국 제작자의 책임인 것이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시리즈 제목부터가 그리스의 '여인들'이고 여배우가 13명, 남배우가 3명 등장하는 만큼 우려하는 연출은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게다가 보도자료에도 계속해서 자신이 겪는 일의 부당함을 표현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용감하게 말할 줄 아는 여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피해자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관객에게 전할지 궁금하다.



대사는 어떤 화음을 이룰까

저번에 < 안티고네 >를 보면서도 대사들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뭐라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아름답다'는 말로 퉁쳤다. 이번에 보도자료를 보다가 내가 대사에 대해 느낀 바를 너무 잘 설명해 놓아서 한 번 그대로 인용해 보았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그리스비극은 텍스트의 정수만 추리고 남긴 다음 그 빈자리를 음악적 화법으로 대치하고 채워나감으로써 텍스트의 핵심을 가장 효율적이고 입체적이며 감각적인 방식으로 제시한다.


읽자마자 오 맞아! 이거였다. 표현하고 싶었지만 내 표현력이 부족해서 리뷰에서 쓰지 못했던 부분이다. 화음 이라는 건 서로 다른 음들이 만나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무대에는 열 명이 넘는 배우가 선다. 그들이 발화하는 대사는 어떤 화음을 만들어낼까? 아마 그 화음은 직접 가서 70분간 공연을 봐야지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정보>

기간: 8.10~8.20
화,금-오후 8시/토-오후 4시 7시
일, 공휴일-오후 4시/월-공연없음

장소: 예술공간 서울

공연시간: 70분

제작: 극단 떼아뜨르 봄날


본 공연은 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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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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