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어루만지는 피아노와 그 순간을 기록하다. [문화전반]

뉴에이지 피아노와 함께 하는 나의 생각들.
글 입력 2017.08.03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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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어루만지는 피아노와 그 순간을 기록하다.
with 뉴에이지 피아노


새벽, 글을 쓸 때면 자그마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켠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가 자연스럽게 노트북 자판에 손을 가져다댄다. 흘러나오는 음악은 가사가 있는 가요도, 클래식도 아니다. 또 즐겨듣는 뮤지컬 넘버도 아니다. 가사도 없지만 그 피아노 선율만으로도 새벽까지 깨어있는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장르가 있다. 그게 뉴에이지 피아노이다.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피아노는 커가면서 내 인생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느덧 내 곁에 지키는 가장 편한 친구가 되어있었다.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이루마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악보집을 사왔다 잘 칠 수 없어도 그냥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피아노의 힘을 알게되면 그때 부턴 믿게된다. 들을 수 있는 내 귀가 소중해진다는 사실을. 그렇게 하다보면 세상의 모든 것들에 감사해지는 순간이 온다.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 김광민




오늘은 엄마의 생일이었다. 달력에 크게 써둔 엄마의 생일. 나는 엄마를 생각하면서 고마운 것 중 하나가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해준 거였다. 언니를 따라 함께 배웠던 피아노, 그 피아노가 지금 나에게 얼마나 많은 힘이 되어주는 친구인 지, 엄마가 형제 다음으로 내게 선물한 보물같은 것. 오늘은 엄마생각을 하다가 이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우리 함께 할 날이 다시 오겠지요.

멀리 있는 것들에 대한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찾는 음악, 음이 가는 대로 건반 위 내 손을 그리며 나도 함께 그 위를 걷는 거 같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허공에 한번씩 던지다가도 결국에는 그리워할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다시 만날, 내가 두고온 사람들이 있다는 것으로도 안도될 때가 있는 거 같다.



그렇게 잊혀져 간다 - 센티멘탈 피아노

정신없이 살다가 불현듯 "시간이 벌써 이만큼 흘렀구나" 하면서 갑자기 네 생각이 퍽 하고 드는 순간이 있어. 그때 조금은 알 것 같았어. 네가 생각나지 않고도 나 혼자서 이만큼이나 삶을 하나 둘 세어왔다는 사실에 놀라워서. 돌아보면 그 긴 시간을 아파했던 건 정말 내가 치열하게 살지 않아서였나봐. 지금 보니까 아무것도 아닌데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기억이란 사람의 머리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없기에 다행이면서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아쉬운 거도 같아.

우리라는 기억이 얕아질 수록, 또 얇아질수록 매일 너와 멀어져가네. 참 우습지. 하루가 정말 딱 24시간인데 그 24시간의 1초 조차도 우리는 모르는 사이라는게. 어떡하지. 정말 어떡하지. 이제서야 내가 너를 잊어가나봐, 네가 내 기억에서 정말로 얇아져가고있구나 하는 그런 조금의 아쉬움이랄까.



다시, 돌아올거죠? - 이현 




대외활동을 하면서 20살의 어린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어떻게 저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저렇게 예쁘게 웃을 수가 있을까. 나도 저런 때가 있었을까. 나도 저렇게 열심히 했을까 하는 궁금증 같은 것이 맴돌았다. 그때 오빠가 "겨우 너도 20대면서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물었다. 우린 딱 우리가 산 시간만큼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건가보다. 내 나이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먹은 나이일테니까.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기에 조금만 더 어렸었더라면 이라고 자꾸 바람만 보태보는 거 같다. 글쎄, 20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뭐부터 할까를 고민하면 여전히 답은 하나다. 더 많이 놀고, 또 더 많이 놀고 이런거. 그런데 나중에 서른 살이 된 내가 부러워할 지금도 마찬가지겠지. 더 많이 놀고, 더 많이 놀고. 그래도 지금은 또 지금대로 좋은 것이 있다. 반대론 지금 내 나이가 내 인생에선 가장 젊을 테니까.



여름밤, 너와 - 멜로우 노트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밤은 모두 다르다. 특히나 냄새도 다르다. 여름 시골 밤하늘에 누워 하늘을 친구삼아 올려다보면 어떻게 이렇게나 많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참 별이 많다. 밤 하늘 가득한 별을 보면 꼭 동화속의 한 장면 같아서, 황홀하다는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동화책이 세상인 건지, 이 세상이 동화책인 건지, 밤하늘에 내가 누워있는 건지, 밤하늘이 우릴 벗삼아 누워있는 건지 모를만큼. 서울에 오면서 하늘을 올려다볼 일이 많이 없어졌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여름밤이 생각날때면, 가끔 서울의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보이진 않아도 어딘가에 있을 그 별을 찾아서.



다시 계절이 돌아오면 - 새벽감성


 


요즘엔 1시간만 나갔다 돌아오면 등과 이마에서 땀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8월이 어느새 첫 주가 지나고 있다. 이렇게나 시간이 빨리가다니... 금새 9월이 또 오겠지, 9월은 가을을 또 데려올텐데 계절이 하나하나 바뀔 때 마다 청춘도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 잊은 것들이 생각나고 다시 계절이 돌아올 때도 우리는 늘 앞으로만 나아간다. 지난 계절이 돌아오면 지난 내 시간들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제,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오늘,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다음 해에 만날 여름은 또 어떤 추억을 가득 안고 나에게 다가올까. 아침 6시, 새벽이 아침을 만들어내자 곧바로 알람이 울린다. 오늘이 시작되었다.





글_Darlene
영상_유투브


[김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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