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 앙상블 시즌 8, Dear Amadeus

글 입력 2014.07.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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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629일 두 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나는 2층 왼편 블록의 가장 앞줄에서 관람하였는데,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동행콘서트였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좌석을 채워 1층 객석에는 빈 자리가 남아있지 않는 듯했다. 듣던 대로 디토의 공연에서는 특히 20대 젊은 여성들과 어린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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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토 앙상블의 멤버. 왼쪽부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 첼리스트 마이크 니콜라스,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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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콰르텟의 멤버. 왼쪽부터 비올리스트 제시카 보드너, 다니엘 정, 첼리스트 김기현, 바이올리니스트 잉 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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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베이시스트 성민제.

 

무대 위에는 네 명의 디토 앙상블, 그리고 네 명의 파커 콰르텟, 마지막으로 객원으로 참여한 더블 베이시스트 성민제가 올라 총 10명이 섰다. 무대 위 연주자들의 자리가 정갈히 정돈되어 있고, 은은한 넓은 조명이 그들 위를 비췄다.

 

첫 번째 곡은 모차르트 세레나데 노투르나 D장조, K.239. 여덟 명의 연주자들이 4명씩 2개의 현악군으로 나뉘어 무대 중심을 기준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연주하여 그야말로 앙상블을 보여주었다. 각각의 현악군은 객석에 가까운 무대 바깥쪽부터 제 1, 2 바이올린, 비올라, 베이스 및 첼로 순서로 무대 안쪽까지 이어 섰다. 마지막으로 무대 가장 안쪽이자 두 현악군의 중심에서는 디토의 첼리스트 마이크 니콜라스가 팀파니를 연주하여 곡을 이끌어가는 동시에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었다. (그의 체격 덕분인지 퍼커션 연주가 매우 안정감 있었다.) 이 곡은 여느 세레나데가 그러하듯 궁정에서 열렸던 야외에서의 화려한 파티를 위해 작곡된 것이며, 1776년 당시 모차르트는 궁정 음악가로 일하며 사교 음악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였다고 한다.

 

두 번째 곡은 모차르트 현악 오중주 9단조, K.516. 객석에 가까운 자리에 다섯명의 연주자들이 중심을 바라보고 반원을 이루어 앉았다. 1 바이올린은 다니엘 정이 맡았다. 첼로를 연주하는 마이크 니콜라스의 모습도 이번 곡에서 볼 수 있었다. 애수가 가득히 느껴지는 이 곡은 총 네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3악장 정도부터였을까, 곡을 리드해 간 제 1 바이올린 다니엘 정의 연주가 물 흐르듯 부드럽고 그 누구보다도 섬세하여, 그의 연주를 듣고 있자니 가느다란 손가락의 여린 처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유연하면서도 단단히 곡을 이끈 그에게 관객 모두의 눈과 귀, 호흡마저 집중되는 듯 했다.

 

인터미션 후 마지막 곡은 모차르트의 현악 삼중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 E플랫장조, K. 563. 이 곡은 디토 결성 당시 용재 오닐에게 디토라는 이름의 영감을 준 곡이라고 한다. 6악장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악장마다 곡의 테마가 리듬감 있게 반복되어 곡 전체가 힘을 잃지 않았고, 세 명에 연주자만이 무대에 올라있었음에도 연주는 매우 풍성했다.

 

첫 번째 앵콜곡은 하이든의 세레나데로 스테판 피 재키브가 연주하고 나머지가 서포트해주는 양상이었는데, 재키브의 연주는 매우 자유분방한 느낌을 주었다.

 

두 번째 앵콜곡은,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지난 4월 이후 모두가 겪었을 아픔과 앞으로도 계속 될 고통들을 위로하고, 그 슬픔을 나누려는 듯 오닐은 연주 후 박수를 자제해 주길 정중히 요청했다. 바버의 아다지오는 첫 마디만 듣더라도 절절한 비통이 마음을 저리게 만든다. 그 저릿함에 남몰래 눈물을 훔친 관객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디토의 공연은 깔끔하고, 힘 있고, 알찼다. 한국의 음악팬들이 클래식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이처럼 좋은 연주자들과 좋은 공연이 더 필요하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한 사람이라도 더 클래식을 찾아 듣고, 그들의 관심을 넓혀 나가게 되었길 바란다.

[최다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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