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술과 맛있는 안주가 인격을 육성해 준다

글 입력 2017.07.2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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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맛있는 안주가 인격을 육성해 준다.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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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호기심으로 읽게 된 책.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은 저자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맛본 여러 술과 그와 어울리는 요리에 대해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한, 색다른 책이다. '여행+술'의 조합이 담긴 책이라 궁금했다. 얼마나 다양한 술이 있을까? 저자는 전 세계 어디를 여행하며 어떤 안주를 맛보았을까? 등 조금은 단순한 호기심에 펼친 책이었는데, 마지막장을 덮고나니 가장 강렬했던 것은 술과 안주에 대한 저자의 '표현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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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때 처음으로 술을 마시고, 직업이 사진가라면서 카메라를 팔아 술을 마시고, 밀라노에 체류했던 단 500일 동안 무려 1400가지의 비노(아탈리아 와인)를 마신 사람. 소주와 막걸리의 맛을 한국인보다 더 운치 있게 묘사하는 멋쟁이 할아버지. 40년 동안 세상의 거의 모든 술을 마신 남자.
바로 저자인 니시카와 오사무에 대한 설명이다. 그의 삶을 따라가면 그의 글이 어떻게 완성된 건지 알 수 있다.
 
진정한 주당, 니시카와 오사무는 술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그 열정으로 40년간 전 세계를 다니며 술을 마셨고, 60권 이상의 책을 써냈다. 이런 글이 나올 수 있었던건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다른 나라의 식생활문화를 우선 받아들여 몸소 체험하는,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도전정신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의 글은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일으킨다. 맛보고 싶게 한다. 그리고 당장 떠나고 싶게 한다. 정말 멋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스웨덴의 세계 제일의 악취나는 통조림과 아콰비트, 포르투갈 해변에서 만끽하는 정어리구이와 레드와인, 서부극을 흉내 내서 단숨에 털어넣는 미국의 버번, 오래될 수록 깊은 맛이 나는 중국의 소흥주 등.. 직접 가보지 않고, 직접 먹어보지 않고 강렬하고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모두 저자의 표현력, 유니크한 필치 덕분이다.
 
저자는 "술과 맛있는 안주가 인격을 육성해 준다."는 믿음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 믿음의 기저에는 '순수한 열정'이 자리잡고 있다. 진정한 애주가의 열정이 아니라면 이런 글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표현하는 것은 술과 음식에 대한 단순한 상식이 아니다. 한 잔, 두잔 들이켜며 음주에만 집중하고 혀나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마시고 또 마시며 감별력을 키워 '체득'한 것이라고 봐야겠다.
 
전 세계의 술을 맛보고 싶은가? 아니면 곳곳을 여행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읽는 것만으로 아주 많은걸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니시카와 오사무(西川治) 글․사진
이정환 옮김 | 펴낸곳 나무발전소
발행일 2011년 3월 2일 | 분야 에세이| 판형 | 신국판 무선
정가 13,000원 | ISBN 978-89-962747-6-6  13980
 


*목차*
 
프롤로그 수줍은 남자의 40년 술사랑 이력
 
제1장 유럽 편-스콜! 슬론체! 상테!
스카치를 마시며 송어 낚기-스코틀랜드*스카치(Scotch)
퍼브에 죽치다-영국*맥주(Bitter)
쓸쓸한 우유빛깔, 리카르-프랑스*리카르(Ricard)
오늘 저녁 키스는 사양-스웨덴*아콰비트(Aquavit)
그리스 감색 바다, 문어와 우조-그리스*우조(Ouzo)
타파스는 셰리와 함께-스페인*셰리(sherry)
정어리 1다스는 13마리-포르투갈*와인
가슴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노래 ‘파두’를 들으며-포르투갈*포르토(Porto) 와인
피에타처럼 투명한 그라파에 곤드레만드레-이탈리아*그라파(grappa)
가죽부대를 들고 한손으로 들이켜다-이탈리아*와인
베니스는 비-이탈리아*드라이 마티니(Dry Martini)
민들레 술-이탈리아*민들레 술(Dandleion Wine)
혀와 몸이 기억하도록 마시고 또 마신다-이탈리아*와인
 
제2장 아시아 편-건배! 요우! 마부헤이!
고압전류가 흐르는 듯한 라압의 여운-타이*메콩위스키(Mekong Whiskey)
바나나 숲속 센미 음식점-타이*라오 카오(Lao Khao)
무더운 방, 안타까운 거리감-필리핀*산미구엘(San Miguel)
꿈틀거리는 하얀 벌레와 함께 야자주를 “꿀꺽!”-인도네시아*뚜악(tuak)
부화 직전의 오리알 ‘빗론’을 먹다-베트남*비아 허이(Bia Hoi)
코끝이 찡, 독쏘는 맛이 일품 베트남 쌀 막걸리-베트남*르우껑(Ruou can)
술 익는 마을 오키나와 아와모리의 풍요로움-일본*아와모리(泡盛)
염소찌개는 정말 맛있어!-일본*워커(Walker)
장마철에는 소금뿐인 우루카-일본*니혼슈(日本酒)
나도 “막걸리”하고 외치고 있었다-한국*막걸리
생일날 꼭꼭 씹어먹은 산낙지회와 미역국-한국*소주
마귀를 쫓는 술, 마유주-몽골*마유주(馬乳酒)
노주 향기 가득한 곳, 소흥을 가다-중국*소흥주(紹興酒)
왕희지의 ‘난정’은 소흥에 있다-중국*소흥주(紹興酒)
 
제3장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편-치어스! 비바비바! 살루!
“파티에 오십시오”-오스트레일리아*맥주
3년 만의 재회, 5분 간의 침묵-뉴질랜드*와인
간발의 틈을 주지 않고 마신다-미국*버번위스키(Bourbon Whiskey)
커다란 글라스, 세 개의 빨대-미국*마가리타(Margarita)
맥주에는 감자튀김이 최고-미국*맥주
갓잡은 무지개송어로 푸짐한 안주를-캐나다*위스키(Whiskey)
마실수록 마음이 가라앉는 ‘카바의식’-피지*카바(Kava)
 
에필로그-맛있는 술과 안주가 인격을 육성해 준다
추천의 글-세계 술맛에 취하다-우메다 미카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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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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