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좀비영화의 아버지, 조지로메로 [영화]

글 입력 2017.07.2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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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계의 큰 별, 조지로메로가 2017년 7월 16일, 향년 7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현대 좀비 영화의 아버지이자, ‘좀비영화’ 라는 하나의 영화 장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단지 오컬트적 캐릭터에 지나지 않았던 좀비를 하나의 영화 장르로서 성장시키고 지금의 좀비 매뉴얼(깨물림을 통해 감염되는 것, 뇌를 공격해야 죽는 다는 것 등)을 세웠다. ‘살아있는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던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자 그가 영화계에 미친 영향력과 그가 ‘살아있는 죽음’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바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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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로메로
 

 그는 1940년 2월 4일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했으며, 영국의 뮤지컬 영화 《호프만 이야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영화 제작의 꿈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등의 호러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고 하는데, 이는 그가 좀비 영화의 거장이 되기까지의 밑바탕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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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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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들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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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들의 낮
 
 
  그는 28세에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으로 영화계에 데뷔했고, <시체들의 새벽>과 <시체들의 낮>에 이르기까지 일명 ‘시체 시리즈’ 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현대의 모든 좀비 영화들은 모두 조지로메로의 영향 아래 탄생했다는 것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 좀비 영화 속 좀비의 모습은 그의 ‘시체시리즈’ 속 좀비의 모습과 닮아있다. 한 번 감염되면 인간을 먹는 식인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점과, 깨물림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 뇌를 공격해야 더 이상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 불에 약하다는 점 등등 현대 좀비 영화 속 등장하는 좀비들의 기본적인 설정은 모두 조지로메로의 작품에서부터 시작 된 것이다.
 
  그의 영화가 영화사에 있어서 큰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단지 현대 좀비 영화의 기초적인 매뉴얼을 제시해서만이 아니다. 그의 영화에는 좀비와 그들에 맞서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는 의식이나 사고 없이 인간의 살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좀비의 모습으로 자본에 대한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을 투영해냈다. 또한, 조지로메로의 처녀작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의 주인공 역은 흑인인 ‘듀언 존스’ 인데, 그 당시 흑인 배우를 주연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주인공인 ‘벤’은 흑인으로, 좀비에게 공격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용기 있게 대처해 나간다. 벤은 마지막까지 살아남게 되지만, 좀비를 토벌하러온 백인 구조대가 벤을 좀비로 오인하여 어이없는 죽음을 맞게 된다. 이 장면을 통해, 그 당시 관객은 흑인 인권운동의 주역인 마틴루터 킹의 암살사건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하고 살아남은 벤을 백인들로만 이루어져있던 구조대가 좀비로 오인하여 총으로 쏴서 죽이는 장면은, 인종적 갈등이 고조되었던 1960년대 미국사회의 모습을 비판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우회적으로 폭로하고 있는 장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좀비는 산사태나 허리케인 같은
저 바깥의 재난 일수 있다.
이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때에 관한 것이다.

-조지로메로-




 그는 ‘죽은 자’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지만, 영화를 통해 ‘산 자’ 들의 삶과 그들이 사는 사회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왔다. 그의 영화는 단순히 공포감을 주는 ‘좀비영화’ 아니었다. 그는 극한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상을 스크린 속에 그대로 투영해 관객들로 하여금 인간의 삶을 고찰하게 했다. 단순한 공포감만을 주었다면 그의 영화는 전설로 남지 않았을 것이다. 공포감 속에서도 읽을 수 있었던 그의 진중한 메세지는 대중을 열광케 했다.
 

 
 
  좀비 영화의 전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은 저작권이 소멸되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그의 처녀작이자 모든 좀비영화의 아버지가 된 이 작품에서는 현대 좀비 영화의 빠른 전개와 숨 막히는 공포와는 다른 느릿한 전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포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느릿한 공포감 속에서도 그가 놓치지 않은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보길 바란다.





이미지 출저: 구글 이미지


[박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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