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디자인의 민주화, 카림 라시드展

글 입력 2017.07.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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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카림 라시드展에 다녀왔다. 이 전시는 6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리며, 세계 3대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카림 라시드의 여러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처음 이 전시의 포스터와 전시된 몇몇 작품들을 사진으로 접했을 때, 나는 그 색감에 매료되었다. 온통 분홍빛으로 이루어진 공간과 작품이 참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카림라시드展_포스터.jpg



단순함과 색감

  전시회장에서 직접 마주한 그의 작품들은 역시 매료될만한 색감을 지니고 있었다. 강렬한 색감이 들어가자마자 나를 사로잡았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돋보이는 색감은 '분홍빛'이었다. 분홍빛 색감은 때론 아주 강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작품에 녹아있었다. 카림 라시드의 작품에서 또 특징적이었던 것은 작품이 굉장히 단순했다는 것이다. 그가 디자인한 의자와 책상, 스탠드 등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모두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대부분 굴곡진 선으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자아냈다.


사진모음 .jpg



그의 디자인 철학, '디자인 민주주의'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카림 라시드의 작품을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하다보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벽 뒤의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영상의 내용은 주로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쓰레기통'에 관한 것이었다. 쓰레기통은 굉장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물건이지만, 그 안에는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 사용하기에 편리해야 한다는 것. 카림 라시드는 오늘날 많은 산업 디자인들이 넘쳐나지만, 그런 디자인이 정말로 실용적이고 기능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에는 사각형 모양으로 계속해서 디자인되고 있으나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다. 필름을 카메라 안에 넣어야 했던 필름 카메라 시절의 디자인이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디자인되고 있는 것이다. 카림 라시드는 오늘날 디자인의 이러한 부분들을 지적하며,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은 기능적으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디자인 민주주의.png

 

  카림 라시드는 쓰레기를 많이 담을 수 있고, 버릴 때 손에 쓰레기가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쓰레기통의 윗 부분을 굴곡진 형태로 디자인 하였다. 손잡이 부분을 더 높게 하여 사용감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카림 라시드가 추구한 디자인은 이처럼 우리 일상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이며,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카림 라시드는 그의 매니페스토에서 "현시대의 디자인이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위적으로 구축한 환경을 철저하게 미화美化하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온갖 종류의 물건으로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들 중에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도무지 기능적이지도 않고, 전혀 아름답지 않은 것들도 있다.
- 전시 큐레이션 中 -




  오랜만에 관람한 전시회였는데, 기대했던 만큼 즐거운 전시였다. 이번 기회에 '카림 라시드'라는 디자이너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디자인'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시 중간에 그의 작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더욱 가까이서 그의 작품을 느낄 수 있었다. 학기를 마치고, 여러모로 참 즐거운 전시를 다녀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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