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카림 라시드'로부터 살펴본 '진짜 디자인'

글 입력 2017.07.0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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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라시드전 포스터.jpg
 

 초등학교 때부터? 아니 어쩌면 더 어릴 때부터 미술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특별히 미술 시간이 싫다거나 재미가 없다고 느꼈던 적은 없지만, 항상 나의 그림을 본 친구들은 이게 뭐냐며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그림을 그리는 예술 천재는 아니었으므로, 그저 재능이 없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림 그리기 실력과는 별개로, 나름 이런저런 여러 경험을 하면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항상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한 평소 생각 때문인지 주변에 미술 하는 친구들이 꽤 있었고, 디자인 전공 친구들도 있었다. 덕분에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자인 툴들과 친근하게 지낼 수 있었고, 따로 배운 바가 없는 것치고는 제법 능숙하게 곧잘 디자인을 해내곤 했다. 학교에서는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혹은 어떤 문서를 제출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이쁘게 만들었던 것 같고, 학교 밖에서는 여러 포스터, 카드 뉴스, 제안서, 계획서, 기사 등 어떤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항상 디자인을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래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세계 3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전시회는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카림 라시드 전시회를 보면서 정말 양껏, 마음껏 그 디자인 세계에 빠질 수 있었다. '진짜 디자인'이 무엇인지, '왜 디자인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그의 이념과 그것이 담긴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와 가치에 대해 알게 되었다.



1. 인간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작품들은 모두 인간의 욕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편안하거나 사용하기 쉬운 것, 즉 실용성을 원한다. 그리고, 인간은 '미'를 추구한다. 카림 라시드는 그의 매니페스토에서 '현시대의 디자인이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가 인위적으로 구축한 환경을 철저하게 미화하는 행위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는데, 이렇듯 평소에도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이기도 한 일상생활의 물건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 의도가 담긴 대표작으로는 의자, 휴지통 등이 있다. 우아한 곡선과 강렬한 색채로 미적 아름다움을 창출하였으며 의자에서는 편안한 자세를 생각했고 휴지통에서는 쓰레기를 담기 쉽게, 손잡이를 깔끔하게 잡을 수 있는 실용적 제품을 고안했다. 나아가 대량생산 시대에 알맞게 만들어진 것, 기술성과 디지털화를 반영한 또한 같은 맥락에서 예술성과 기능성을 모두 담은 혁신으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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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림 라시드의 작품들 >



2. 대중들에게 공감되는 독창성


 "인간은 창조하기 위해 지상에 왔다."라고 말했듯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은 독창적이었다. 직접적으로는 그의 디자인임을 나타내는 기호들이 그러했다. 그가 사용하는 약 55개의 기호들은 모두 각각의 의미를 가지며 카림 라시드의 독창적인 상징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의 한없이 부드러운 곡선과 눈에 띄는 색채들은 충분히 독창적이었다.

 가끔 누군가의 독창적이고 차별적인 디자인은 누군가에게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은 독창적이면서도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디자인에는 인간의 행동 방식, 감각, 정신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라고 생각한 카림 라시드는 그러한 요소들을 디자인에 고려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디자인에는 인간의 삶 자체가 담겨 있었고,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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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림 라시드의 기호가 들어간 작품들 >

 

3.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에는 무엇 하나 헛된 것이 없었다. 그는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고, 그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어떤 것도 의미 없이 만들지 않았고, 항상 가치를 부여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작품인 '글로벌 러브'또한 그랬다. 물론 일상생활에 쓰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사랑과 평화, 통합'을 의미하는 이 작품은 전쟁, 국경, 계급의 통념을 넘어서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또한 친환경적이고 공공의 이익을 나타내기도 하는 작품들에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그의 이념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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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림 라시드 _ Pleasure Escap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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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림 라시드 _ Global Love >


사진 출처 _ 카림 라시드 展 보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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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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