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반은 전시공간 반은 아트샵, FIFTY FIFTY [문화 공간]

글 입력 2017.07.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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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전시공간 반은 아트샵
FIFTY FIF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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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FTY FIFTY를 처음 알았던 것은 작년 11월, 블랙코미디 일러스트레이터 조안코넬라의 개인전이 이곳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이다. 독특한 이름과 컨텐츠 때문인지 전시보다는 공간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신기하게도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관심이 많은 내가 평소에 구독하는 SNS페이지에 게시되는 문화행사 중 상당수가 FIFTY FIFTY에서 개최되고 있었다.



1. FIFTY FIFTY가 걸어온 길


 FIFTY FIFTY는 아트샵과 갤러리의 기능이 반반 수행되는 공간의 특성상 그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곳은 아트토이를 중심으로, 2013년 10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입구에는 갤러리현대의 쇼윈도와 비슷한 팝업데스크에 독특하고 귀여운 아트토이나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이를 지나면 아트샵이 전시공간으로 들어가는 연결통로가 된다. 따라서 이곳의 컨셉은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가 있는 갤러리’이며, 아트샵과 갤러리 모두가 운영팀에게는 놓칠 수 없는 컨셉이라고 한다. 갤러리 역시 전시뿐 아니라 공연이나 브랜드 런칭파티 등 여러 프로젝트와 이슈를 진행할 수 있는 곳으로, 각각 다른 주제와 목적에 따라 또 다른 공간으로 그 모습을 바꾸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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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전시는 2013년 9월 NBA, NIKE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아트토이 디자이너 COOLRAIN과 일러스트레이터 GFX의 듀오전이었다. 명성 있는 작가들과의 콜라보와 함께 공간을 오픈한 만큼, 이후 진행된 아트토이/일러스트 전시 또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2015년의 기획전시 《WHOLE STORE》은 키덜트의 대표적 아트토이인 베어브릭과 '다프트 펑크' 콜라보레이션 출시기념 전시로, 소니 뮤직에서 디제이부스를 특별 제작해주기도 했다.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조안코넬라 역시 FIFTY FIFTY에서 첫 내한 개인전을 가졌는데, 당시 작가 유명세에 힘입어 큰 홍보효과를 얻기도 했다.

 FIFTY FIFTY는 탁 트인 공간을 파티장소로 이용한다. 2014년 10월에는 슈즈브랜드 애시드펑크의 패션위크 애프터파티가 열리기도, 올해 5월에는 스니커즈브랜드 엑셀시오르의 ‘EX-HIBITION’ 컨셉의 비주얼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공간은 전시, 파티, 그리고 공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다.



2. FIFTY FIFTY의 설립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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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공간 설립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 비해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적었고, 여기서 설립자 손상우는 대안공간의 필요성을 실감했다고 한다. 유명하고 대중이 알아주는 것을 보여주는 A급 갤러리의 특성상 우리나라의 그래피티, 아트토이 작가들은 설 곳이 없었다. 그래서 운영팀은 일종의 연쇄작용처럼, 기존의 공간과 다른 공간을 만들어야 활동할 수 있는 작가들이 많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활동이 많아지면 보여주는 작업도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대중에게 알려지면 소비가 이루어지면서 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FIFTY FIFTY 의 갤러리 디스플레이는 아이들도 볼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게 설정했다고 한다.

 FIFTY FIFTY의 본거지는 갤러리이지만, 다른 갤러리와는 다르게 전시와 다른 부대행사의 무게를 비슷하게 설정했다. 보다 대중적이고 젊은 시각예술을 선보이기도 하고. 따라서 그들은 명확한 전시대상 선정기준을 지니고 있다.


첫째, 자기 자신만의 철학을
명확히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일 것

둘째, 장인정신을 가지고
꾸준히 앞을 나아갈 것

셋째, 결과물이 보는 이로 하여금
심미성을 느끼게 할 것

넷째, 앞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전시의 형태와 대상이 진보적일 것


 앞선 조건들 때문인지 FIFTY FIFTY는 아트토이의 판매와 전시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공산품에 불과한 토이라는 개념보다는 대중적이면서 작가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있는 작품으로써의 의미가 훨씬 크다고 한다.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이자 행보는, 편안하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진보적인 아트를 선보이는 것이다.



3. FIFTY FIFTY의 운영 방향


 FIFTY FIFTY의 운영팀은 전시와 아트샵, 그리고 대관 작업을 각각 다른 팀원이 수행한다. 시각적인 부분과 전시를 담당하는 문현철 매니저는 건축, 디자인, 의류 유통 등 다양한 약력을 가졌는데, 도시공학 전공자로 우연한 계기를 통해 FIFTY FIFTY를 알게 된 후 개인적인 친분으로 공간 운영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FIFTY FIFTY가 세상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대중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돕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립자 손상우는 부다덕이라는 닉네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아트샵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힙합음악을 좋아해, 랩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상경했다. 고등학교 때 활동하던 미술동아리 동료들을 통해 그래피티 팀 KAWS를 접하고, 관련분야를 찾아 탐색하다가 아트토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트토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대표 브랜드 킨키로봇에서 근무하면서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손상우는 FIFTY FIFTY를 운영하면서 아트토이를 효과적으로 선보이고, 이를 하나의 콘텐츠로 선보이고자 했다. 그는 장난감 판매자가 아닌 아트토이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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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FTY FIFTY를 방문하는 이들은 주로 아트토이나 서브컬처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다. 그래피티나 일러스트 등 기존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르들을 주로 다루는데, 최근 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기획전이 진행될 때는 항상 관람객이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의 런칭파티나 공연 등은 유사 장르의 마니아층에게 공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5. 신사동과 FIFTY FIFTY


 갤러리 설립 이전, FIFTY FIFTY의 위치는 약 1년간 미정 상태였다고 한다. 압구정, 삼청동 등 다양한 갤러리들이 위치한 지역도 그 물색 대상이었다. 최종 종착지가 가로수길이 된 것은 대중성을 위해서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어필하고자 했고 꼭 상업성을 지향하는 스토어가 아니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선보이고자 했다. FIFTY FIFTY가 위치한 골목 건너편에는 라인프렌즈 스토어가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를 선도하는 이들이 먼저 기여를 해야 다음 세대가 보다 다양하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따라서 국내 문화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신사동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갤러리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던 행인들이 지나가다 쇼윈도를 보고 호기심에 들어오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빠른 주기로 새로운 전시나 행사들이 소개되고 있어 기존 방문객 역시 호기심과 이전의 호감에 이끌려 다시금 FIFTY FIFTY를 방문하게 된다.

 현실적인 여건 상 대안공간은 수익창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알아본 FIFTY FIFTY의 경우 지향하는 문화를 선도함과 동시에 수익 창출 또한 효과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공간이 순수미술의 밀집 지역인 삼청동에 위치했다면 과연 이 만큼의 흥행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생각도 잠깐 해 보았고. 아트샵과 갤러리가 물 흐르듯 연결되는 서사구조 또한 감각적이었는데, 이렇게 서로 다른 영역을 조화롭게 구성한 기획력 또한 눈여겨 볼 만 하다. 독특한 아트굿즈와 전시, 그리고 가로수길의 분위기를 동시에 만나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FIFTY FIFTY를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떨까?
 



사진 출처 : Google Image
참고 자료 :  door creative, FIFTY FIFTY, 2016년 5월호,
The ICON TV, 디자이너 문현철
VISLA Megazine, 2015, 손상우 인터뷰
글 : 에디터 10기 신예린
[신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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