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림 라시드, 그의 디자인 세상과 Digipop [시각예술]

카림 라시드의 다채로운 패턴, Digipop에 대해서
글 입력 2017.07.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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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림 라시드 전에 학생 디자이너로 참가하게 된 이후로, 이런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되었다. '혹시 카림 라시드라는 디자이너를 알고 있나요?' 이 질문을 던졌을 때, 답변은 거의 반반으로 나뉘었는데, 대부분 많이 아는 편에 속했다. 그럴 것이, '카림 라시드(Karim Rashid)'는 그래픽 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을 넘나드는 스타 산업디자이너다. 그의 작품도 유명하지만, 또한 그 자체도 '스타'에 걸맞은 인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만난 카림은 자신이 디자인한 패턴의 슈트를 입고 하얀색 매니큐어를 칠한, 그야말로 '스타'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카림 라시드의 작품을 본 적이 있을까? 카림 라시드의 이야기를 꺼내면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파리바게뜨의 물병을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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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라시드와 파리바게뜨가 손잡고 만든 '오(EAU)' 물병, 50억 이상의 매출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다들 익숙할 것 같은 이 물병은, 뚜껑이 컵의 역할을 함으로써 따로 컵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컵은 둥그스름한 밑면을 가지고 있어 평평한 곳이어도 세워놓기 힘들다. 라시드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 사람들이 쉽게 아무 장소에나 컵을 버리고 갈 수 없게 했다고 한다. 단순히 예쁜 물통이라고 생각했던 물병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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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라시드의  'Garbo' 휴지통, 전설적 여배우인 그레타 가르보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았다.


  위의 작품 또한 카림 라시드의 대표작인 가르보 휴지통이다. 전설적 여배우인 그레타 가르보의 이름을 따와, 가르보 휴지통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쓰레기통은 보통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도록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를 상징하는 곡선의 유기적 형태와 톡톡 튀는 컬러가 돋보인다. 또한, 여러 개를 겹쳐 놓아도 손잡이가 위로 향해 있어 휴지통을 하나하나 분리하기에도 편리하다. 

  이렇듯 단순하게만 보였던 제품에는 다양한 스토리와 시행착오, 그리고 디자이너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숨어져 있다. 카림 라시드는 제품 디자이너로 많이 알려졌지만, 오늘은 그의 패턴 디자인에 대해서도 주목해보고자 한다. 'Digipop'은 패턴이지만, 디지털로 만들어진 패턴이다.



카림 라시드의 아이덴티티가 숨어져 있는 패턴 'Digipop'


  디지팝은 카림 라시드 작품의 특성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패턴 디자인이다. 카림 작품의 특성이라면 유기적인 곡선, 부드러운 원형, 라임/오렌지/핫핑크 등의 밝고 가벼운 컬러, 사이버 기호 등이 있다. 디지팝 안에는 이런 모든 특성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디지팝은 스치듯이 보더라도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작품 중 디지팝을 강조해서 소개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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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pop으로 표현한 카림 라시드와 그의 Digipop패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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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라시드의 Digipop패턴들 


  카림은 "현재 디자인이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구축한 환경을 엄격하게 미화(美化)하는 행위이다."라는 디자인관을 밝힌 적이 있다. 그의 말대로 디지팝은, 패턴으로써 전 세계를 거쳐 표면 디자인(Surface Design)에 사용된다. 디지팝은 꾸밈이 필요한 공간 혹은 밋밋한 공간, 이를테면 전시회장이나 벽지, 카펫, 인테리어 디자인 등 여러 장소의 곳곳에 사용되고 있다. 2D인 패턴은 카림의 작품, 카림의 세상에 3D로 입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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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pop으로 표현한 공간
    

  올해 6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는 카림 라시드의 전시에서는, 그의 디지팝 패턴이 만들어 낸 색다른 세상을 느낄 수 있다. 다녀온 경험으로는 모든 장소에 그의 디지팝 패턴을 입힘으로써 정말 카림의 세상을 재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꼭 가봐야 할 전시 섹션으로 카림 라시드의 디지팝 세상을 꼽았다.


“21세기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아티스트가 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가 가득한 시대이다.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내 역할은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 카림 라시드


  아직 카림 라시드의 전시에 가보지 않았다면, 혹은 갈 생각이 있다면 전시관 5번째에 위치한 'Digipop'섹션에 주목해보자. 카림의 세상을 조금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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