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비극의 주인공 리골레토, 그리고 우리 주변의 리골레토 [공연]

글 입력 2017.07.0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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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리골레토> 는 베르디의 작품이다. 완벽주의자이자 세심했으며, 작곡감각이 뛰어났던 베르디. 옾페라 공연속에서도 그의 성격 처럼 세심함과 귀에 한번에 익는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다.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해내는 작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작품을 오페라화 한 리골레토는 당대 사회의 왕족과 귀족의 실화가 가미된 오페라라고 한다.

주요 등장인물은 바람둥이 난봉꾼 공작 만토바, 그의 광대 곱추 리골레토, 리골레토의 외동딸 질다, 자객 스파라푸칠레, 그의 여동생 막달레나 등 총 5명의 주요인물이 등장한다.

리골레토의 줄거리는 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살아가고 주위로 부터 멸시당하여 특히 귀족으로 부터 항상 원한을 갖고 살아가는 가난한 곱추, 리골레토는 만토바궁성에서 귀족 만토바공작의 광대로 일을 한다. 광대를 하면서 만토바를 부추겨 많은 귀족들의 딸을 꼬여내여 농락당하게 만든다. 겉으로는 만토바의 종처럼 굴지만 그는 그렇게 귀족들에 대한 복수를 하고 있는것이었다. 악역인듯 보이는 리골레토에게는 사랑하는 외동딸 질다가 있었다. 그는 그의 딸이 이런 더러운 세상에 엮길까 싶어 딸을 숨기며 애지중지 키워왔다.

그러던 어느날 교회에서 질다와 만토바공작이 우연히 만나 질다는 만토바공작을 사랑하게 되고 난봉꾼 만토바는 그런 질다를 농락함에 그친다. 이를 알고 분개한 리골레토는 스파라푸칠레를 고용하여 만토바를 죽이길 사주하고 스파라푸칠레는 여동생 막달레나의 유혹기술을 이용하여 만토바를 꿰어내어 죽이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막달레나가 만토바를 좋아하게 되고 결국 만토바대신 자신들의 민박집을 찾는 첫손님을 대신 죽여 리골레토에게 가져다 주기로 한다.

이 과정을 모두 우연히 알게 된 리골레토의 딸 질다는 자신의 사랑 만토바를 대신하여 죽기로 결심하고, 첫손님으로 자신을 가장하여 질다는 만토바 대신 죽게되고 리골레토는 자신의 복수를 이루어 내는 대신 저주로 돌아 온 사랑하는 딸의 죽음앞에서 슬퍼하며 비극으로 극은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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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추 리골레토'를 보니, '베니스 상인의 유대인 샤일록' 이 생각이 났다. 참으로 흡사한 삶을 가진 이들은 참 불쌍하다. 사회가 이들을 외곽 어두움속으로 내 몰았고 이들은 어쩔수 없이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방식을 스스로 발전시켜야했다. 또한 불안전한 삶과 부자유스런 삶속에서 당연스레 증오도 키워나갈수 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그들이 삐뚤어 졌겠는가? 이것은 결국 비정한 사회가 그들을 악역으로 만들어 버린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라고 느끼고 사랑하고 모든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않을 부정을 쏟은 외동딸, 그러나 주변은 그런 딸까지 빼앗아 끝까지 그들을 외롭게 하였다. 정말 그들의 삶은 심하게 비극적이다. 나는 마음이 너무나 시리기 까지 한다.

오페라 리골레토를 보고 나는 지금 내가 사는 세상과 비교를 하여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교육을 받게 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인식이 바뀌어 가며 세상이 발전해나간다고 하여도 세상에는 항상 어김없이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가 있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도 많은 것들이 개선 되어 나가고 있지만 이들의 겪어나가야 할 삶은 항상 녹록치가 않다.

얼마 전 서핑을 하다가 기사와 시사 다큐의 장면을 모아놓은 글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이 사회는 리골레토의 사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어떤면에 있어서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인종차별, 갑질, 수많은 차별과 무시 그리고 기준모를 계층나누기가 너무 당연스럽게 이 사회속에 깊숙히 존재하고 있었다.

옛날에 만들어 졌던 오페라, 희곡 등의 당시 작품들에서는 정말 이런 교육수준도 미비하였고 사회가 지금보다 발전되지 못한 사회였기에 약자가 당연하게 가혹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비극으로 극을 맺는게 당연하고 어색하지 않은 사회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인식이 변화하는 지금 사회에서는  당연한 결말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현대에 새로운 오페라가 제작된다면, 소수나 약자가 비극이 아닌 모든걸 겪어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해피엔딩의 작품들을 보고싶다. 그렇게 되려면 사회를 반영하는 오페라의 특징중 하나처럼 지금 사회부터 더 큰 변화해야 하지않을까 싶다. 여전히 현대에 만들어진 작품에서도 똑같은 현대판 리골레토가 나온다면 매우 우울할 것만 같다.

이 극을 본다면 단순한 비극적인 작품을 본 슬픔에서 벗어나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나의 주변에 도움과 사랑이 필요한 불쌍한 리골레토가 없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만토바공작 혹은 귀족들이 되어있지는 않은가. 혹시 리골레토의 작품이 나의 삶속에서 존재하고 있다면 그게 바로 진정한 비극이다.


[서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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