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8/15)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국립박물관 특별전
글 입력 2017.07.03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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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에 깃든 역사, 시대를 보는 작은 통로"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국립박물관 특별전-


프랑스단추전 포스터 최종.jpg

 



벌써 2017년의 7월을 들어섰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 것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나'싶을 정도로 순식간으로 느껴지는 6개월이었다. 지난 시간을 회상하고 추억하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활동하던 대외활동도 하나, 둘 수료를 앞두고 있거나 수료를 마쳤고, 학교도 종강을 하였다. 지금까지의 나의 2017년은 잘 한 것도 잘 못한 것도, 뿌듯한 일도 잊고 싶은 일도 있다. 되돌리기엔 늦었고 후회 하기엔 앞으로의 시간이 너무나도 빛난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주어진 현재의 시간에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자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게 된다. 우리에겐 아직 남은 6개월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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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리뷰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국립중앙박물관도 7월을 맞이하며 몇 가지의 변경사항이 있었다. 박물관도 여름나기 준비 중이구나. 7월 1일부터 개관시간이 오전 10시로 변경된다. 더불어 매주 수요일에 진행 된 큐레이터와 대화는 18:30~19:30으로, 전시 해설(도슨트)은 평일 3회 10:30, 11:30, 15:00 과 주말 1회 10:30 로 변경된다. 미리 확인하여 원활한 관람 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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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옷을 입을 때 '단추'를 보고 옷을 골라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단추는 옷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단추는 그저 옷을 여미거나 푸는 데 편하게 하기 위한 기능적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추의 '장식적인 목적'까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옷의 변화에는 민감한 우리가 단추의 역사에는 왜 관심을 갖지 않아 본 것일까. 너무나도 사소해서? 크기가 작아서? 하지만 단추는 그것이 달려 있는 옷과 결코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이런 작은 단추에도 역사와 스타일 변화의 흐름이 있다.

18세기에는 궁정예복의 값비싼 장식물로 또는 혁명의 구호를 담은 정치적 메세지로 사용되었는가 하면, 19세기에는 부르주아 사회의 규범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식으로 자리 잡았다. 20세기에는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의복을 돋보이게 하는 개별적인 작품으로 탄생하였다.

전시장에 입장하면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있다.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단추를 만나볼 수 있다. 빛이 밝혀지는 렌즈로 그 재질과 섬세한 세공 디자인을 자세히 볼 수도 있다. 플라스틱, 가죽, 카메오, 밀짚, 비즈, 끈, 라피아야자수 섬유, 모피, 파스망트리, 강철, 청동, 뿔, 나무, 종이, 도자기, 콩피녜, 자개, 흑옥 등 '이런 것으로도?' 싶을 정도로 많은 자연물이 단추의 재료로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18세기, 단추의 황금기
19세기, 시대의 규범이 된 단추



'단추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18세기 단추는 워낙 예뻐서 펜던트 등 다양한 용도로 바꿔 사용해서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화려한 궁중문화가 더해져서인지 단추는 금, 은, 보석 등 '길드'라고 이야기 하는 세공사 같은 장인 조합에서 만든다. 기분 내키는 대로 단추를 바꾸는 남성들을 위해, 정치적인 주제나 사랑의 메세지, 동물이나 건축물의 경관 등을 묘사한다. 실제로 보니 정말 단추가 아닌 하나의 뱃지, 혹은 장신구와 같다. 손이 많이 가는 '자수단추'와 고대 신화, 인물에 관련된 것,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그림을 그려 넣은 '그림단추'도 볼 수 있었다. 이 당시의 단추들은 머리카락으로 버드나무를 표현하고, 프랑스 혁명 당시의 씨앗과 풀을 넣으며 당시의 개인과 사회를 담은 '작은 세계'였다.

19세기 초, 영국과 프랑스 상류층에서 일어났던 하나의 사조인 '댄디즘(Dandyism)'은 기존의 남성복의 형태를 바꾸어 놓았다. 반바지에서 긴바지로, 연미복 형태에서 요즘의 수트 형대로 남성의 옷이 심플하고 깔끔하게 변화한 것이다. 독특한 점은 넥타이 대신 스카프 같은 것을 이용하였는데,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을 위해 무려 6시간을 소요할 만큼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역시 시대가 지나도 본인의 취향을 어필하고 멋을 부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한 것이 아닐까.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은 사회의 모습을 완전하게 바꾸어 놓았다. 시대 분위기를 가장 먼저 반영한 것은 역시 복식문화. 보다 더욱 실용적이고 활동적으로 바뀌게 된다.



옷은 살아 있는 것이다.
그림처럼 벽에 걸려 있어도,
책처럼 책장에 꽂혀 있어도 안 된다.

-엘자 스키아파렐리



이어서 20세기 초반에는 '멜로디 드레스'는 최초로 여성들을 코르셋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늘 여성의 몸을 옥죄는 옷이었던 코르셋은 몸 있는 그대로가 아닌, 기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였다면 이제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패션의 왕'으로 불리며 프랑스 패션계를 지배했던 디자이너 '폴 푸아레'(1879~1944)의 공이 크다. 여성의 신체적 자유에 집중한 첫 번째 인물이니까.

현대적이고 모던한 특징을 가진 '아르데코' 스타일도 1920년대에 유행이었다. 기능성과 단순성을 추구한 아르데코 양식은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표현이 탁징이며 현대적 속도감이 배어나오는 매끄러운 선을 선호하고 금은검은색과 원색 사용하였다. 이처럼 단추의 예술화가 진행된 이 20세기에는 단추가 의상 디자인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프랑수아 위고'와 '코코 샤넬', '엘지 스키아파렐리' 등이 그 당시의 유명 디자이너다.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장구모양, 나비모양 등으로 드레스의 중요한 요소로 단추를 사용하며 기능성보다는 장식성에 집중한 모습이 눈에 띈다.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장인을 의미하는 '파리뤼에' 각자는 저마다의 스타일과 선호하는 소재를 가지고 있다. 의상용 보석의 세계와 단추가 어떻게 연계 되었는지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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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매우 넓지만 긴 통로를 지나다 보면 특별전시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올 때마다 매끄러운 대리석 공간공간에 아이들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둘러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차분히 듣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박물관 학습지를 풀어보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흐뭇해지기도 한다.



패션은 옷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패션은 하늘에도 있고 거리에도 있으며
우리의 생각 삶의 반식
그리고 현재의 순간순간에 깃들어 있다.

-코코 사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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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나오면 만날 수 있는 기념품 샵에서도 알록달록, 어여쁜 장신구와 같은 단추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비록 학생인 필자에게는 착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하나쯤은 구매하고 싶었던 단추도 많이 보이더라. 이 전시를 통해 옷을 입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사회의 제도 규범, 가치를 반영한 복합적인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식문화를 살피는 것은 과거 사람들의 내밀한 마음을 살펴보는 일이고, 또한 한 시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을 꿰뚫어 보는 일이기도 하더라. 패션에는 별 다른 지식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전시를 계기로 주변의 사소한 것들과 복식에 대해서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다.


[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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