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단추,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서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展’

글 입력 2017.06.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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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트인사이트 205번째 문화초대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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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이다. 우리네 일상에서 단추는 와이셔츠, 교복 등에서 마주할 수 있다. 동그란 단추를 구멍에 끼워 넣으면 보다 격식을 차린 옷이 된 것만 같다. 때에 따라서는 잠그고 풀면서 옷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추다. 옷에 붙어있는 단추는 너무나도 당연한 옷의 부속품이지만 단추가 떨어지거나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단추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추는 언제나 옷의 일부이자 있다가도 없어지는 소모품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이 작고 사소한 물체는 프랑스의 근·현대 복식사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저 멀리 프랑스에서 데굴데굴 굴러온 각양각색의 단추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한 데 모였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작고 둥그런 단추, 그 이상의 단추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展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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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는 단추를 주제로 18-20세기의 프랑스 복식사를 크게 훑어본다. 프랑스, 단추. 어딘가 모르게 낯설어 보인다. 갑자기 한 단어를 떠올릴 때 어색함을 느끼는 게슈탈트 붕괴현상처럼, 평소에 생각하지도 않던 단추를 생각하니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 단추가 있는 옷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을 좀 더 넓혀서 ‘우리의 전통의복 한복에는 단추가 있었던가?’하는 생각도 했다. 생각을 해보니 내가 지닌 옷에는 단추가 없는 옷이 더 많고, 우리네 전통의복에서는 단추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래서 고심 끝에 우리와는 다소 먼 문화, 의복 양식을 지녔기 때문에 약간의 괴리감이 드는 것이라 생각했다. 허나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본 단추전은 나에게 단추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 주었다. 이제껏 생각하던 단추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게 만들었고, 단순한 물체가 아닌 세상과 함께 변화하고 걸어온 단추를 보면서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존재이유와 가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프랑스 단추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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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어려워서 글로 옮겨 적지만, 그 안에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단추들이 있었다. 단추에 사용된 재질, 시대, 제조 방법, 용도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단추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명색이 단추전이라지만 단추가 지나치게 많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단추를 너무 많이 보여주기에 그저 ‘단추’만 남는 전시로 기억에 남을 는 않을까 하는 약간의 우려가 밀려왔다. 프랑스의 근현대 복식사에서 단추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전시였지만, 협소한 전시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단추들이 있어서 전시의 흐름과 맥을 분명하게 짚는 데는 다소 애매했다.

그럼에도 저 멀리 프랑스에서 건너온 장인의 섬세한 손길이 가득한 단추들로 인해서 감상하는 재미로 가득했던 전시였다. 이와 동시에 단추와 함께 격동의 프랑스 근현대를 살펴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맥락을 더욱 강조했다면 전시의 이름에 걸맞는 관람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짧게 든다. 다양한 단추들로 인해서 분명 뼈대는 탄탄한 전시다. 허나 이에 덧붙이는 살이 어딘가 모르게 부족해 보이는 전시였다. 프랑스 단추의 화려함과 다채로움의 미를 보고 싶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러 단추 그 이상의 가치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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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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