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글 입력 2017.06.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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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1.단추가 왜 동그란 모양일까?의문을 제기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2.여성의 인권 성장에 '단추'가중요한 아이템이었다는 사실을이번 기회가 되서야 알았다.3.단추란, 가장 작은 세계지만가장 큰 세계이기도 한 예술 작품(사물로 한정 지을 때)4.단추 하나로 풀어낸문화와 역사 이야기가 가득한 전시,인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전시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올 여름 가장 추천하고 싶은 전시!10개월 만이다. 사실, 국립중앙박물관을 홀로 온 건 지난 여름, 그러니까 무더웠던 광복절 쯤이다. 당시 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휘청거릴 때였고, 그 때 본 신안해저선 전시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이곳을 찾았다.사실, 이촌동은 거의 매주 오다시피 하는 곳이다. 바로 맞은편 그 어딘가, 다시 말해 요새 내 심적 안정과 평화를 찾아주는 장소를 다니고 있지만, 박물관까지 발걸음을 하기엔 아직 뭔가 설명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균형과 사랑을 찾았다. 그리고 이 안에서의 삶을 충실히 만족하고, 또 감사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다시 이 곳을 찾을 용기를 찾게 되었다.지난 일요일 오후, 홀로 들어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지난 5월 30일부터 열린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가 짙은 파란 간판과 안내를 두고 관람객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나도 그 중 하나, 조심히 입구로, 단추가 안내하는 여정에 눈길을 돌려 보았다.<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는 이전 프리뷰에서 소개했듯이 총 3부로 나뉘어 전시가 구성되었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단추의 황금기와, 시대의 규범이 된단추, 그리고 예술과 단추로, 추가로 에필로그까지 합쳐 공간을 이루었는데, 단추 자체가 작은 사이즈이다 보니 이 전시는 제법 작지만 알차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일단, 이 전시의 인상적인 점을 몇 가지 나열해 보고자 한다. 먼저 눈이 즐겁다. '단추' 하나로 풀어낸 전시답게 각각의 단추에는 각양각색의 디자인이 선보인다. 더불어 하나하나 공작의 깃털처럼 화려함과 사치스러움, 혹은 그 시대의 영광을 담아낸 자태가 눈을 가득 채운다.둘째, 단추 하나로 복식, 그러니까 근현대 패션의 역사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단추가 옷에서는 절대 빠질 수가 없는 중요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듯이, 단추 하나로 풀어낸 당시 시대적 문화를 담은 패션도 함께 전시가 된다.셋째, 단추가 해가 거듭할수록 더 화려해지고, 의미가 부여되는 시대에 여성의 인권도 함께 성장했다. 이건 내가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깨달은 큰 즐거움이다. 중세시대 신부나 귀족 등 한정적인 신분에만 치장할 수 있었던 단추가 어느 순간 보여지는 'IT' 아이템으로 변화하는 순간, 여성들의 대외활동도 활발해졌을 터. 이런 의미에서 단추는 여성의 인권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역사적 산물이었다.넷째, 단추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세계이자 가장 큰 세계이다. 가장 작은 사이즈에 담은 가장 크게 영혼을 바친 예술가들의 영혼이 담겨 있다라는 얘기다. 각기 다른 예술관을 담아 놓 단추들의 나열은 흡사 단추들이 풀어놓는 하나의 갤러리이자 오케스트라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곤충이나 광물, 식물 등 자신의 취향을 담거나, 격언이나 국기, 상징 문구나 상형 문자 등을 넣은 단추까지, 그 작은 동그라미에 얼마나 많은 것을 담고 싶었을까? 특히 사람의 얼굴을 넣어 만든 단추는 전쟁 시 사랑하는 가족들 잊지 않기 위해서라니... 장식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단추에 담딘 수많은 이야기가 한여름 오후,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수많은 전시가 기획되고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를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단 하나. 인문학 지성과 예술적 감성을 한데 어우러지게 한, 눈이 즐겁고 생각이 즐거워지는 전시였기 때문이다.올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박물관 여행을 떠나 보자. 멀리 떠날 필요 없이 프랑스 패션을 즐길 전시가, 단추 하나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 전시가 당신의 여름날을 조금은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참고로, 국립중앙박물관 도서관도 구경하는 것도 팁. 참으로 조용하고 시원하다.[오윤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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