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처를 바라보는 지혜로운 시선, '내가 상처받는 이유' [문학]

글 입력 2017.06.25 15:0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언젠가부터는 내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을 때에도 작가의 생각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에세이나 산문집을 찾게 되었고, 각자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전해들을 수 있는 라디오를 밤마다 듣게 되었다.
 
그리고 쏟아지는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내가 상처받는 이유>가 특히 기대되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예술치료사로 활동하는 저자가 접했던 많은 이들의 상처에 귀기울여본다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내 상처의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상처.jpg
 

프리뷰에서 이야기했듯 이 책은 우리를 고독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또 다른 접근 방식을 우리에게 건넨다. 슬픈 감정으로 인한 결핍은 아름답고, 불안을 통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고독한 감정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홍지영씨는 다른 이들의 상처를 따뜻한 소통으로 풀어나가면서 얻은 지혜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이는 상처를 받은 데 집중하여 누군가를 원망하고, 마음 편히 다른 곳에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쉽게 바라볼 수 없는 관점이기도 하다. 그녀는 상처는 결국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이 상처를 어떤 방식으로 털어낼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누군가의 사연을 통해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특히 ‘생각은 긍정적이지만 감정은 멜랑콜리하다면 그 감정을 승화시킬 수 있다’는 문장은 오랫동안 혼자 가지고 있던 딜레마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주고 있었다. 사실 나는 누군가가 장점에 대해 물어오면 늘 잘 웃고 긍정적이라는 점을 앞세웠지만, 근래에 들어 그 부분에 대해 스스로에게 되풀이해서 의문을 던지곤 했었다. 크게 활발하거나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더라도 누군가 다가오기에 어려움이나 벽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것은 나에게 가장 확신할 수 있던 부분이었지만, 23살의 나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생각을 안고 있었고, 그 결과 실제로 불필요한 고민거리로 숱한 밤을 새우던 사람이었다. 확신할 수 있던 부분이 흐트러지자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었는데, 모든 것을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구절이었다.

 
2.jpg
 
 
사실 ‘열심히 하면 결국은 다 돼!’하는 식의 추상적이고 막연한 말도 종종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가 당연해서 망각하고 있던 삶의 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었다. 사사로운 감정이나 상처에 좌절하기보다, 모든 일이 그렇듯 마찬가지로 인생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혹시 나는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나예진.jpg

 
[나예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