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목표하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창작 연극 '모범생들', 10주년 기념 공연
글 입력 2017.06.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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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목표하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창작 연극 '모범생들', 10주년 기념 공연




 
 벌써 2018 수능이 1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학교는 대학 입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벌써부터 자녀의 대학 합격 기원을 위해 절에 다니는 학부모들 또한 존재한다. 수시로 대학을 가는 경우에는 그 부담이 덜 하겠지만, 해가 가면 갈수록 대학에서는 정시 비율보다 수시 비율을 대폭 늘리는 추세라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좁아진 대학 입학 관문에 하루하루 스트레스를 받아간다.

 흔히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든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고3'이라고들 한다. 갈수록 심화되어만 가는 대학 입시에 "점수, 점수" 소리를 매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학생들. 근 수 년간 청소년 자살 원인 중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 바로 성적일 정도로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때문에 커닝 등의 부정 행위가 발각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마도 그들은 '성공'이라는 것을 꿈꾸며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일텐데, 과연 그들 중 원하는 대학에 입학해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성공'을 쟁취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현재의 수능은 과연 이 학생들을 올바른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여기에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내용을 다룬 연극이 하나 있다. 바로 연극 '모범생들'이다. 2007년을 시작으로 계속하여 재연되고 있는 이 작품은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이 모인 유명 외국어 고등학교 3학년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최근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기념 공연을 보이게 되는 연극 '모범생들', 오늘은 이 연극의 포인트에 대해 낱낱이 살펴보려 한다.


모범생들 10주년 기념 포스터.jpg
 




POINT 1 ; 사라진 '이유'


 명문 외국어 고등학교 3학년생인 명준과 수환은 학교 생활을 하며 그들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타인보다 더 빨리 사회적인 우위에 있어야 함을 깨닫는다. 그들에게 남아 있던 것은 공부였고, 그들은 공부를 했던 목적조차 잊어버린 채로 단순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특히 명준의 경우 택시 기사이신 아버지의 기대를 등에 업은 채로 커닝을 도모한다.

 이 연극의 전반적인 시작이자 전개이다. 명준, 수환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무언의 목적을 가지고 개인 나름대로의 성공을 위해 이 학교에 모였을 것이 분명한데도, 그들은 어째서인지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리고선 커닝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은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모범생들 2015 포스터.jpg
 

"왜 공부를 하나요?"

어딘가 미묘하게 틀어졌다.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연을 관람한 많은 사람들이 "제 자신에게 재질문을 던지게 하는 공연이었어요", "우리나라의 입시 체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라고 답변했다. 연극은 학생들에게는 왜 공부를 하는지, 그리고 성인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과연 옳게 돌아가는 건지에 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







POINT 2 ; 연극이 남긴 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관객에게 일말의 희망을 남긴다. 바로 '종태'라는 배역이다. 종태는 전학생으로 시험에 올인하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아직까지 말 그대로 힘을 믿으며 어찌 보면 순진무구한 학생이다. 시간이 흘러 연극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시험장 씬에서 모든 학생들이 커닝한 답지를 공유할 때 종태만큼은 커닝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되려 다른 학생들의 죄를 뒤집어 쓴다.




 연극 '모범생들'은 사람들에게 단순히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해 꼬집어낸 것에서 그치지 않고 '종태'라는 인물을 통해 희망의 여지를 남겨두며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훗날 충분히 더 보완된 교육, 입시 체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세지를 남긴다. 하나의 현재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를 보여준 것이다.





POINT 3 ; 최소한의 것으로 빚어낸 아름다움


 마지막으로, 연극은 새로운 연출과 새로운 구성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오프닝의 군무인데, 네 사람이 나와 추는 군무는 아이돌 그룹의 군무를 방불케 한다. 







지난 6월 4일부터 연극 '모범생들'은 다시금 달리고 있다. 공연은 8월 27일까지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진행된다. 필자도 친구와 함께 7월 말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무더운 여름, 재미와 진지함을 겸비한 연극 한편 보는 것은 어떨까?


모범생들 2017 포스터.jpg
 

[김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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