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의 삶을 통찰하는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뮤익 [시각예술]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조각이 내포하는 의미
글 입력 2017.06.2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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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극사실주의 조각가로 주목받고있는 론 뮤익.
그는 극사실주의 인간 조각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론뮤익10.PNG
론뮤익(Ron Muek)
 
그는 1958년 호주 멜버른에서 장난감 제조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그는 여느 예술가들과는
다르게 정상적인 미술, 예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장난감 제조업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적 스스로 자신의 장난감을 만들어 본 것이 조각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 그는 TV에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인형 제작자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는
짐 핸슨 감독이 만드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팀에서 일하기 위해 영국으로 옮겨왔고 거기서 그는
작가로서의 틀을 다지는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 그는 유럽인 광고 제작을 위한 마네킹
제조회사를 설립했고, 여기서 그는 많은 조각을 만들기 위한 고도의 테크닉과 재료 등을 다루면서
극사실주의 조각가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리고, 1997년 Royal Academy에서 열린 Sensation 전시회에 그는
 ‘죽은 아버지’를 출품하게 되고,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으며
예술가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죽은 아버지.jpg
<죽은 아버지>

벌거벗은 한 남성이두 눈을 감고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의 작품. 이 작품은 그의 처녀작이자 그를
세계적인 예술가 반열에오르게 한 <죽은 아버지> 라는 작품이다. 실제 작품의 크기는 실제 인간의
 3분의2도 안 되는 크기이다. 하지만 인체의 비례나 근육의 혈관, 주름, 머리카락 등을 너무나 실제처럼 표현해 많은 사람들의 탄성을자아냈다고 한다. 또한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론뮤익이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며 느꼈을 슬픔, 연민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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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 

이 작품 또한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이름은 <여자아이> 이다. 엄마의 자궁에서 막 나온듯한 신생아의 모습으로 핏자국이 남아있는 아이의 몸과 어쩐지 찌푸리고 있는 듯한
아이의 표정이 기괴하기도 하다. 이 작품은 실제 신생아의 200배는 될 만큼의 거대한 크기의 작품이다.
하지만, 신생아임을 보여주는 갓 태어난 아기의 주름, 발톱, 혈관이 미세하게 보이는 피부의
질감이 실제인간 같이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한 데에는
그가 장인적인 수공과정을 거치는 데에 있다.


<여자아이> 제작과정

먼저 미니어처로 제작한 점토의 크기를 확대해 볼륨을 만든다. 그 위에 실리콘 거푸집을 씌우고 모형을 뜬 다음, 피가 흐르는 살결이나 충혈된 눈 등의 세부 묘사는 모두 세필로 채색한다. 모공이나 주름은 물론 상처, 점 같은 피부의 요철도 모두 그의 손에 의해 탄생한다. 마치 조물주가 인간을 만드는 것과 같이 그는 한 작품에 모든 정성을 쏟아낸다. 그의 작품을 볼 때 느껴지는 경이로움은 ‘사실은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착각할 정도의 극사실주의 표현 때문임에도 그렇겠지만, 이렇게 사실적인 작품이
인간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경외감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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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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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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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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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 

어딘가를 기분 나쁘다는 듯이 응시하는 두 여인, 심술 맞아 보이면서도 외로워 보이는 큰 덩치의 남성,
단잠에 빠져있는 듯한 남성의 얼굴, 서로붙어 있지만 공허해 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 론뮤익은 일상적인 순간의 사람들을 포착하고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낸다. 관객들은 그의 작품을 감상할 때면
묘하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확대된 인물상을 통해 인간이 가진 시각적 능력보다 더
세밀하게 몸의 외관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작품 앞에서 묘한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그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떠한상황에 직면해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론뮤익은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보여줌으로써 작품과의 거리를 줄이고 인간 자체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그는 생명의 탄생부터 어린이와 청년의 싱싱한 육체, 노인의 병환과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일대기,
 그 속에 존재하는 삶과죽음을 작품으로써 이야기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재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시립 미술관에서 진행중인‘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하이라이트’ 전시회(~17.08.15) 에서 관람할 수 있다.


침대에서.jpg
 <침대에서> 
침대에서 (2).jpg
  <침대에서> 확대
쇼핑하는 여인.PNG
  <쇼핑하는 여인> 
론뮤익9.jpg

  <쇼핑하는 여인> 확대
나무토막을 든여인.jpg
 <나뭇가지를 든 여인>  


침대에 누워 무언가를 걱정하고 있는듯한 여인의 모습을 담은 <침대에서>, 아이를 앞으로 안고 두 개의 쇼핑백을 양 손으로 들고 가는 고단한 여인의 모습을 담은 <쇼핑하는 여인>, 그리고 자신의 몸보다 큰 나뭇가지를 힘들게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나뭇가지를 든 여인>까지 총 3점을 관람할 수 있다.
론뮤익의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은흔치 않은 기회이며 그의 작품은 작품을 실제로 볼 때 느껴지는
그 감동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





"비록표상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내가 포착하고 싶은것은 삶의 깊이다."
- 론뮤익-
  

극사실주의 작품으로 인간의 삶의 깊이, 죽음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론뮤익.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장대한 서사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박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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