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나이트 크롤러 [시각예술]

만들어지는 진실
글 입력 2017.06.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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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영상 매체의 진실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더 나아가 인간이 어디가지 참혹해지고 무모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돈 벌이가 될 수 있는 일이면 어느 것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 루이스가 어느 날 우연히 사고현장을 영상에 담아 방송사에 파는 나이트 크롤러를 보게되면서 본인도 저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첫번째 영상을 성공적으로 거래한 후 루이스는 더 자극적인 소재에 집착하게 된다. 그와 거래를 하는 지역 방송사 언론 국장인 나나는 그의 영상이 도덕적으로 문제될 것임을 알면서도 교묘하게 법을 피해 방송에 내보내고, 엄청난 금액과 과한 요구를 하는 루이스에게 일년 예산을 무리하게 쓰면서까지 그의 영상을 사게된다. 다른 지역방송사들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더 위험한 내용을 담고자 한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시청률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자극적인 예능과 프로그램들을 방송하고 인기를 얻는 예능이 생기면 이름과 형식만 조금 달리하여 똑같이 방송하는 상황들이 오버랩됐다. 이런 시청률에 집착하는 방식이 가장 진실만을 전달해야하는 뉴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면...? 이 영화에서 한 주택에 침입하여 가족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들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특종을 위해 숨기고 더한 극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일을 꾸미는 루이스와 그 사건이 단순히 강도 사건이 아닌 마약관련 범죄였다는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하여 뉴스를 보도록 진실을 은폐하는 국장 나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언론사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2014년 우리에겐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되어버린 그 날, 제대로 진실 확인이 안된 내용을 보도하여 온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방송 사고를 잊을 수 없다.

그 이후에도 온갖 여러 보도 매채와 방송사에서는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내용들을 사실화하여 내놓았고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의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내는 등 유가족들에게 더한 상처를 주었다. 수많은 어린 학생들의 목숨과 그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유일한 소식망이 되어주는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욕심에 눈이 멀어 진실보다는 시청률을 위한 자극성, 이슈만들기에 혈안이 된 모습은 영화 <나이트 크롤러>가 픽션이 아닌 우리의 현실임을 다시 한번 인식시켰다.

자신만의 회사를 차리고자 한 루이스는 자신의 조수가 본인의 앞길에 걸림돌이 되려고 하자 일부로 범죄자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하는 등 욕심 앞에 잔인하고 난폭한 인간의 모습 역시 발견할 수 있었다. 너가 내 상황이라면 너 역시 그랬을거라며 본인을 합리화하는 주인공에게 누구나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고 답한 리의 말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으로 가져야 할 양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위기나 극한의 순간에 나쁜 충돌이 들 때, 우리는 어/절 수 없다는 말로 자신을 위안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음이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우리의 선택과 판단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각종 언론사와 방송사들의 경쟁 속에서 진실과 도덕성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 역시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이 아닌 양심의 부재의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언론사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향유하고 소비하는 시청자가 있다면 이런 현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진실을 알기위해선 끊임없이 의심하고 걸러내고 자극적인 소재에 따라가지 않고 추측성 기사나 보도를 조심해야한다. 이 <나이트 크롤러>는 무엇이 진실이며, 우리는 어디까지 믿어야하는지, 우리는 얼마나 속고 살았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김휘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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