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순’(2017), 그리고 < 너도 하늘말나리야 >

Books on Stage, #1
글 입력 2017.06.22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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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on Stage
▶무대 위, 스크린 속, 그리고 책 사이.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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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예술 영화 상영관 ‘씨네큐브’에서 올해 개봉한 ‘용순’을 관람했다. 주인공은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한 성노을(최성원 분)의 여자친구로 잠깐 얼굴을 비췄던 배우 이수경이 맡았다.
 
‘어디서 봤는데 이름은 모르겠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 영화는 공식 포스터에서 뿜어내는 청량감을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재연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청량감은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주인공 신용순은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누군가를 쉽게 배려하지 못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이 영화의 큰 매력이다. 진부하고 억지스럽고 행복해보이지만 어딘가 어색한 설정보다 훨씬 낫다. 이런 진솔함은 왠지 모르게 통쾌하고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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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순은 집에 늦게 들어갈 수 있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교내 육상부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나름대로 달리기에 대한 재능을 보여준다. 육상부 담당인 체육 교사를 좋아하며 몽글몽글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엄마의 죽음 이후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던 용순은 체육에게 주기 위해 오래전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돌멩이를 꺼내 그림을 그린다.
 
영화는 철저하게 용순의 이야기 위주다. 용순의 주변 인물들은 짠할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용순의 시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전개된다. 이는 여타 성장영화와 용순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성장영화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인공 옆에 있는 인물들까지 무언가를 깨닫게 하고 그들에게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곤 했다. 반면 용순은 그녀만 집중 조명한다. 관객들이 엔딩 크레딧을 보며 용순을 다시 한번 곱씹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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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1년간 연락했다는 레슬링 선수 출신 몽골 여자와 재혼했다. 체육에 대한 마음은 깊어질만큼 깊어졌는데 체육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 것을 알게 됐다. 두 가지 고난 앞에서 용순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집중하고 지켜봐야한다. 영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에 등장하는 세 아이들도 용순이와 다를 바 없다. 각자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은 결국 어떻게든 고민을 풀어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친구들의 도움은 필수적이었다. 다만 세 아이들의 사연을 한데모아 정신없이 풀어내지 않고 각자의 사연을 나눠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는 점이 용순의 전개와 특히 닮은 부분이다.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해당 인물과의 접점을 찾게 되고 접점을 중심으로 생각을 피어낸다. ‘용순’과 <너도 하늘말나리야> 두 작품 모두 과거 혹은 현재 내 일부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해줬다. 참고로 나는 신용순만큼 버릇없는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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