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레퀴엠, 테 데움(Te Deum)을 들으며 생각했다

글 입력 2017.06.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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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11월에 모짜르트 레퀴엠을 연주하기 때문에, 후배들은 올해 초부터 이 연주를 위해 거의 악보를 보고 있었고 더불어서 모짜르트 레퀴엠이 주는 단어의 인상과 이미지는 너무나 강렬하기도 했기 때문에 공연에 기대를 많이 걸고 갔던것 같다. 확실히 예술의전당의 콘서트홀에서 바로크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그리고 합창음악을 연주하는것은 집중도의 면이나 악기표현력에 있어서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오히려 별다른 느낌이나 기대없이 듣고싶어서 봤던 브루크너의 테 데움(Te deum)이 정말로 좋았는데, 브루크너 특유의 대규모편성의 관현악구성에 합창구성원 또한 인원수가 많았기 때문에 내 취향에는 더 맞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악기구성이나 합창인원으로만 음악이 좋았다고는 판단 할 수 없었고, 평소 브루크너의 음악은 주로 오케스트라와 교향곡을 들어왔기 때문에 합창곡 안에서도 브루크너의 관현악적 요소를 잘 드러내주는 요소들이 드러났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울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해본다.


 테 데움은 'Te Deum laudamus, te Dominum confitemur (테 데움 라우다무스, 테 도미눔 콘피테무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음악을 가리킨다. 라틴어로 그 뜻은 '오 하느님 당신을 찬미합니다, 당신이 구주이심을 고백합니다.'이다. 이 가사를 첫 번째 절로 해 테 데움은 모두 29개 혹은 30개의 산문 절로 이루어지는데, 그 내용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교인들의 신앙 고백과 신에 대한 찬미가 있다. 검색해보니 브루크너 뿐만이 아니라 테 데움의 가사를 가지고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들이 꽤나 있었다. 브루크너가 교향악에 능했을뿐만 아니라 다수의 종교음악작곡에도 능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신을 향한 음악을 작곡하는데 평생을 사용했다고 하니, 음악에서도 그의 삶과 삶을 살아왔던 진지한 태도가 배어나오는 듯 했다.


 반면에 푸치니가 쓴 테 데움은 오페라 1막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하였는데, 그의 집에서 발견되었던 그의 할아버지가 썼던 찬미가 테 데움과는 다르게 작곡하여 연주되었다는 점이 브루크너의 것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느낌이다. 한편 샤르팡티에의 테 데움(Te Deum)’은 전주곡을 포함한 10개의 작은 곡들로 구성되며 이탈리아풍의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곡으로 헨델풍의 종결 코러스와 묵상적인 가사와 함께 등장하는 소프라노선율이 아름다운 곡으로 초기 바로크 음악의 특징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테 데움이라 할수 있겠다.


 항상 합창음악을 들으면서 드는 질문이 있었다. 서양음악을 가르는 기준을 뭐라 해야 할까 싶다. 종교음악일 것인가, 교회음악일것인가 가톨릭음악일것인가. 시대음악일것인가, 이념음악일것인가, 정치적음악과 예술적음악일것인가. 기악음악/성악음악일것인가. 대게 사람들은 어떤 잣대로 음악을 가르고 해체하는 작업들을 좋아하지만 '어떤 음악'이 서양음악이자 클래식음악 이라고 불리는 기준은 너무나 주관적이며 때로는 편향적이다. 음악을 계속 공부하면 할 수록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가르고 해체하는 도구이자 수단인 잣대에 집중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제 음악외의 틀을 보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생각. 음악을 둘러싸고 있는 그 시대 이념과 사상 혹은 사회적 요소들은 어떤게 있었는지 하는 이야기도 사람들이 다른 생각으로 작곡하게 만들고 음악으로 표현하게 만드는 분명한 지표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연구는 한정적이겠으나 음악을 더 잘 알고 싶었기 때문에 음악 외에 것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내게 흥미 이상으로 진지한 작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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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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