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이힐: 포스터와 예고편에 속지말길

-그 속에 진짜 이야기
글 입력 2017.06.20 02:0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이 영화를 몇 번 봤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정말 틈만 나면 봤을 정도로 많이 보았다. <하이힐>을 처음 보게 된 건 영화관에서 본 것도 아니며 굳이 찾아서 다운받아 본 것도 아니다.

나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영화채널에서 영화시작장면이 막 나오기 시작하면 그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는 한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고 습관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그 비슷한 것 같다. <하이힐>도 그렇게 처음 보게 된 것이다.





STORY


하이힐 포스터2.jpg


<하이힐>이 극장가에서 상영할 때 포스터와 예고편을 지나가다 본 기억이 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이 영화가 그저 흔한 액션느와르영화 중 하나인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땐 전혀 예상치 못한 스토리에 빠져서 보았다.


ㅇㄷ.jpg

차승원.jpg
 

하이힐 포스터2.jpg
하이힐1.jpg
주인공 '지욱'은 경찰은 물론 거대 범죄 조직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는 강력계 형사이다. 그는 더 세지고 더 강력해지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이렇게 그가 거칠어진 이유는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여성성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그는 여자가 아닌 남자를 좋아했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시절 '지욱'이 좋아하던 친구가 자신의 성지향성 때문에 자살을 하고 만다. 그 이후부터 '지욱'은 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감추기위해 더 처절하게 남자다운 거친 행동들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하이힐1.jpg

 
그렇게 ‘지욱’은 자살한 친구의 동생 곁에 맴돌며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간다. 고민 끝에 결국 '지욱'은 성전환 수술을 하기로 결심하고 형사로서 해서는 안 될 일까지 하게 된다. 이대로 탄탄대로 해피엔딩이면 너무 재미없지 않느냐. 당연히 이런 그의 앞에 장애물이 등장한다. 과연 그가 온갖 고난들을 이겨내고 결국 여성이 될지, 아니면 계속 남성으로 살아갈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





CASTING


하이힐2.jpg


'지욱’역은 배우 차승원이 맡았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차승원이라는 배우에게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근데 이게 왠걸. 연기를 너무 잘한다. 빠져들어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정말 이 배우가 아니면 이 역할을 누가 했을지 상상도 못해 볼 정도로 ‘지욱’이라는 캐릭터에 찰떡이다. 외모, 몸매뿐만 아니라 멋있어야 할 때는 멋있고 웃겨야 할 때는 웃길 줄 아는 연기력을 가졌기에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하이힐3.jpg
(좌 소년 지욱, 우 소년 친구)


영화를 보면서 ‘캐스팅을 어떻게 이렇게 했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아역배우들과 성인배우들의 외모가 너무 달라 극의 집중도를 깨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에 <하이힐>은 외모는 물론 묘하게 비슷하게 느껴지는 분위기까지 더해 더 닮아보였다. 특히 그들의 차분하면서도 복잡함을 담고 있는 눈빛이 좋았다.





MUSIC / TONE AND MANNER


음악.jpg


<하이힐>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삽입곡 중 하나인 ‘Butterfly fantasy’음악을 다운받아 정말 매일 들었다. 요즘도 종종 듣고는 하는데 나는 이 노래가 극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아역1.png

아역2.jpg


노래뿐만 아니라 영화의 톤 앤 매너가 극의 분위기를 더 잘살려준다. 특히 소년 지욱과 친구 둘의 등장 장면에서의 색감이 특히 그들의 상황을 더 아련하게 담아준다. 보고 있는 나의 심장이 더 떨린다. 여러 영화적 장치들로 자칫하면 누군가에게는 거부감 느낄 수 있는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담아주어 더 맘에 들었다. 잔잔하면서도 보는 사람을 요동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영화라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김수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