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풍요롭게 하는 문화의 힘

글 입력 2017.06.16 14:1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합니다. 독특하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스토리의 힘은 비단 개인, 하나의 상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넒은 공간, 거대한 도시까지 이어집니다. 세계의 여러 도시들은 저마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차별화된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저 주어진 자연환경, 문화재를 믿고 앉아서 관광객을 기다리기 보다는 각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공연, 미술 등 문화컨텐츠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각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 입니다. 이번에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더욱 풍부해지고, 지역경제까지 성장시키고있는 도시들을 통해 그 속의 문화의 힘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중국 지역도시를 살린 힘,
베이징 올림픽까지 전해지다 “인상프로젝트”  
 
  2.png
중국 장이모 감독의 ‘인상프로젝트’ 홈페이지의 소개이미지 / 제공 인상프로젝트 공식홈페이지
  
 
대표적인 예는 중국 장이모 감독의 ‘인상프로젝트’ (Impression Project) 입니다. 혹시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을 기억하시나요? 거대한 스케일과화려한 볼거리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 잡았던 올림픽 개막식에 일부가 응용된 것이 바로 ‘인상프로젝트’입니다. 인상프로젝트는 대형 실경 뮤지컬로 ‘인상서호’, ‘인상유삼저’ 등이있습니다. 실경뮤지컬이라는 명칭이 낯설기만 한데요, 실제로존재하는 자연을 활용해 무대화하였다는 이야기랍니다. 강물위에서, 설산에서, 또 호수에서… 각 지역 도시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무대가 되어 55개의 소수 민족들의 다양한 문화와 전설을 눈 앞에 펼쳐 보이는 대형 공연입니다. 
      
이는 중국 광서성 계림의 ‘양수오’라는엄청 작은 시골 마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04년 3월처음 이 마을에서 ‘인상유삼저’라는 공연이 시작되었고 이공연으로 인해 매일 3천 석의 객석이 채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연구에 따르면, 개봉 당시 6천여 개에 지나지 않았던 객식이 2년 만에 2배인 1만 2천 실로 늘었으며, 이 것도 모자라 수천 실의 숙박 시설이 생겨나고일자리를 형성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인상유삼저’는 양수오의 기적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오지의 작은 도시들이 공연의힘으로 인해 이야기가 살아 있는 진정한 문화관광 도시로 변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3.png
 
인상프로젝트의 하나 '인상서호' 뮤지컬 / 제공 인상프로젝트 공식홈페이지
    
 
이 인상 프로젝트의 중요한 특징은 도시가 가진 환경 자체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일례로 ‘리장’이라는도시의 ‘인상서호’ 뮤지컬은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만년 설산을배경으로, 지역적으로 내려오는 설화를 줄거리로 하는 공연이라고 합니다. 또한 전문 배우가 아닌 소수민족 농민 500명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고 하네요. 도시의 자연과 그 곳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이전과 다를 것이없지만 그 안에 이야기를 심어 넣음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작은 무대에서 보는 공연만으로도 가슴 가득 감동이 벅찰 때가 많은데, 그 자체만으로도 감탄스러울 자연 속에서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지는 공연은 직접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전해준다고 합니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저 역시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졌던 걸 보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이 공연의 힘을 다시금 실감해 봅니다.
    
 
  
인구 25만명의 도시 베로나, 매년 5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들이다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4.png
 
베로나 아레나가 펼쳐지는 베로나의 콜로세움 / 제공 베로나아레나 공식홈페이지
 
 
 
또 하나, 역사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하여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공연의 대표적인 예는 이탈리아의 ‘베로나오페라’를 들 수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콜로세움’에서 펼쳐지는 공연인데요. 베로나는 인구가 25만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이지만, 베로나오페라 페스티벌(베로나아레나)로 인해 매년 여름 인구의 2배가 넘는 50만 명의 관광객이 세계에서 몰려온다고 하니 그 영향력을예상해 볼 수 있지요. 베로나오페라 페스티벌은 90여년 넘게지속되며 매년 7천억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다고까지 알려져 있습니다.
 
 
    
  
5.png
 
실제 공연의 이미지 / 제공 베로나아레나 공식홈페이지
 
 
 
카르멘, 로미오와 줄리엣, 아이다 등 우리도 널리 알고 있는 명작 오페라들이 매년 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작품의 개별적인 매력 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지만 조명과 음악이 예술적으로 조화되어 유적지를 채우는 순간, 문화컨텐츠의 힘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로마의 중심에 있는 가장 큰 콜로세움에서도 간혹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언젠가 로마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공연의 스케줄에 맞추어 갈 준비까지 되어 있답니다. 그러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 캠페인성 행사의 경우에만 엄격한 심사를 하여 공연을 허가하기 때문에 만나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지난 2008년 펼쳐졌던 발레 공연의 경우에는 유적의 훼손을막기 위해 티켓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60만원에 이르렀는데요. 티켓은순식간에 매진되어 그 관심을 보여주었다고 하네요.
 
 
 
세계적인 랜드마크로의 도약을 꿈꾸다, 서울의 고궁뮤지컬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들 역시 이러한 도시마케팅에 점차 발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경주도 보문호에서 야간에 연중 수상 공연을 펼치고 있고 충청남도 역시 백제의 유산을 밑바탕 삼아 수상뮤지컬을 선보이며 각 도시가 가지고있는 문화적 유산을 활용한 문화만들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도 역사문화유적지를 공연 공간으로 활용하는것으로 시도되고 큰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고궁’이 있습니다. 고궁을 배경으로 간간히 진행되던 음악회에서 더 나아가 맨 처음으로 뮤지컬'화성에서 꿈꾸다'는 최초의 ‘고궁뮤지컬’로 경희궁 숭정전에서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에대한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공길전'이나 '명성황후'도 경희궁에서 관객을 만났습니다.
 
 
6.png
  
2010년 경희궁 근정전에서 공연된 뮤지컬 '대장금' /  직접 촬영
    
 
저 역시 2010년에 뮤지컬'대장금'을 경희궁에서 만나본 적이 있었는데요. 공연장에서 보다 티켓 가격은 저렴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고궁의 정취도 함께 느낄 수 있어서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얼마 전부터 월화나 수목 드라마에 꼭 사극 한 편은 자리 잡을 정도로 사극 붐이 있었다는 것도 고궁뮤지컬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같습니다. 선풍적인 인기였던 드라마‘해를품은 달’이나 영화 ‘광해’도 각각 뮤지컬과 연극으로 관객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작품들도 이색적인 행사로 극장을 벗어나 고궁에서 펼쳐졌으면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우리나라의 뮤지컬들도 한류의 붐을 타고 일본과 중국으로 활발한 진출을 하고 있고, 관광으로 국내를 찾는 외국인들이 난타나 비밥과 같은 논버벌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의 역사를 담아 온 경희궁이나 경복궁 같은 역사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이 더욱 많아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여러 도시들도 대표적인 역사문화 공간을 활용하여 단순한 보존이나 관리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문화역사 도시임을 알릴 수 있는 랜드마크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박진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