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애틋함과 사랑, 그 차이 Like Crazy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6.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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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Like Crazy
-애틋함과 사랑, 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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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LA에서 대학을 다니는 애나와 제이콥.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영국인인 애나는 졸업하는 대로 학생 비자가 만료되기 때문에 영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둘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자, 미국에서의 마지막 날, 애나는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하고 LA에서 제이콥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가족 행사로 일주일간 영국에 다녀왔다가 LA 공항에서 입국 금지를 당해 영국으로 추방된다. 영국으로 돌아간 그녀는 미국 비자를 얻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보지만, 일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자 잡지사에 취직한다.

 한편, 미국에서 애나를 기다리며 가구 디자인을 하는 제이콥은 원거리 연애에 지져, 결국 애나와는 친구 정도의 가벼운 사이로 지내기로 한다. 그러다 애나의 부탁으로 잠시 영국에 다녀가지만, 절망감만 재확인하고 돌아온다.

 시간이 흘러 제이콥에겐 애인이 생긴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결국 애인과 헤어지고 영국으로 가서 애나와 결혼식을 올린다. 부부가 되면 6개월 뒤에 비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꿈같은 첫날밤을 보내고, 이들은 6개월 후를 기약하고 다시 이별해 각자의 국가에서 각자의 생활로 돌아간다.

 6개월 뒤, 둘은 기대에 부풀어 대사관을 찾아갔지만, 과거 위반 사항이 문제가 돼서 미국으로 가는 비자를 받지 못한다. 애나는 제이콥에게 영국으로 올 것을 부탁하지만, 제이콥은 LA에서의 사업 때문에 내켜하지 않고, 애나는 상처받는다.

 비자에 대한 희망을 잃은 두 사람은 각자 애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비자 승인이 떨어지고, 애나는 애인에게 청혼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애인의 청혼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떠난다. 제이콥 역시 애나가 온다는 소식에 애인과 헤어진다. 드디어 둘은 미국에서 함께 살게 되었지만, 이미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 버린 상태. 둘은 행복했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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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이 영화는 연애의 관한 영화지만, 현실을 잘 담아냈다. 많은 연인들에게 장거리 연애는 그 자체로 부담스럽다. 24시간을 붙어있어도 보고 싶은 것이 연인이고 사랑인데, 만나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필요할 때 곁에 없는 연인을 우리는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다 한들 관계에 나있는 틈을 모두가 모른 척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것들이 위태로운 장거리 연인들을 헤어지게 만드는 것. 내가 힘들 때, 옆에 있던 다른 누군가가 있어준다던가 혹은 그저 지금의 연인처럼 똑같이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들이 오기마련일 뿐이다. 이 영화가 서로가 아닌 다른 존재로 인해 헤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그들은 지리적 거리만큼 심리적 거리가 멀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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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간 제이콥은 거리감을 느낀다. 애나에게 '네 삶에서 난 빠져있는 것 같아서'라는 말을 건낸다. 거리가 멀어지고 서로의 삶에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않고 필수적이지 않음을 느끼는 것. 이 때, 사랑은 어느새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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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 대한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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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그 사람이 그리운 게 아니라
‘당시’ 그 사랑과 그 사랑을 했던 자신의 모습이 그리운 거야"


한 친구가 지나가며 내게 해준 말인데, 이 영화가 끝나고 친구의 한마디가 스쳐지나갔다. 이 영화는 이걸 말하고자 한 것일까.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두 주인공은 드디어 서로가 함께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지만 이내 공허함이 느껴지는 마지막 표정은 그들의 심경을 대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달려온 여정들이 무색하게 서로를 원치 않는 모습. 마지막, 각자의 연인들을 뿌리치고 그렇게 원했던 서로지만 거기까지인 듯하다. 감독은 열린 결말로 영화를 마무리 지었지만 필자의 눈엔 허공으로 향한 눈이 이 커플의 마지막이 보인다. 끝. 사랑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서로가 다른 허공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하는듯한데 그들에게 ‘지금’의 사랑은 남아있을까. 이 연인에게 필요한 건 사실 이런 태도가 아니었을까?


movie_image49CGLQFX.jpg▲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중 한 장면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델과 엠마 역시 서로를 너무도 아끼고 깊게 사랑한 연인이었지만 결국은 헤어진다. 헤어진 이후 아델의 질문에 대한 엠마의 대답이 떠오른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정말이야?”
“응, 하지만 너에겐 무한한 애틋함을 느껴, 영원히 그럴거야. 평생 동안.”





애틋함을 제대로 볼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사랑 앞에서 판단력을 잃는다. 특히 추억이 더해진다면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릴 것이다. 애틋함과 사랑은 다르다. 추억과 애틋함에 끌려가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이 아니기에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그리고 그 관계는 끝이 보이는 도로 위를 달리는 것과 같다. 지난 연인에 대한 무한한 애틋함을, 그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 그리고 지금의 연인에게, 내 옆에 있는 존재에게 집중하는 것.


애틋함은 보내주자.
사랑이라면 미친 듯이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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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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