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은 지금 꿈을 꿀 준비 되었나요? [문화 전반]

드라마 [쌈, 마이웨이] / 연극 [옥탑방 고양이] 청춘의 꿈에 대해 묻다.
글 입력 2017.06.1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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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화를 책임지고 있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인기가 뜨겁다. 계속적으로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현재 12%의 시청률을 고지에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쌈 마이웨이] 의 인기비결이 무엇일까. 고동만과 최애라, 그리고 김주만, 백설희를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찰떡같은 궁합과 연기력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을 브라운관에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평처럼 뜨거운 "공감"이 매회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꿈을 찾아가는 청춘의 길목에 서있는 20대가 어떻게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각자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얼마 전 필자는 또 우연한 기회로 대학로의 인기 연극 [옥탑방 고양이] 를 보러갔었다. 옥탑방에 함께 사는 정은과 경민의 눈물나는 서울살이가 연극을 보는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해 내고 사회초년생으로 선택이라는 기로에 서있었던, 또 서있을 그 순간을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옥탑방 고양이] 가 인기 있는 이유도 [쌈 마이웨이] 와 다르지 않다. 현실, 그저 현실 같으니까. 그리고 꿈이란 너무 추상적이어서 다가가기 겁이나면서도 자꾸 가고 싶게 만드니까. 모두의 마음에 있을 그 꿈, 단어만으로도 한숨 지어지고 답답해져도 그래도 또 가고 싶게 만드니까. 그래서 오늘 이 작품들에 빠져 그들이 하는 메시지에 한번 더 귀기울여 들어보기로 했다.




  1. 쌈(싸움) + 마이웨이(나의 길) = 20대, 도전 빼면 시체니까. 덤벼봐.

(1). 사고쳐야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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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포스터의 슬로건이 유난히도 눈을 사로잡았다. "사고쳐야 청춘이다" 뭔가 심심하고 재미없게 살아 온 인생에 대해 반항을 하는 듯한 이 문구는 한번 뿐인 인생이니까 칼을 들었으면 뭐라도 베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에서는 이런 구문이 나온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을 때가 가장 용기 있다


 가장 용기있는 순간은 결국 아무것도 쥔 것이 없을 때 가능하다는 말이다. 때론 지금의 나의 위치때문에 어떤 기회가 와도 취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기에 꿈을 꿀 수 있는 이 때가 가장 용기있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쌈 마이웨이] 를 본 30대의 한 지인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취업, 열정, 도전, 꿈 뭐 딱 네 나이 때의 드라마지, 그거 빼면 아무것도 없는 내용이잖아. 너는 공감할 지 몰라도 글쎄, 30대 후반인 나나, 또 30, 40대가 되서 보면 그닥 그렇게 와닿거나 하지 않아, 우리는 이미 청춘이라 불리던 시기를 지나서 살아가고 있고, 또 꿈을 위해 포기하기엔 이미 멀리왔고, 또 꿈이라 생각했던 것들로 살아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달랐거든, 그냥 다 한 순간이지, 그런 생각들..."


 그 말을 듣고 있으니 30대가 되면 그런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 눈에 우리는 그저 현실 앞에서 발버둥치는 철부지 어린 아이로만 보일까 하는 그런 생각. 그동안 내 모든 걸 바쳐 꿈이라는 것에 올인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안정적으로 취업하는 것이 꿈이라면 꿈이었다. 하고 싶은 일보단 당장 할 수 있는 일로 취업하는 것이 꿈이 되버리고 난 뒤로는 꿈은 잊혀져갔다. 그렇게 누구나가 가슴에 하나 쯤꿈을 묻었다.


  누군가 우리의 손을 잡고 "너 지금 황금이야, 돌아보면 그 순간이 제일 좋은 때다" 간절히 말해도 크게 와닿지 못할 것이다. 그러다 이십대의 중후반이 되어서야 교복을 입고 학교가던 그 때가 노다지였다는 걸, 대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에 있던 시절이 황금같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경험만이 우리를 절실한 깨달음으로 인도한다. 그렇듯, 우리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그 나이, 그 시점만큼만 보이나보다. 다만, 오늘의 선택이 나중에 후회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덜 하기를 바라면서 이제는 그 무언가를 저질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제 청춘, 세상과 타협할 순간은 잠시 잊고 사고를 칠 때가 아닐까, 돌아보면 이 때가 마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를 그런 시간과 마주하지 않기 위해.    
 

(2)  어느새 우리는 "그냥 어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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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보면 대학교까진 그냥 자연스레 거쳐야 하는 커리큘럼 같은 거였다. 그러다가 졸업 시점을 앞두고 우리는 자각하기 시작한다. 난 왜 이렇게 살아온 걸까.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이제 꿈을 펼치는 게 늦은 걸까. 난 아무것도 준비해온 게 없는데... 하면서 모든 나를 받춰주고 감싸주던 울타리들이 사라지고 세상에 홀로 붕 떠있는 기분, 바로 사회로 내쳐진 기분처럼 말이다. 그리고 후회하기 시작한다.  왜 나는 그 흔한 워킹홀리데이도 가지 않았고 나는 왜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허덕였던 걸까. 나는 왜 좋아하는 게 없지? 나는 왜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걸 모를까. 끊임없이 자책한다. 그러다 결국 우리는 전공과는 별개의 직업을 택하기도 하고 내가 가진 조건에 넣을 수 있는 기업군을 선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어느새 "그냥 어른"이 됐다. 나이는 어른, 마음은 아직 철없는 20살과 같이.


 물론 이 의견에 반론을 제가 할 수도 있다. "공부를 안해서, 스펙을 안 쌓았으니까 그렇지, 대학 시절 그렇게 보내 놓고 변명하지마, 넌 그냥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 지금 그러고 있는 거야" 라고 핀잔을 줄 지도 모르겠다. 전 세대를 통틀어 나중에 하는 보편적 후회는 "그때 공부좀 할 걸"이었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공부가 부족해서 이리도 방황하고 후회할까.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보다 나은 삶이 무조건 가능했다는 걸까. 필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식과 배움의 부족만큼이나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공부가 부족했다고.


우리는 자기소개서를 취업을 준비할 때 처음으로 쓰게 된다. 비로소 그 동안 살아온 나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런데 문제는 부족한 것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자꾸만 움츠러드는 '나'로 변해간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겨우 취업이 되면 우리는 더 이상의 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나'를 마주할 시간을 가지지 못한 채, 그냥 사회의 한 어른이라는 이름표를 목에 걸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마주할 것이다. 가슴 속에서 마음이 하는 말,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나는 왜 이거 밖에 안될까" "내가 좋아하는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마음에서 있던 내 안의 소리들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무시하고 내버려두고 잊어버렸던 그 꿈이 하나씩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그래서 다시 그들을 흔들기 시작한다.





2. 마음의 갈등이 시작되다. 

 우리의 마음을 울린 대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① 동만이 코치님에게 달려와서 하는 말 
 

 
"나 하나 좋자고 나 하고 싶은 거 하면 안 되니까" 라는 말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장면이다. 돈이 있어야 꿈도 꿀 수 있다는 현실을 가장 잘 표현한 대사가 아니었다 생각된다. 정말 뻔한 답이지만, 말하고 싶지 않은 답이지만서도 우리가 꿈을 외면하는 이유는 결국 '돈'이니까. 환장하게 하고 싶을 까봐,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돈 못 벌까봐, 때론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도 포기해야 하는게 현실이니까



② 동만과 애라의 대화


 
  "뭐 꼭 꿈이 있어야 하나? 나 하나 꿈이 없어도 세상 잘 만 돌아간다" 라는 동만의 대사. 꿈이 있으면 괜히 마음이 찌질해진다는 대사가 가슴을 찡하게 했다. 꼭 꿈이 있어야 사는 건 아니지만, 결국 저렇게 말하던 동만도 애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건, 단순히 드라마여서 그런걸까 아니면 매일 어루고 달래며 마음과 타협하며 사는 것에 싫증이 난 걸까. 



③ 연극 옥탑방 고양이 대사  "가자, 딸아 그냥 고향 내려와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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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20대의 청춘이 고향을 등지고 작은 옥탑방에서 서울살이를 시작하면서 고민과 갈등, 꿈과 포기의 선에 서서 연애의 이야기와 결부 지은 작품이다. 드라마 작가가 꿈은 정은은 매일 같이 옥탑방에서 글을 쓰지만, 그렇다할 성과가 없어서 힘들어한다. 그때에  정은의 아버지는 정리해고에 대한 대모를 하러 서울에 올라오고 그리고 정은의 옥탑방을 찾는다. 정은은 단번에 왜 왔냐고 묻지만 딸이 걱정인 아빠는 말한다.


"가자 집에.. 정은아, 여기서 언제 성공할지도 모르고, 사람 사는 거 그거 별거 없다. 그냥 남들 놀때 같이 놀고 남들 일할 때 같이 일하고 그래 살면 되는 기다. 그냥 안정적으로 공무원 준비해가지고 그렇게 살자, 뭐하러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서울까지 와서 이래 고생하는데 가자"

그러자 정은은 울먹거리며 말한다.

"그렇게 살면 뭐가 행복한데, 그게 뭐가 행복한데, 대모하러 서울 온 거 잖아 아빠, 그렇게 사는 게 뭐가 행복해..."

 글 쓰는게 좋은 정은은 공무원이 꿈이 아니었다. 그렇게 부모님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던 정은의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꿈이 있으니까. 정은의 아버지는 결국 가라는 정은의 소리에 뒤돌아서서 간다. 그때 정은의 손에 용돈을 쥐어주며 말한다.

"밥 굶지말고, 안될 거 같고 힘들면 바로 집에 내려오면 된다 정은아, 서울 애들한테 기죽지 말고."

 그 말을 듣고 한참을 눈물이 났다. 필자도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이 생각이 났다. 우리 모두 동만이와 애라였고, 그렇고 힘든 걸음을 시작한 정은이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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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에서 나온 대사가 생각났다.

가고자 할 때 가지 않으면 말이다,
가려할 때는 갈 수가 없단다.

 가고자 할 때를 아는 것은 스스로만 안다. 오직 스스로만. 그래서 동만과 애라, 정은, 경민은 모두 꿈을 위해 나아간다. 가려 할 때는 갈 수 없음을 아니까, 적어도 가장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을 아니까, 이제 더 늦으면 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한 발씩 한 발씩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④ 어차피 못먹어도 GO!


 
동만이 외친 것은 "못 먹어도 GO!"였다. 처음부터 많은 걸 가지고 시작한 사람은 없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후회하지 않으려고 미련없기 위해서 선택하는 거니까 말이다. 도전하는 그들이 아름다워보였다. 세상에 우리는 모두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그리하여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름 하나는 남겨야한다고 말했던 어떤 책의 구절이 생각난다.


 나와 같은 또래의 청춘들이 겪었던 무시와, 상처 그리고 또 현실에서 살아가는 것, 그러면서도 마음이 하는 소리를 막아버릴 수만 없었던 그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보여줘서 좋았던 드라마 [쌈 마이웨이], 그리고 꿈 찾아 이제 갓 상경한 많은 청춘들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너를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 그리고 곁에 있어주는 고양이과 사랑하는 경민이라는 존재, 그러니 상처에도 우리를 버틸 수 있는 건 외면해도, 거절해도 결국은 "사랑"이라는 따뜻한 울림을 준 연극 [옥탑방 고양이] 모두가 공감하지 못해도 좋다. 나중에는 다 우스운 이야기 될 지라도 우리는 지금 딱 우리 나이만큼의 인생만 보이는 거니까. 그래서 우리는 외친다. 못먹어도 GO!





3. 작품이 우리에게 남긴 것,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선택

 동만이 옆에 있는 애라, 그리고 정은이 옆에 있을 경민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준다는 게 얼마나 힘이 될까. 때론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존재들로도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고양이, 강아지 처럼 말이다. 두 작품의 공통된 메시지는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던진다. 청춘들의 이야기 속에 진짜 내 자신을 발견했다면 나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 과연 나는 정말 혼자일까. 그렇다면 내가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애초에 정답은 없으니 우리의 선택만이 정답이고 내가 가는 길만이 최후의 길일 뿐이다. 돈 때문에 꿈을 포기했던 많은 청춘들에게 묻는다. "돈"이 겁이 난 건가요, "결과"가 겁이 난 건가요. 아니면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겁이 났던 건가요. 설령 겁이 났다 하더라도 뒷걸음치지 마라고, 마음이 하는 소리가 있다면 들어보라고, 나중엔 나중엔 가려고 해도 이젠 정말로 갈 수가 없을 지도 모르니까.


 작년 겨울 무렵, 동양철학의 전공수업이 있었다. 교수님은 청년들이 꿈을 꾸지 않는 것보다 지금 대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좋아하는 게 뭔지 알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보아야 한다던 교수님의 말씀. 지금 우리는 꿈을 위해 나아가는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가슴뛰는 일을 평생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슴 뛰는 일이 아닌 내가 할 만한, 내가 설 자리를 이 비좁은 세상의 틈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야 활기 있는 취업 준비가 가능할 것이며 이유 있는 자소서가 시작 될 수 있다. 적어도 이제 혼자는 아니니까, 청춘의 이름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도전 빼곤 시체라는 그 20대는 꿈이 있는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김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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