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월간 '독서경영' 특별호 (잡지)

글 입력 2017.05.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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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경영"
경영 창간호

- Publishing & Reading Net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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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독서는 어렵다. 책과 먼 관계가 아니어도 그렇다. 뭐라도 읽어보려 서점을 찾는 일이 아마 제일로 쉬울 것이다. 골라든 책을 어떻게든 다 읽어내는 것, 꾸준한 습관으로 남기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넘어야 할 큰 난관이다. 어떻게 된 게 책은 한번 놓기 시작하면 도무지 그리워지지를 않는다. 여차저차 무사히 한 권을 잘 읽었다고 해도 다른 저서로 혹은 독후감으로 넘어가는 일이 그렇게나 힘들다. 왜 여러 지성적 성취와는 별개로 새로운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우리에게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왜 독서는 항상 도전일까?
  
  책은 나와 다른 존재의 경험과 사상과 감상이 텍스트로 구조화된 집체(集體)다. 그렇다면 독서행위는 그 구조화된 텍스트가 함의하는 여러 담론을 전수받거나 혹은 해독이 필요한 코드들을 침착하게 마주하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이때의 읽는 행위는 단순히 ‘본다’의 개념이 아니다. 찰나이더라도 A가 B라는 세계로 이동하는 일이다. 즉, 독서를 하는 순간은 이질적인 무언가를 향한 ‘파고듦’ 혹은 의식의 전면적 ‘전환’의 개념에 가깝다. A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책은 우리에게 의미를 주입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다가가는 만큼, 딱 그만큼만 다가오고 보이는 매체다. 새로운 책은 언제나 독서주체가 힘써 적응해야만 하는 낯선 세계인 것이다. 그러니 항상 어려운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낯선 땅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그 국경에서 돌아서지 않는 이들이다. 그것을 즐기거나 혹은 이겨보기 위해 의식적으로 덤벼드는 쪽이라 할 수 있겠다. <월간 독서경영>은 바로 그런 사회를 만들고 확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잡지다. 스스로 찾아 하기도 힘든 일을 잡지가 고취시켜 주다니! 멋진 일이지 않은가? ‘독서’와 ‘경영’이라는 말의 조합을 음미하고 있자면, 마치 이 잡지를 읽은 자들은 독서에 대한 내적 동기가 한껏 일어나고 스스로의 독서 습관뿐만 아니라 내 삶, 내 공동체에서도 체계적이고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허나, 모든 훌륭한 책이 그러하듯 <월간 독서경영> 역시 쉽게 마스터키가 되어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독서와 관련된 많은 사례와 정보, 담론들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진다.

‘거봐,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잖아. 멋진 사람들이 괜히 멋진 생각을 할 수 있는 게 아냐. 책을 읽는 게 좋을 거야. 순간 순간이 달라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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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특별호에서는 우리 한국 문학계의 커다란 지성인 조정래 작가와 베스트셀러 작가 KAIST 김대식 교수의 인터뷰가 특집으로 실렸다. ‘독서의 필요성을 자각해라’, ‘해답보다 질문을 찾아라’. 두 지식인의 지적과 문제의식에 나름대로 공감하기도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또한 ‘책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매력적인 공간 취재’, ‘독서동아리 소개’, ‘추천 신간도서 리스트’, ‘영화 속의 책’과 같은 유용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들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딱딱하다거나 정보가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호에 이어서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다.
  
  좀 더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구성들도 필요할 것 같다는 점이다. 독서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잡지의 방향이 ‘독서의 중요성을 어떻게 강조할 것인가?’가 아니라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책 한 줄이라도 읽힐 것인가?’로 조정된다면 더 많은 얘기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실적인 독서 팁 말이다.
  
  예를 들어, 뼛속까지 문과생인 사람을 위한 인문과학서적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된다던지 실제로 기초과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식코너를 마련한다던지 하는 것들! 문학 파트에 있어서는, 현대시를 난해하게 여기며 어려워하는 독자층을 위해 현대시 작품 몇 편을 소개하고 감상할 수 있는 지면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 누군가가 흥미롭게 남겨 놓은 작품리뷰를 보여주는 것도 독서욕을 자극하는 데에 충분히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신간도서 소개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읽어야 하는 작가’ 혹은 ‘주목받지 못했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혹은 엉뚱한 컨셉으로 제작된 책’ 등을 소개하는 것도 분명 독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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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희 발행인에 따르면, “<월간 독서경영>은 책을 읽고 삶에 실천하는 독자들을 위한 잡지”라고 한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의 정통적인 가치를 고집하고 체계적인 독서 문화의 확산을 꿈꾸는 이 잡지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책’만큼 드넓은 것도 없지 않나. 그들이 꺼내어 보여줄 수 있는, 더 나아가 구원해 낼 수 있는 소중한 문화들은 엄청나게 많고 유구하다. 멋진 길을 걷는 만큼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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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독서경영>

판형 : 205mm * 275 mm
쪽수 : 140쪽
가격 : 20,000원
발행처 : 피알엔코리아(주)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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