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낙타를 타고 아라비아 사막 모래 위로 한 걸음 [전시]

글 입력 2017.05.26 02:5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낙타를 타고 아라비아 사막 모래 위로 한 걸음



  평소에 자주 가지 않는 국립중앙박물관이지만, 최근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 덕분에 이촌역에 내리면 익숙함에서 더 나아가 친숙한 느낌마저 들게 되었다. 이번 < 아라비아의 길 > 전시에 초대받고 포스터와 보도자료를 살피면서 포스터 디자인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촌역에 내려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걸어가는 길 벽면에 붙은 홍보물을 보니 역시, ‘아라비아의 길’이라는 글씨체 마저 아라비아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개인적으로 ‘길’이라는 글자의 ‘ㄹ’디자인과, 어두운 색채로 구성되어 사막의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포스터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었다.)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k3SO.jpg
 

  전시장에 들어서면 오른쪽 벽면에 위치한 커다란 지도가 우리를 반긴다. 뭔가, 여행을 떠나기 전 계획하는 과정에서 어느 장소에 숙소를 잡으면 좋을지, 어느 관광지에 가서 사진을 찍을지 고민하며 그 나라의 지도를 뒤적거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여행은 떠나기 전이 가장 설렌다고, 전시장을 들어가기 전에 괜히 설레었다.

  저번 이집트 기획특별전 때에도, 작년에 열린 <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 전시도 전시장 내부가 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람을 할 때에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곤 하였는데, 이번 < 아라비아의 길 > 전시장 내부 모습은 여태 전시들 중에서 가장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전시이기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호기심과 신비스러움을 조명으로 표현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hjnY.jpg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dJK2.jpg
 


“ ‘아라비아의 길’을 따라가는 여행 도장을 찍어 추억을 남겨 보세요. ”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구성된 전시장 구석구석에 도장을 찍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입장하기 전에 받는 안내지에 도장을 찍는 칸이 나와 있는데, 도장도 마치 입국할 때 공항에서 여권에 찍어주는 사증과 비슷하게 생겨 역시 ‘여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여행’이구나 !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cmuC.jpg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470m.jpg
 

  전시에서 마음에 담아온 요소들은, 나를 압도하는 거대 남자 석상 3개와 그 뒤로 깔린 사막의 모습, 부서진 문화재의 모습을 크기를 같게 그대로 판을 만들어 남아있는 파편들을 붙인 모습(보존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 마지막으로 “이 건강하고 착했던 사람의 무덤에 잠시 멈추어 아름다운 찬송으로 그를 기억하고 쿠란의 파티마 장을 낭독해주시오.”라고 관람객에게 권유하는 모습이었다. 비석이 가운데에 주요한 한 개가 배치되어 있고, 그 비석을 다른 비석들이 둘러싸 마치 신전에 들어간 분위기가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고 글을 천천히 읽게 만든다.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9kWK.jpg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9aZfc.jpg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8W8z8.jpg
 
KakaoTalk_Moim_5GttJUwNeRZJ1yRQDiHNr1OGo8SPYe.jpg
 

  가깝지만 멀었던 여행이 끝났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걸음을 뗀 나의 마음은 아직도 그 자리에 가있는 것만 같다. 이 여행은 내가 아라비아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탄 순간 다시 시작될 것이다.





문화리뷰단_ 박이슬


문화리뷰단_박이슬.jpg
 

[박이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