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라스트챈스, 우리에게는 누구나 공감이 필요하다.

글 입력 2017.05.2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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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 본 세븐파이프 홀


원래 관람하려고 했던 날짜보다 조금 더 미뤄졌지만, 그만큼 더 기대가 되었던 뮤지컬 ‘라스트챈스’를 드디어 관람하게 되었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 프리뷰에서 주목해서 보았던 부분은 세븐파이프에 관한 것이었다. ‘착한 공연문화’를 지향하는 세븐파이프의 공연장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졌고, 신촌역 부근에서 뮤지컬 공연장을 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러 갔는데, 먼저 온 친구가 이곳이 공연장이 맞냐고 재차 확인할 정도로 세븐파이프홀의 외관은 작아 보였다. 그러나 지하로 내려가 보니 작은 공연장이 있었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무대와 관객 사이의 거리가 정말 가까웠다는 것이다. 연극 공연은 소극장에서 종종 보았지만, 뮤지컬 공연을 이렇게나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이었다. 조금 유명하다고 하면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예약이 다 차서 맨 뒤에서 겨우 움직임 정도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표정, 춤, 노래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뮤지컬 공연은 처음이었기에 공연을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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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희망을 되찾아 주는, 라스트찬스 카페


공연 내용은 한 젊은 여성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세상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자신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가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조명이 꺼지며 누군가가 그녀를 데리고 간다. 그는 바로 라스트챈스 카페의 노인인 대섭이었던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노인에 끌려온 가연은 라스트챈스 카페에서 ‘강제로’ 머물게 되고, 가족이 되어 주겠다는 노인 대섭과 순자, 그리고 카페 사장인 재욱을 이해하지 못한다. 가연은 몇 번이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카페식구들의 철저한 감시로 카페를 떠나지 못한다.

결국 가연은 카페에서 머물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카페 사장 재욱, 그리고 경상도 아줌마 순자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카페에 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 역시 자신과 같은 절박한 상홯에 처했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가연은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게 되고, 점차 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빚쟁이들이 계속해서 가연에게 찾아오겠다고 협박하자, 가연은 카페의 돈을 훔쳐 빌린 돈을 갚고자 하고, 재욱이 이를 목격하게 된다. 이에 더해서 재욱은 대섭이 카페를 가연과 자신에게 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신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동안 대섭을 위해 헌신한 자신과 달리, 온지 얼마 안 된 가연에게, 심지어 돈까지 훔친 가연에게도 카페를 주겠다는 대섭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심하게 다투게 된 가연과 재욱은 치매로 인해 갑자기 변한 대섭의 행동에 당황하고, 대섭이 쓰러지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대섭 역시 자신들과 같은 선택을 하려고 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대섭의 병은 더 심해지지만, 다시금 관계를 회복한 라스트챈스 식구들은 대섭을 잘 돌보고, 대섭이 그들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삶의 절박한 순간에서, 내 편은 어디에?


 계속해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너무나도 위태로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어서, 그 간절한 이야기를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공연을 관람하면서, 그리고 관람하고 나서도 계속 생각했던 것은 어떤 순간에도 나를 안아줄 수 있는 ‘나의 편’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어떤 삶을 살던지, 나 자신이 얼마나 무가치하다고 느껴지던지 상관없이 나를 받아줄 수 있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을까. 이 공연에서는 라스트챈스 카페라는 훌륭한 안식처가 있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세계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결국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공감’에 관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서로의 이해관계가 다양해진 우리의 사회에서는 좀처럼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라스트챈스’는 나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조금 더 옆을 보라고, 눈을 돌려 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단순히 사람들의 아픔을 동정하는 것에서 나의 아픔까지 공유할 수 있는 것. 이를 통해서, 서로가 치유될 수 있는 공감의 능력. ‘라스트챈스’ 카페에 방문한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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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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