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움에 대한 고민, 디자인 아트 페어 2017 [전시]

글 입력 2017.05.16 23:5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KakaoTalk_20170516_224111058.jpg
 

<디자인 아트 페어 2017>이 열리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시장은 사람들의 말소리와 카메라 셔터소리로 뜨거웠다. 박람회라는 장소가 생소했던 내게, (물론 전시의 목적도 있겠으나) 그 자리에서 작품의 가치가 돈으로 평가되는 상업적 행사인 박람회가 처음에는 낯설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작품에 대해 디자이너와 즉석에서 소통할 수 있고, 마음의 드는 디자인의 제품을 집에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박람회에 금방 매력을 느꼈다.

 
KakaoTalk_20170516_224106699.jpg
 
KakaoTalk_20170516_224107103.jpg
 

 특히 기획전 <디자인 너머 소재, 사물의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소재의 혁신’을 주제로 한 전시답게 여러 디자인 업체와 작가들의 실험적 소재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로 가구 전시를 볼 수 있었는데, BOExMAIORI 의 태양열을 활용한 스마트 가구는 심플함과 모던함에 더한 친환경성까지 느껴졌고, 물건연구소의 다양한 ‘오브제 의자’에서는 재치가 엿보였다. 방안에서 쓸 수 있는 태양열 램프와 족집게 모양의 의자라니, 집에 들이고 싶을 만큼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디자인 업체는 미콘으로, 콘크리트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UHPC라는 초 고성능 콘크리트를 활용한 탁자, 요리대, 욕조, 세면대 등을 선보였는데, 그간 콘크리트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완전히 깬 전시였다. 건물의 외벽이나 도로에나 쓰이는 줄 알았던 콘크리트가, 알록달록 색깔까지 갖춘 가구로 변할 줄 누가 알았겠나! 콘크리트가 가진 투박함과 묵직함은 그대로였지만, 그런 특징이 오히려 튼튼하고 모던한 콘크리트만의 매력을 더했다.

 
KakaoTalk_20170516_224108542.jpg
 
KakaoTalk_20170516_224108070.jpg
 

참여전시 및 아트마켓 페스티벌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실로 짠 그릇부터 나무와 빛을 활용한 신기한 공모양의 의자, 책상 위의 아기자기한 장식품, 화려한 구두, 화분, 스카프, 악세서리, 가방 등 온갖 종류의 디자인 제품들이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본관과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아트마켓에서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실감하게 된 것 같다. 디자인은 어디에나 있었다. 우리가 보고, 사고, 쓰고, 입는 모든 것에는 누군가의 고민이 색감, 질감, 양감, 형태, 무게로 표현된 디자인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디자인은 노골적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노력한다. 물론 순수예술에서도 미(美)를 추구했지만, 디자인은 관람자의 생활 속에서 미를 실현하려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인 것 같다. 오히려 요즘의 순수미술보다 디자인이 아름다움을 더 많이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또한 든다.
 

KakaoTalk_20170516_224109219.jpg
 
KakaoTalk_20170516_224109609.jpg
 

혁신? 정성? 아기자기함? 실용성? 어떤 것에 무게를 두든 디자인에는 디자이너만의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도 역시 브랜딩(Branding),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각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관통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제품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는 유연성도 요구된다. 이번 디자인 아트 페어에서도 어떤 작가, 하면 어떤 형태의 디자인이 분명히 떠오르는 디자이너들이 확실히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디자이너들이 발명가, 예술가, 마케터의 역할까지 한꺼번에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어디선가 “21세기에는 디자인 공부가 필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번 전시를 보며 깊이 공감했다. 늘 새로움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나를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의 본질은 현대 사회의 우리 삶과 연결된다. 올해 8회를 맞이한 <디자인 아트 페어 2017>은 내게 세상을 보는 관점을 조금 바꿔 준 새로운 영감이 되었다. 참, 디자인 서적이나 한 권 사야 할 것 같다.


KakaoTalk_20170516_224110130.jpg
 
KakaoTalk_20170516_224110552.jpg
 


채현진.jpg
 

[채현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