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족 뮤지컬 "어른 아이"

우리가 지닌 우리의 선물은?
글 입력 2017.05.16 15:5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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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마디로 리뷰하고 싶다. “꼭 봐야할 가족 뮤지컬이다.”
그동안 많은 뮤지컬들을 관람했지만, 단순한 재미를 넘는 뮤지컬은 처음 인 것 같다.
처음 관람을 위해 친구와 극장에 입장을 했을 때,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서 놀랐고, 아이들이 많아서 놀랐다. 공연 시작 전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떠들며, 울고, 의자를 발로차는 등 얼굴을 찌뿌리게 하는 행동들을 했다. 내가 과연 이 뮤지컬을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관람하였다. 공연이 시작하자.. 아이와 어른 모두 이 뮤지컬에 빨려들어 갔다. 탄탄하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눈과 귀가 즐거운 춤과음악의 조화까지 뭐하나 빼놓을 수 없는 완벽함 이였다.





등장인물은 총 4명이다. 12살 하루. 그녀는 동생 마루가 태어난 후 동생에게만 신경쓰는 엄마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평범한 캐릭터이다. 동생을 잘 챙기며, 정우 삼촌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5살 미루. 기차놀이와 새코미를 좋아하는 귀여운 남자아이다. 34살 정우. “인생은 음악과 음식만 있으면 돼!”라는 베짱이 마인드로 살아가는 캐릭터다. 하루와 미루에게는 삼촌이며, 엄마에게는 남 동생이라는 캐릭터로 누나에게 어른스럽지 못하다며 자주 혼이난다. 40살 엄마. 아이들의 엄마로 외국에 나가있는 남편을 대신해서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산다. 하루가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의 아버지는 남극에서 펭귄을 관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버지를 자주 볼 수 없다. 그래서 거의 엄마와 남동생 때떄로 정우 삼촌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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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에서 가장 임펙트 있고,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철이 없는 정우삼촌은 아이들의 인기스타 아이돌이다. 나이에 비에 어린 정신연령으로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논다. 극 중 진실을 알기 전까지 모두가 그렇게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우 삼촌은 실제로 정신연령이 13살이다. 특별한 장애로 정신연령이 어리다는 뜻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13살로 태어나 죽을 때까지 13살이라는 것이다. 반면. 5살 미루의 나이는 34살이다. 태어날 때부터 34살로 정신연령이 태어났다. 이 말도 안되는 설정을 말이 되고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도록 풀었다. 34살의 정신연령으로 엄마를 위해서 5살의 연기를 한다. 12살 하루라는 누나를 위해서 5살인척 연기를 하며 살아왔던 그의 5년의 생이 답답했겠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극에서 사람은 누구나 어른인 동시에 어린이다. 라고 말하는 바가 이해가 되었다. 위급한 순간 다시 내가 아이가 되었으면,,하고 바라는 순간. 어린시절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순간.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극으로 연출한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또 다른 나의 관람 포인트는 12살의 하루가 감기에 걸렸다. 감기에 걸린 딸을 위해 감기약을 사러가는 장면에서 서로 노래를 주고 받는 장면이 있었다.
엄마와 딸의 감정적 소통이 날 울먹이게 했다. 딸이 엄마에게 하는 세레나데가 내가 엄마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양희은 씨의 엄마가 딸에게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의 가사와 마음들이 어른아이 뮤지컬에서 엄마가 딸에게 노래를 전하는 그 마음과 같다고 보았다. 딸에게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더 해주고 싶으나 때론 자신도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라 완벽하지 못해서 스스로도 방황하는 마음이 잘 연출 되었다.

나의 마지막 관람 포인트는 극중 엄마가 혼자 남았을 때 집안 청소를 하며 독백+노래를 부르는 장면 이었다. “너넨 좋겠다 열심히 놀고,먹고,자는게 하루 일과라서.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 나도 엄마가 보고싶다.”라고 뮤지컬에서 엄마는 말한다. 엄마이기 이전에 엄마도 누군가의 자식이며, 그 자식이라는 매개체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엿보았다. 아이들의 엄마라는 책임감과 모성애로 어린시절과 단절되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모습이 속상함을 자아냈다. 극을 관람하던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이 극을 보며 많은 것을 공감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때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고, 쉬고싶은데 아이들의 부모로써 계속 나아가야만 하는 어쩔 수 없음을 많이 공감 하셨을 것 같다.





이 뮤지컬을 끝나고 시대를 잘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힘들다라는 것을 당당히 표출해도 되는 세대구나. 우리 부모님들 세대는 단절된 소통으로 힘든 것을 누구에게 말하기가 어려웠고, 우리의 공감을 많이 이끌어 내는 공연이나 전시도 많이 없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어른은 때론 아이가 되어도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남녀불문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사회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자신이 되고 싶은 나이로 시간여행을 하길 바란다. 자신만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의 선물이자, 이 시대만의 특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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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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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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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우비
    • 은아에디터님이랑 저랑 공감되는 내용이 비슷한거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어른인 동시에 어린이다"라는 문구에 정말 공감되는 가족뮤지컬극이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내용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함께 보면 좋은 뮤지컬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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