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라서 소중해, 센스8 [시각예술]

서로를 위해서, 우리라서
글 입력 2017.05.15 21: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본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센스8.jpg▲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인기작이자 최근 시즌2를 시작한 드라마 센스8. 배우 배두나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한국에서도 여러 번 로케이션 촬영을 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위쇼스키 자매 감독의 넷플릭스 화제작 센스8! 단순히 재미있어서 그렇게 흥한 것일까? 아니, 좀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더 큰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소중한 이유


넷플릭스_센스8_시즌_2_스틸컷_1.jpg▲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_센스8_시즌_2_스틸컷_3.jpg▲ <출처:넷플릭스>
 

드디어 진짜 다양한 캐릭터. 이 영화의 캐릭터 특성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게이, 레즈비언, 시스젠더, 트랜스젠더, 헤테로, 범성애자, 흑인, 백인, 황인. 정말로 다양한 사람의 특징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이것이 이 드라마가 중요하고도 소중한 가장 큰 이유다. 성별은 이분법적이고 이성애자, 동성애자 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하고 있다. 세상에 그 무수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세상은 그것에 대해 차별하고 있고, 소수자들은 그에 맞서 훌륭하게 싸워나갈 것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멕시코의 유명 배우지만 게이인 것이 아웃팅 당하면서 겪는 혐오와 커리어의 문제. 또는 트랜스젠더로 퀴어축제에 애인과 함께 참가하지만 같은 성소수자에게서 받는 혐오들. 또한 과학에 재능이 있는 인도 여성이 결혼에 의해 커리어를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는 문제 등. 많은 어려움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위험이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현명하고 또 당당하게 모든 것을 이겨낸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편견들을 깨려고 노력했는데, 특히 배두나가 맡은 역할은 격투기를 굉장히 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드라마 내 ‘싸움’에 관련된 문제가 나오면 가장 잦은 빈도로 등장하는 캐릭터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싸움과 같은 사건에 도와주러 나오는 역할은 남성에 한정적인 경우가 많은데 배두나를 전면으로 내세워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퀴어가 만든 퀴어드라마로서 본분을 다하고 있다.



센스8, 서로를 위한 아름다운 세계관


넷플릭스_센스8_시즌_2_스틸컷_4.jpg▲ <출처:넷플릭스>
 

위쇼스키 감독들의 작품들인 매트릭스와 주피터 어샌딩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광활하고도 매력있는 세계관들을 작품의 배경으로 만든다. 이 작품은 SF로, 서로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8명의 이야기이다. 감정, 능력, 느끼는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징을 가진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와 맞서 싸우며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고 각자의 능력을 알고 그 힘을 함께하며 성장한다. 8명 각각은 정말 각기각색의 캐릭터들로 모두가 다른 직업과, 능력과 단점, 장점을 가지고 서로를 보호하고 서로를 위해 기꺼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쓰려한다.

이것이 그들이 사용하는 네트워크이자 그들의 세상인 것이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가진 것. 자신이 아닌 다른 이가 위험에 쳐했을 때 기꺼이 나서서 함께 싸우는 것. 시즌 1에서는 개개인의 이야기를 위주로 그들의 역할을 알고 상처를 보듬었다면, 시즌 2에서는 진정으로 하나 되어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의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직 센스8의 끝을 본 것이 아니라서 단호히 말할 순 없지만, 위쇼스키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우리’의 중요성이 아닐까. 점점 개인화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를 위해서 일하는 것을 분명히 보아왔을 것이다. 가령 지진이 났을 때, 구호기금을 보내는 사람들이라거나 혹은 가본 적도 없는 나라의 위험에 대해서 슬퍼하며 캠페인을 벌이는 행위처럼 직접적으로 느끼지는 않지만 ‘공동체’로서 서로를 위해 개개인이 가진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에서는 더욱 소수자들이 핵심인물들로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_센스8_시즌_2_스틸컷_2.jpg▲ <출처:넷플릭스>
 

그 중 위쇼스키 특유의 훌륭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 장면들이 세계 곳곳에 있지만 하나가 되어 뭉치는 순간들과 합쳐졌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특히 시즌2의 리토가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하는 퀴어 퍼레이드 장면. 시즌2의 1화인 크리스마스 특집은 연말을 즐기는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명화수준으로 아름답다. 자신을 드러내고 서로를 응원하는 일이 얼마나 멋있는지. 그리고 사랑을 나눌 때, 서로를 아끼는 몸들의 움직임은 얼마나 아름답고 고결한지.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아쉬움 한 스푼


위쇼스키 자매의 지난 전작 < 클라우드 아틀라스 > 라는 영화에선 미래국제도시로 발전한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그릴 때, 느껴진 철저하게 서양시각의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인으로 하여금,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획일화된 모습의 여성들, 중국과 일본 등 대표적인 동아시아 국가들의 특징을 조금씩 섞여진 모습들.


movie_image (2).jpg▲ <클라우드 아틀라스 중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출처>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100년 이후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진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어느정도 감안을 한다면, 센스8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과 그림이 나와 탄식하게 만들었다.


KakaoTalk_20170515_215310447.png▲ <센스8 시즌2 중 한 장면 : 출처 넷플릭스>


다음은 대기업 주최파티가 열리는 곳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바텐더를 줄 세운 모습이다. 센스8의 배경은 '현재'다. 문화의 차이에 대해서 어느정도 감안하고 본다 하더라도 이건 불편할 정도로 심한 서양식 오리엔탈리즘이 아닌가싶다. 우리나라 어떤 파티에서도 저렇게 획일화되어 한복과 튀는 색상의 가발을 씌워놓고 바텐더를 일 시키지는 않지 않는가. 동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것은 지양해야할 일이다. 위쇼스키 감독들이 개선해야할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이 든다.



김정수.jpg
 

[김정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