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번뿐인 인생, 최선을 다해 살아요 [시각예술]

영화, 미 비포 유
글 입력 2017.05.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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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루이자 클라크는 일하던 카페가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직장을 잃게 되고, 새 직장을 찾던 중 사지마비환자 윌의 6개월 임시 간병인으로 일하게 된다. 자기 소유의 성이 있을 만큼 부유한 사업가인 동시에 역동적인 스포츠를 취미로 가진 남자가 사고로 한순간에 전신이 마비가 된 것이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보였고, 루이자에게 더할 수 없이 차가웠다. 그러나 진심으로 자신을 대하는 루이자에게 윌은 점차 마음을 열어갔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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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아 클라크는 정말 매력적인 배우였지만 이따금씩 나오는 다소 과한 표정연기가 몰입을 방해했다.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들은 대개 원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기 마련인데, 원작자가 직접 시나리오를 맡았기 때문인지 메시지를 무리 없이 담아내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눈물을 흘릴 만큼 동감하지는 못했다. 윌은 성을 소유할 만큼의 엄청난 부를 가진 사람인데다가, 부모님도 살아계시고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도 있다. 물론 사고 이전의 그의 삶은 더 역동적이고 활기찼겠지만, 이러한 배경이 그가 삶을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그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장애를 딛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를 절대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아마 소설에서는 부모님을 설득시키는 모습이나 절망적인 모습이 반복되고 그가 죽음을 택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영화 초반에 '신과 인간‘을 보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는 알제리 산골 수도원에서 신과 인간 사이의 숭고한 신념을 지켜낸 7명의 수도사와 1명의 의사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내전사태로 인해 갈등을 겪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신을 따르기 위해 수도원에 남을지, 폭력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곳을 떠나야 할지의 고민의 기로에서 그들은 수도원에 남는 편을 택하는 결말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둘의 대화다운 대화가 처음으로 이뤄지는데, 루이자는 그 죽음이 뜻 깊은 죽음이라는 점을 이해는 하지만 그 선택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프랑스 보건장관이 프랑스에서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인정한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이제 프랑스에서 죽음은 복종의 시간이 아닌 선택의 시간이 된다.” 사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논쟁이 되어왔고, 아직까지도 어떤 것이 맞고 틀린지 명확하게 가려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꿀벌 타이츠를 입은 채, 윌의 마지막 편지를 손에 쥐고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갈 준비를 마친 클라크는 어쩌면 신과 인간의 결말에 동의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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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엄사’에 대한 부분보다 마음이 갔던 것은 루이자의 인생에 관한 내용이었다. 루이자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희생하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이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남자친구의 꿈이 우선순위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그녀에게 윌은 한번뿐인 자신의 인생을 충실하게 살 것을 권유한다. 독특하고 우스꽝스럽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꿀벌 타이츠를 선물해 주고, 그녀가 꿈 꿀 수 있게 도와준다. ‘존엄사’에 대한 다소 껄끄러운 논쟁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것은 아마 서로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을 주는 모습에서 오는 감동 때문이었을 것이다. 루이자는 윌에게 가장 행복한 마지막 6개월을 선물했고, 윌은 루이자에게 더 행복할 앞으로의 인생을 선물한 셈이니까 말이다.

 몇 달 뒤에 가게 될 유럽여행을 계획하면서, 문득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보고 싶어졌었다.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만큼 바쁜 요즘, 생각 없이 깔깔대며 웃어넘길 수 있는 예능만 찾다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를 만나 새삼 반가웠다. 덧붙여 속편 소설인 ‘After You'의 내용도 궁금해졌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Ed sheeran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다른 노래들도 다 좋지만 영화에 등장했던 Photograph와 Thinking out loud는 꼭 한번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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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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