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향로의 길, 순례자의 길, 아라비아의 길

글 입력 2017.05.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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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비아. 이름에서부터 신비롭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폴폴 샘솟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머리로는 친숙하지만 마음으로는 가까울 수 없는 곳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시리아, 이라크 등의 중동국가들에서 오랜 세월 전쟁이 자행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여행자제 국가로 직접 방문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또한 2-3년 전부터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던 IS의 무자비한 테러로 인해 이슬람교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의 내전도 IS의 테러도, 그로 인한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도. 문화예술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치한 이 지역은 고대 중근동 문명의 교차로이자 한때 유향과 물약이 유통되던 핵심 교역로였으며 이슬람교의 발상지로써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이렇듯 문명, 종교, 교역의 삼박자를 갖추었던 지역에서 문화예술은 꽃을 피울 수밖에 없었으나 현재 우리와 이들 사이의 거리는 멀어도 너무 멀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전시 <아라비아의 길 -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는 1차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 2차적으로는 새로운 인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시도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다인_살레01.jpg▲ 마다인 살레_나바테아문명

 
 이번 전시는 기존 유럽 순회전과는 달리 화려하고 정교한 세공품보다는 고고학적 의의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길’이라는 공간적 감각을 더한 통사적인 흐름 속에서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구성했다고 한다.


제1부 아라비아의 선사시대 1만년 전
 여러 석상 및 과거 아라비아가 비옥한 습지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석기

제2부 오아시스에 핀 문명 기원전 3000년~기원전 3세기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계곡을 연결하는 
해상 교역로의 거점으로 발달한 딜문 Dilmun 문명

제3부 사막 위의 고대 도시 기원전 6세기~기원후 1세기
아라비아 북서부 도시 타미아, 울라, 까르얏 알파우 

제4부 메카와 메디나로 가는 길 순례자들의 여정, 순례의 종착지인 메카와 메디나
메카 카바 신전의 거대한 문

제5부 사우디아라비아의 탄생 19세기~20세기 초 
순례의 길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이 압둘아지즈 왕의 유품

*

대여기관

사우디아라비아 국립박물관
킹 사우드 대학 박물관
담맘 박물관
제다 박물관
타이마 박물관킹 압둘아지즈 연구아카이브 재단
알 올라 고고인류학박물관
킹 압둘아지즈 도서관
킹 파하드 국립도서관
알 마스마크 박물관
킹 파이잘 이슬람 연구 센터
브사비아 박물관
메카 박물관


북서부_낙타_행렬.jpg▲ -북서부 낙타행렬
 

 과거엔 그 어느 지역보다도 인류의 발걸음이 잦았으나 지금은 모두가 겉을 에둘러 피하기 바쁜 이 지역의 문화는 말 그대로 고립이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 역시 이슬람교의 극단성과 전제군주제의 폭력성, 그들 사회에서 통용되는 여성에 대한 심각한 차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 이런 문제들은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서 개선되어야 하지만 그 이전에 이들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슬람교가 왜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가? 여성에 대한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는 종교에만 뿌리를 두고 있는가? 이들을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해 자극할 수 있는 다른 감수성은 없는가?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공동체가 가진 무의식적이고 사소한 인식들이 켜켜이 쌓이고 또 쌓여 만들어진 것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과연 향로이자 순례자의 길이었던 아라비아가 이번 전시를 통해 국제사회 구성원들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길을 틀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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