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듣기'도 아는 것이 힘이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5.10 15:5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요즘 노래들은 왜 다 죄다 사랑타령이야.’ 어떤 노래를 듣게 될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푸념이다. 세상에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 사랑이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곡들이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니. 이뿐인가. ‘중독성’ 이라는 그럴싸한 이름 아래 우리는 이유 없는 영어로 채워진 가사를 마찬가지로 의미 없이 따라 부르게 되었고, 동시에 수많은 노래를 접하면서도 쉽게 흘려듣게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그 흔하디 흔한 노래라 하더라도 각각 다 다른 숨겨진 의미가 있었다면? 혹시 사랑을 빙자한 또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준비해봤다, 알고 들으면 더욱 좋은 노래들. 읽으면서 BGM으로 함께 들을 것을 추천한다.


 

<이적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어쩌면 무한도전의 ‘맹꽁이’라는 타이틀로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는 있지만 이적의 음악성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말하는 대로’, ‘빨래’, ‘매듭’, ‘같이 걸을까’ 등 잠자던 감성도 깨울 수많은 히트곡들을 작사/작곡한 가수이기 때문. 특히 2013년에 발매한 그의 5집 앨범 <고독의 의미> 의 타이틀곡인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최근 음악 예능에도 등장할 만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곡인데,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들으면 더욱 가슴이 찡해진다. 예전에 우리의 윗세대는 풍족하지 못하고 가난에 쫓기다보니 버려지는 아이가 많았다. 그래서 그렇게 아이를 혼자 버려두기 전에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가서 놀게 해주고 엄마는 없어져버리는 상황을 이야기한 노래이기 때문. 비록 그 세대를 전부 공감하는 것은 힘들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노래로 그 세대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연민의 마음에서 탄생하게 된 곡.

‘우우-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우우-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우우-- 찬 바람에 길은 얼어붙고 우우-- 나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네’

 


<델리스파이스 ‘챠우챠우(너의 목소리가 들려)’> 1997년에 데뷔했던 당시 신인 밴드의 첫 앨범, 첫 타이틀곡이다. 푸른빛을 띠는 앨범 아트에는 어딘가 촌스러움이 남아있지만 약 20년의 긴 시간동안 그들의 음악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묻어있다. ‘너의 목소ㅡ리가- 들려’ 하는 몽환적인 부분은 무한도전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등장해서 많은 이들의 귀에 익숙한 후렴구이기도 하다. 노래를 듣다보면 ‘애타게 찾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일까’ 의문이 생기게 되는데, 알고 보면 이 노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소위 ‘악플러들’이라고. 나쁜 기억일수록 잊고 싶어도 또렷해지고, 듣기 싫은 소리는 귀를 막아도 오히려 더 잘 들리는 법. 회피하고자 아무리 애를 써도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쁜 소리는 이 음악과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차우차우’라는 제목도 ‘자신이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이런 저런 소리들 하지 말라’는 단호한 의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그야말로 오지라퍼들이 만들어낸 명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 너의 목소리, 너의 목소리, 너의 목소리가 들려’

 


<버벌진트 ‘충분히 예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다고 건네주는 그의 위로는 당시 상처받은 많은 여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가사를 살펴보면 짝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 때문에 우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남자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는데, 작사를 맡았던 버벌진트에 의하면 텔레비전에서 남자에게 폭력을 당하는 여자를 보고 지었던 곡이라고.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살펴보면 그 의미가 잘 담겨져 있다. 뮤직비디오에서 종잇장처럼 풀썩 넘어지는 버벌진트가 안타까울 정도. 그 때문인지 가만히 듣다보면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가 측은하기도 하고, 그러한 여자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심정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원하지 않는 이별로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

‘그런 남자 때문에 울기엔 넌 충분히 예뻐, 꺼내줄게 너 거기에서 사랑 때문에 울기엔 넌 층분히 예뻐, 내가 네 곁에 있게 해줘’





<샤이니 ‘너와 나의 거리(selene 6.23)’> 이름을 채 외우기도 전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주위에는 간혹 아이돌 가수의 노래는 듣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물론 그것도 개인의 취향이기에 존중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노래. 이미 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사/작곡 활동을 하고 있는 샤이니의 멤버 종현은 작사노트를 통해 ‘달’을 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이 곡의 가사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늘 같은 하늘에 떠있어도 너무 멀어서 닿을 수 없는 달에 짝사랑하는 사람을 빗대어 표현한 곡. 사실 우리는 매일 달을 보면서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는 하는데, 익숙함을 특별함으로 풀어낸 그의 작사실력이 그만큼 돋보인다. 박효신의 ‘동경’과 마찬가지로 연예인과 팬을 빗대어 표현한 것 같다고 해서 전국의 많은 순이들을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너에게 난 그저 수많은 사람 중 하나, 스쳐 가잖아 네겐 특별하지 않아 손을 더 뻗어도 온 힘을 다 해 뻗어도 넌 닿지 않아 가까워진 듯 해 설렌 맘에 불러봐도 대답 없어 넌, 절대로 닿을 수 없나 봐’

 
[나예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